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코 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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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발명 1700~1789 / 1789 이성의 상징일상/book 2021. 1. 26. 23:21
강렬한 자유가 펼쳐진다는 말은 무엇인가? 사실 초기 낭만주의에서 고삐 풀린 상상력의 수단을 동원하는 일은 진정한 독립성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성인이 되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데서 느끼는 두려움의 표시로 나타난다. 칸트는 ‘계몽’이라는 말을 미성년에서의 벗어남, 전통적인 권위의 족쇄를 결국 용기 있게 벗어나 자유롭게 사유하는 의식의 해방이라는 뜻으로 사용했다. 사악한 즐거움을 대표하는 이들이 빛을 마주할 때 질겁한다는 말은 단순한 은유가 아닐 것이다. 그들은 그 무엇도 내면의 법을 피해갈 수 없는 성취하기 어려운 자유를 주장하기보다 대문자의 아버지Père라는 전통적인 형상을 모독하는 편을 선호한다. 그들은 감히 맞서고 과오를 저지르려는 열망에 사로잡혀, 결국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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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루스트와 베이컨주제 있는 글/Arte。 2021. 1. 6. 20:12
프랜시스 베이컨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의 그림을 보면 질서정연함이나 합리성으로부터 온갖 종용을 받는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것 같다. 모든 게 제 위치에 놓여 있지 않고 뒤죽박죽 난도질되어 있다. 색도 마음에 드는 톤의 빨강이다. 그래서 평소 프랜시스 베이컨에 대한 글을 하나 남기고 싶었는데, 좋아하는 작가여서인지 글을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 어느 한 서점의 화집 코너에 들렀다. 그리고 비닐로 꽁꽁 포장되지 않은 덕에 마음 편히 펼쳐볼 수 있는 화집들을 뒤적이다가 제라르 갸루스트—Gérard Garouste, 한국어로 이렇게 옮기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의 그림을 접했다. 그리고 그의 그림에서 순간적으로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실루엣이 보였다. 다음으로는 어찌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