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Y 6 / 東에는 산해관 西에는 가욕관(嘉峪关关城, 嘉峪关)여행/2017 중국 甘肅 2017. 6. 30. 00:21
공원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나를 반긴 어느 장군의 동상
만리장성의 동쪽 끝을 산해관(샨하이관), 서쪽 끝을 가욕관(쟈위관)이라 한다
쟈위관은 도시의 이름이기도 하다
관성(关城)이란 쉽게 말해 방어를 위한 성벽(요새)다
성관 어디를 가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문구가 「천하웅관(天下雄關)」이다.
산해관을 상징하는 문구가 「천하관(天下關)」인데, 여기에 웅장하다는 의미의 '웅(雄)'자가 덧붙었으니 그 전략적 중요성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입구를 통과하면 양 옆으로 거대한 동판화가 펼쳐진다
하서주랑(河西走廊), 즉 황하의 서쪽 북서~동남 방면(오늘날 간쑤성이 위치한 실크로드의 요충지)에서 일어난 일련의 역사적 사건을 담고 있다
그 다음날은 매우 이른 시각에 시작되었다. 이날은 가욕관 또는 중국어로는 쟈위관(jiāyúguān)이라 불리는 도시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H와의 뜻밖의 만남이 반가워서 둔황에 하루 더 머무르는 것으로 일정을 바꿀까도 생각했지만, 출국일에 간쑤성에서 한국으로 나오는 비행편이 마땅치 않았다. 결국 나는 아침 편으로 쟈위관에 가는 수밖에 없었다. 둔황역까지 바래다 주던 중국인이 하마터면 오토바이와 접촉사고를 일으킬 뻔했다. 그만큼 이른 아침 서둘러 움직였다.
관성의 위용이 모습을 드러내고~
건조한 기후 탓에 상당히 잘 보존된 상태라고는 해도 많이 보수가 된 것 같았다
여기는 문창각(文昌閣)이라 소개되어 있는데 정확히 용도는 모르겠다
여기가 관우를 모시는 사당, 관제묘(關帝廟)
여기가 불교공간이 아니라는 건 대충 봐도 알았는데, 관우를 모시는 곳이라는 것은 친구의 지적으로 뒤늦게 깨달았다;;
어쨌든 사당이 아담하고 예쁘다
홍등으로 천장을 꾸며놓았다
관우님'~'
오...수석(水石)이 제법 멋있었다
이건 벽화에 남겨진 관우님의 모습!!(이미지 아님..)
기차 안에서 보낸 오전의 네 시간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전날 새벽 두 시 넘도록 떠든데다 여독까지 겹쳐서 맥을 못추고 잠만 잤다. 쟈위관 역을 놓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쟈위관시는 유일하게 흥정을 경험한 곳이었다. 역을 나서자마자 역에서 내린 승객들을 붙잡으려는 택시 기사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나는 일부러 역앞을 피해서 좀 걸어나온 뒤에 택시를 탔는데도, 택시기사의 바가지가 엄청났다. 뜬금없이 에어컨을 틀더니만, 내릴 때 난데없이 에어컨비 5위안으로 따로 내라고 했다. 당연히 말도 안 된다며 거절했지만, 아예 미터기도 작동시키지 않고 높을 값을 부르는 상황이었다.
이제 요새에 발을 들이고..
요새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꽤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다들 바위 위 작은 돌을 두들겨서 바위에 적당한 홈이 나 있다
제비의 슬픈 설화가 깃들어진 곳으로 성밖을 나서는 이가 무사귀환할 수 있도록 돌을 던지면 제비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관성의 성벽 위에 오를 수 있다
여기는 병사들이 평소 훈련을 했을 연무장
몽골식의 게르를 보니 야전 훈련을 내부에서 했던 것 같기도 하고...?!
견고한 성벽
여하간 쟈위관에서의 하루 코스는 딱히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쟈위관 관성에서 종합 티켓을 구매해야 현벽장성과 만리장성 제1돈을 무료로 둘러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장예를 여행할 때와 마찬가지로, 날씨가 따라주지 않았다.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서 덥기는 무척 덥고 하늘도 쨍쨍한데 경치는 맑지 않은 날이었다. 관성은 뜨거운 황야 너머로 설산을 보는 것이 백미인데 설산이 뿌연 구름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성관의 맞은 편에도 쌍을 이루어 3층짜리 건물이 들어서 있다
다들 양산을 쓰고 다닐 만큼 해는 강한데, 경치는 명료하지 않아서 아쉬웠던...
