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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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그림자일상/book 2018. 9. 21. 17:31
사람은 꾸준히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이 얼마나 무지하고 미숙한 존재인지 불쑥 깨달음으로써 짧게 폭발하듯 성장한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가면서 곰팡이가 핀 버스 운전사의 잿빛 얼굴, 그리고 외투와 겨울 모자와 귀마개와 근심에 꽁꽁 싸매어져 있는 다른 루마니아 승객들의 얼굴을 보고 있는 동안, 부쿠레슈티는 나로 하여금 내가 잃어버린 지난 5년간의 모든 역사를 무의식중에 깨닫게 만들었다. p.43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도덕적으로 깊이 관여하면서 동시에 심장을 얼음처럼 차갑게 유지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꼭 필요한 섬세한 감성을 유지하며 고통스러운 사건을 기술하는 동시에 그 사건에 지나치게 몰입되지 않을 수 있을까? ···콘래드의 합리주의는 모험담 앞에 무릎 꿇는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