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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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산(Der Zauberberg)-中일상/book 2020. 12. 12. 00:08
모순덩어리인 두 가치관의 충돌. 역사의 진보와 이성의 힘을 믿지만 바로 그 합리주의에 대한 맹신에 빠진 ‘교육자 세템브리니’. 영원하고 초자연적인 절대적 세계를 염원하지만 이러한 목표에 이르기 위해 악(惡)을 수단으로 삼는 것도 서슴지 말아야 한다는 ‘사제 나프타’. 인간의 오만과 종교의 방종. 살(肉)로 된 삶과 피(血)로 된 죽음. 전진하는 시간과 반동(反動)하는 영원. 형식과 로고스. 자유와 금욕. 낙관하는 인간과 준엄한 신의 심판. 인간의 해방을 가져온 르네상스, 욕구를 철창에 가둔 중세의 스콜라주의. 각양각색의 빛과 모두를 집어삼키는 어둠. 눈을 멀게 하는 빛과 마음의 고요를 가져오는 어둠. 주저하는 인간과 신의 은총. 죄와 처벌. 이성과 감성. 애국주의에 눈 먼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에 경도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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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개인주의자일상/film 2020. 12. 11. 15:43
나폴리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가 자꾸 어떤 책 속 이미지를 연상시켰는데, 어떤 책인지 기억나지 않아 영화를 본 후에 찾아보니 마찬가지로 나폴리를 중심축으로 이야기를 그리는 말라파르테의 가 찾고 있던 책이었다(!!) 그렇지만 정작 영화는 영국작가 잭 런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영국소설이 원작이므로 원래의 배경인 오클랜드가 나폴리로 각색되었고—그렇지만 둘 모두 바다에 인접하다는 면에서는 공통적이다—그런 까닭에서인지 허버트 스펜서의 이나 영국 경제학자들의 시장과 자본 논리에 대한 언급도 비중 있게 등장한다. 아무튼 영화를 보며 이탈리아 소설 이 떠올랐던 것은, 주인공 마틴 에덴이 처해 있었던 빈곤하고 열악한 환경이 에 그려진 전쟁 속 참화와 닮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작소설이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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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일상/book 2020. 5. 24. 15:29
늘 조각글로만 접해왔던 를 완본으로 읽었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여러모로 제약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했다. 그 동안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스치듯 봐왔던 것을 제대로 살펴보는 시간으로 삼자. 틈틈이 독서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잘 살펴보면 처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 고전(古典)이 많다. 이밖에 , , 같은 고전들도 읽어보고 싶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영화에 취미를 붙인 게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라, 고전으로 불리는 영화들 중 안 본 것이 많다. , , 처럼 여러 히치콕의 영화가 그러하다. 여행도 똑같다. 해외의 이곳저곳을 욕심내어 다녀보았지만, 정작 국내 여행은 그만큼 다니지 않았다. 최근에는 청송의 주왕산을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교통이 너무 불편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