영덕 오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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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盈德)은 바다다여행/2021 늦겨울 작은 여행들 2021. 3. 29. 01:17
국도를 운전하는 것은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영양에는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찾아보기 어렵다.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 하더라도 구불구불한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한 시간은 훌쩍 잡아먹는다. 맹동산 풍력발전단지를 거쳐 영덕으로 가는 데는 도합 두 시간 가량이 걸렸다. 국도 옆으로는 이 지역의 특산품인 사과나무의 맨들맨들한 나뭇가지마다 한낮의 뙤약볕이 흐릿하게 부딪친다. 병에 걸린 손가락처럼 마디가 굵은 나뭇가지에는 열매도 잎사귀도 남아 있지 않다. 국도를 운전할 때는 이런 크고 작은 풍경들을 마주하는 것이 정겹다. 주마간산으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풍경이다. 우리 일행은 강구항으로 곧장 가는 대신 영덕군의 북쪽에 자리잡은 오보리 쪽으로 빠져 점심을 해결하기로 한다. 여기에는 어쩐지 번화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