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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의 일기: 도서관Vᵉ arrondissement de Paris/Mars 2022. 3. 9. 03:16
# 오늘 노동경제학 수업은 다행히도 취소되는 일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 어제 S와 저녁 재정학 수업을 마치고 시테 유니벡시테 방면으로 걸어오는 길에 급작스럽게 취소된 오후 수업을 두고 설왕설래를 했다. 그나 나나 이렇게 예정에도 없이 수업이 취소되는 상황을 전혀(×100) 받아들일 수가 없다. S는 시간을 지키지 않는 이곳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는데, 나 역시 공감한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S는 사실상 본국으로 귀환하는 문제로 인해 학업에 큰 비중은 두고 있지 않은 모양으로, 와이프와 일정을 조율해 늦은 바캉스를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귀국을 해도 거처가 분명한 그의 여유로운 상황이 부럽다.
한편 강의의 후반부를 맡고 있는 FF 교수는 강의를 전달하는 방식은 매우 좋지만, 수업의 난이도가 너무 높다는 문제가 있다. 오늘도 고용보호 문제를 다루기 위해 어렵고 복잡한 수식들을 한가득 가져왔고, 학생들의 반응도 점점 시들시들해진다. 그래도 수업 자체는 점점 종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 점심을 먹고 한국의 친구와 한참 통화를 하다가, 8주만에 간신히 나온 은행계좌와 카드를 수령하러 갔다. 착신 메시지를 보여주며 카드를 수령하러 왔다고 하니, 처음에는 내 이름으로 확인되는 서류가 없다고 해서 조금 당황했다. (또 시작인가..?) 다행히 몇 번 다시 확인해 보더니 내 서류를 찾아주었다. 무료로 진행되는 자동차 보험과 주택 보험 가입을 진행하겠냐고 하기에, 필요 없기도 하거니와 행정절차에 진저리가 나서 단박에 거절했다.
# 오후에는 도서관으로 돌아와 재정학 공부를 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얼마전 박사 과정에 있는 학생과 이야기를 하니, 이곳의 학생들도 엄청나게 공부를 하고 있다는 말에 자극(?)을 받아 공부에 시간을 좀 더 쏟기로 했다. 한국 수업과 다른 점이라면 이곳은 수업 시간에 난이도가 높은 내용을 방대한 분량의 수업자료를 가지고 진행한다는 점이다. 대신 과제나 발표, 페이퍼는 굳이 까다로운 요건을 제시하지 않는다. 기출 문제를 보아도 상당히 간단한 문제들이 제시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점은 매우 박하게 준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또 과제는 단순해도 학생들이 문헌조사를 꼼꼼히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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