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성석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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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일상/book 2022. 11. 8. 12:08
……하찮은 내 목숨 열개와 바꾸어도 아깝지 않을 백수, 젊고 아름다운 그 아이의 죽음은 그 부당한 의심에 대한 벌이었다. 아, 평생의 후회로도 그 죄를 씻을 수 없구나. 슬프다. 슬프고 슬프구나. 내가 궁금해했던 것을 지금 곧 알게 될 것이다. 사람이란 죽을 때 등잔에 기름이 다해 불이 꺼지듯, 방 안의 전등이 꺼져 암흑에 잠기는 것처럼 의식이 스러지면 모든 것이 그만인 것인가. 그럴 것이다. 그러하리라. —p. 163 지금 내 주위에는 얼빠진 망령들이 가득하다. 이들은 운 좋게 이곳을 빠져나간다 해도 주위 사람들을 괴롭히는 짐 덩어리, 암 덩어리가 되어서 부적응자로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평생,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한평생을 그저 주어진 시간을 흘려보내는 미물처럼. 이들은 패배자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