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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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6-V일상/book 2019. 9. 5. 00:03
작가가 신(神)과 같은 존재일 리 없지만, 또한 소설이라는 것 역시 인간의 손에서 나온 것이기에 필연적으로 불멸(不滅)의 존재는 아니지만, 로베르토 볼라뇨라는 사람의 작품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악의 본질을 깊이 파고들겠다는 작가의 야심찬 구상은 물론 결국 실패로 돌아간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누구라도 악의 심연을 낱낱이 밝혀낼 수는 없다. 다만 악의 성질을 얼마나 가까이서 규명(糾明)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때문에 첫 번째 권부터 아르킴볼디라는 (우스꽝스러운 이름을 가진) 묘령의 작가를 등장시켜, 이 세상의 악(惡), 그리고 악의 우스꽝스러움, 악의 현시(現示), 악의 편재(偏在), 악의 순수성에 대해 종횡무진하며 글을 전개해 나가는 로베르토 볼라뇨의 발상은 정말이지 감탄스럽기까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