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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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동 고분군, 살아남은 네크로폴리스여행/2024 입춘 즈음 달구벌 2024. 2. 25. 18:39
인간은 거대한 상징 체계 안에서 살아간다.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것도 결국은 자신에게 더 뛰어나고 남다른 상징을 두르기 위함이다. 인간만큼 많은 상징물을 만들어내는 존재도 없을 것이다. 버스 정류장의 옥외 광고 속 모델, 고층 아파트에 장식적으로 붙여 놓은 근사한 영문명, 공원 가로등마다 알록달록 내걸린 도시의 엠블럼. 상징 체계 없이는 사고하기가 불가능할 만큼 내가 호흡하는 공간은 모두 상징물로 꽉 차 있다. 그러한 상징 체계의 거의 대부분은 가공된 것들이다.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미를 규정하기 위해, 부를 드러내기 위해. 태초에는 많은 상징물이 필요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매체(media)와 광고가 발달한 오늘날에는 수많은 이미지와 수많은 텍스트가 쉴새없이 상징을 실어나른다. 행복은 무엇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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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II여행/2021 한여름 세 도시 2021. 7. 14. 00:04
평소보다 늦게 일어난 뒤 향한 곳은 정림사지다. 처음 여행을 왔을 때 들렀던 곳이지만 벌써 기억에서 가물가물하다. 이전에 들러본 적이 없는 곳을 둘러볼 계획이라곤 해도 부여에 왔는데 아무리 그래도 정림사지는 보고 가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에 도착한 정림사지에는 인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는데, 지난번 부여를 여행 왔을 때와 똑같은 상황이었다. 덕분에 한적하게 정림사지의 오층석탑과 석불좌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 저번 여행과 달라진 점이라면 정림사지 내부의 박물관이 리노베이션했다는 점이다. 큰 기대 없기 박물관으로 들어갔는데, 디지털 방식으로 정림사지의 이모저모를 소개하고 있어서 세부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석탑과 와당(瓦當)에 대한 설명 부분을 재미있게 보았다. 정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