저 멀리 길다란 열차가 꿈틀꿈틀 앞으로 전진한다
이게 성관과 이어진 만리장성의 일부다
정말로 오래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앞서 입장했던 방면의 성관
건물에 풍경도 아닌 풍향계가 달린 건 처음 보는 것 같다
군사시설이라 그랬던 것인지...?!
성벽 틈바구니로 내다본 쟈위관의 허허벌판
인도와 마찬가지로 중국도 어느 유적지든 스케일이 워낙 크다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다 둘러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적어도 두 시간 이상 걸렸던 것 같다. 점심을 해결할 곳도 마땅치 않아서 아이스크림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먼저 호수변을 따라 걸은 뒤 관성으로 진입하고, 이후에는 관성 위로 올라가 쟈위관 일대를 둘러보았다. 멀리 원자력발전소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고, 현벽장성이 자리잡은 검은 산도 눈에 들어 왔다. 맞은 편에 설산이 보여야 할 자리에는 설산 앞에 자리잡은 야트막한 민둥산만 볼품없이 헐벗은 피부를 드러내고 있었다.
지붕 위에서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독특한 형상의 기와
수키와 암키와를 놓는 건 똑같다지만 미묘하게 문양이나 색감이 다르다
성문(城門)
철의 묵직한 질감이 보는 것만으로 든든하다
성벽에 올라 쟈위관 시내도 동서남북으로 주욱 둘러보았겠다
이번에는 성관의 반대편으로 나와 성관의 외관을 살펴보기로 했다
역시나 황토황토한 성벽
성관의 축을 이루는 두 쌍의 건물
내가 입구 삼아 들어갔던 왼편 건물이 광화루(光化樓), 오른편 건물이 유원루(柔远樓)다.
방위 면에서 고쳐 설명하자면 광화루가 성관의 동쪽을, 유원루가 서쪽을 방비한다
또한 성관의 정문은 사실 서쪽의 유원루에 자리잡고 있다
유원루 앞에 자리잡고 있는 조그만 정자
이 안의 비석에도 어김없이 '천하웅관'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마치 텍사스의 황야에 뜬금없이 중국의 정자가 솟아오른 모양새다
관성의 북편으로 빠져나와 성곽 주변을 걸었다. 한낮의 해가 더 위로 떠올라도 구름이 걷히지 않아 좋은 풍경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허허벌판에 일찍이 성벽을 쌓아올릴 생각을 한 중국인들의 노고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감흥이 있었다. 워낙 넓은 관성을 빠짐없이 둘러보고 나섰으니, 이 때가 오후 3시 즈음이었다.
날씨가 뜨거웠던 데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간쑤성과 칭하이성을 가로막는 설산의 자태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적당히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다시 관성 내부로 들어왔다
어설프게 둘러보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아이스크림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양산도 없이 땡볕에 돌아다니려니 진이 빠지긴 빠져서 빨리 일정을 끝내고 싶었다
여기서부터는 장군들이 거처하던 공간이다
재미있는 점은 시설 내부에 문방(文房)과 무방(武房)이 서로 마주보고 쌍을 이루는데
이름의 대비만큼이나 인테리어도 다르다.
지금 보는 것은 무방이다.
그리고 여기는 문방
문무(文武)를 고루 갖추라는 옛 성현의 가르침은 동양 공통인가보다
'여기는 밥줄을 담당하는 주방!
이 쯤으로 둘러보고 성관을 나섰다
그런데 중문(中門)으로 가야한다는 것이 길을 잃어 북문(北門) 방면으로 빠져서 한참 길을 헤맸다
공원이 큰 만큼 출입구도 여러 군데이니(보통, 동/서/남/북문으로 구분한다),
본인이 입장할 때 입장하는 장소가 어디에 해당하는지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길을 헤매는 와중에도 나를 따라오며 배시시 웃는 아이에게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여행 > 2017 중국 甘肅'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6 / 간쑤성이 준 마지막 선물(长城第一墩, 嘉峪关) (0) 2017.07.01 DAY 6 / 짧은 소요(逍遙)(悬臂长城, 嘉峪关) (0) 2017.07.01 DAY 5 / 별 아래 걸터앉아(塔克拉玛干沙漠, 敦煌) (0) 2017.06.29 DAY 5 / 모래는 우는데 달은 그윽하고(鸣沙山&月牙泉, 敦煌) (0) 2017.06.28 DAY 5 / 실크로드의 정수(精髓), 모가오쿠!!(莫高窟, 敦煌) (0) 2017.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