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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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코번트 가든(Covent Garden)여행/2022 영국 런던 2023. 3. 4. 19:09
이제 나는 트라팔가 광장으로 접어든다. 런던의 날씨가 변덕스럽다 그랬던가. 부슬부슬 여우비가 내리는 듯하더니 빗줄기가 장마처럼 굵어진다. 내셔널 갤러리의 석조 기둥들과 돌계단이 먹구름과 다르지 않은 무채색으로 조용히 빗줄기를 머금는다. 저 거대하고 단단한 돌덩이에 물이 스며들 수 있다는 사실에 잠시 놀라움을 느낀다. 오로지 청동 사자상만이 빗물을 견뎌내며 매끄럽게 윤기를 발한다. 이후 나는 내셔널 갤러리의 동쪽 골목에 자리한 Fernando’s라는 작은 식당에 들어갔다. 우리나라로 치면 기사식당이 느낌이 나는 가성비 컨셉의 식당이다. 나는 이곳에서 파스타와 커피로 점심을 간단하게 해결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다행히 ㅂ가 그쳐 있었다. 점심을 먹고 내가 향한 곳은 코번트 가든(Covent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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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여행/2022 영국 런던 2023. 2. 19. 13:05
눈을 떴을 때 풍경은 퍽 바뀌어 있었다. 유백색 오스마니안 양식으로 가득한 파리에 머물던 내게 빈틈없이 늘어선 빅토리안 양식의 런던 주택가는 영 생경스러웠다. 파리의 베흐시 공원을 출발한 버스는 밤사이 칼레 근교에서 출입국 절차를 위해 한 차례 정차하고, 다음날 새벽이 되어 런던에 진입했다. 런던의 중심부에 가까워지면서 시야에 들어오는 낮은 층의 건물들은 죄다 적갈색, 황갈색, 흑색 등 파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색깔을 하고 있었다. 잠결에 런던의 지도를 다시 한번 확인한 나는 구불구불한 템즈강을 따라 거대하게 퍼진 도시의 여러 구역을 보며, 동그란 달팽이 형태로 정렬된 파리의 지리와 전혀 다름에 잠시 걱정스러워졌다. 런던에 오기 전 머릿속으로 생각한 것들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사실 런던은 내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