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좋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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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 베른의 「녹색광선」일상/book 2021. 1. 16. 01:55
—p. 267 쥘 베른의 「녹색광선Le rayon vert」은 에릭 로메르 감독이 만든 동명의 영화에서 모티브가 된 책이다. 먼저 에릭 로메르의 영화를 봤기에 쥘 베른의 책을 알 수 있었다. 책에는 레옹 베넷(Léon Benett)이 그린 삽화들이 들어가 있는데, 에칭 판화의 느낌이 나는 옛스런 그림들로, 그리 길지 않은 글을 읽는 데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모험소설의 대가 쥘 베른답게 스코틀랜드의 지리가 아주 상세히 다뤄지고, 해양과 지질에 대한 과학적 지식들도 어우러져 있다. 때문에 「녹색광선」은 젊은 두 남녀가 사랑을 발견해가는 이야기이면서도, 실제 바다 위를 옮겨다니는 듯한 모험소설의 느낌도 듬뿍 담고 있다. 이에 덧붙여, 오시안의 시를 비롯해 게일어가 풍부하게 감겨 있어서 스코틀랜드 고유의 정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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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방일상/film 2020. 6. 12. 23:10
“Women like looking at a view. Men don't.” 은 한 번도 귀에 접해본 적이 없는 영화다. 1986년에 제작된 영화가 재개봉한 것을 보면 남다른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하루는 일찍 일을 마치고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봤다. 와 이후 오랜만에 보는 영국 영화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같은 다른 유럽국가들과 달리, 개인적으로 영국 영화는 심심한 느낌이 있다. (부정적 의미가 아닌 비교의 의미에서 그렇다.) 아무래도 젠틀맨(Gentlemen)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레이디 퍼스트(Lady First)를 내세우거나, 행동을 단정하게 가다듬거나 하는 모습이 어쩐지 섬나라 특유의 점잔 빼는 느낌이 있다. 섬나라라는 온화한 분위기 안에서 형성된 특유의 완고함과 약간의 결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