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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의 일기: 불완전한 선택Vᵉ arrondissement de Paris/Mars 2022. 3. 10. 21:08
# 오늘 아침도 발표 자료를 준비하거나 퀴즈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수업을 듣는다. 목요일 문화인류학 수업은 여기서 듣는 수업 중 가장 수강생도 많고 밀도 있게 수업이 진행되어서 수업을 다 듣고 나면 진이 빠진다. 가끔은 내가 한 선택이 옳은 것이었을까 생각한다.
# 세 시간 오후 수업을 듣고 나면 벌써 저녁이 가까워진다. 기숙사에 돌아와 조금 쉬다가 기분을 전환할 겸 소르본 대학 앞 지베흐 조제프 서점으로 향했다. 저번에 둘러보지 못한 코너들에서 여러 서적들을 둘러보았다. 이곳에 수험서는 그리 많지 않지만 단연 눈에 띄는 수험서가 있는데 바로 프레파(Prépa) 책들이다. 딱 보기에도 엄청 재미없게 생긴 책들이 서가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고등사범학교와 같이 아예 특정 대학을 타깃으로 하는 수험서도 있는 것으로 보아, 정말 우리나라의 풍경과 다를 게 없구나 싶다. 혹시 있을까 싶어서 찾아본 프로그래밍 책은 보이지 않았고, 몇몇 프랑스어 학습서적과 소설책들을 둘러보다가 서점을 나왔다.# 밤에는 어제 들렀던 르 셩포를 다시 찾아 다나카 키누요의 또 다른 작품 <러브레터>를 보았다. 나는 연령 기준으로 할인을 받을 수 없지만, 혹시 학생에게 적용되는 할인이 있냐고 물으면 내 연령이 해당되지 않음에도 절레절레 하면서 먼저 할인을 해준다. 오늘도 좁다란 매표소에 앉은 희끗희끗한 수염의 중년 남성 직원이 내 말을 가로막으며 다짜고짜 할인을 적용해 준다. 고마우면서도 미안해서 다음 번에는 그냥 할인 문의를 하지 않고 표를 끊거나 정기권이 있다면 정기권을 끊거나 해야 할 것 같다. 이러나 저러나 르 셩포 영화관은 정말 마음에 들어서 매일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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