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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사원을 바라보는 방법일상/book 2017. 2. 11. 22:19
<힌두사원, 그 의미와 형태에 대한 입문서 / 조지 미셸 / 대숲바람>
모든 힌두 사원 내에 있는 지성소(태실)는 동굴의 이미지를 강력하게 반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지성소는 하나같이 작고 어두우며 자연광이 들어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지성소의 벽면도 육중하기만 할 뿐 아무런 장식이 없다. 이런 환경 속에 안치된 신상이나 상징물을 향해 나가가는 것은 빛에서 어둠으로, 개방된 공간에서 제한된 공간으로, 넓은 장소에서 협소한 장소로 옮겨감을 의미한다. 이런 움직임은 우리는 복잡한 시각적 경험에서 단순한 시각적 경험으로 옮겨가게 하는데, 신자들은 그런 체험을 통해 신성한 힘이 사원의 중심인 '동굴' 또는 사원의 '자궁'으로 집약되어 증폭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힌두교적 상상력은 이 상승의 축과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연결해 다양한 연관 관계를 제공한다. 깨달음을 향한 그 여정의 목표는 사원의 최상층부에 얹혀진 정석(頂石)에 비유된다. 우주론적 도식에서도 이 축은 천상계의 지줏대인 중앙산 메루와 동일시된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다시 이 축은 풍셩한 가지로 우주를 떠받치고 있는 우주목의 밑둥에 비유된다. 인간형태론적으로 접근하면, 이 상승의 수직축은 '마하뿌루샤' 즉 '우주적 인간'의 척추에 비유된다. 자신의 몸 위에 창조된 세계 전체를 펼쳐보이며, 수직축과 동일시되는 그의 척추를 통해 좀더 높고 보다 성스러운 영역에 다다를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