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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6 / 짧은 소요(逍遙)(悬臂长城, 嘉峪关)여행/2017 중국 甘肅 2017. 7. 1. 00:01
택시 안에서~
정자가 삐딱해서 묘한 비대칭미가 있었다
50분여만에 주파할 수 있을지 좀 의문이었던...
가욕관이라는 지명 자체가 만리장성의 일부를 뜻하는 만큼 가욕관에 있는 유적들은 하나하나가 만리장성과 관련돼 있다
그런데 최근에 새로 보수공사가 이뤄진 반들반들한 성곽이다
사이 좋은 정자 한 쌍
스산한 산의 빛깔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싶을 만큼 베이지톤의 성곽이 두드러진다
저 망루가 나의 목표지점!!
쟈위관 역에서 내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관성을 나오니 주차장 앞으로 택시가 대열을 이루고 있었다. 나는 흥정하기를 포기하고 나름 괜찮은 인상(?)을 가진 아저씨한테로 가 택시비 합의를 봤다. 곧장 현벽 장성을 갔는데, 4시까지 대기하고 있을 테니 차로 되돌아 오라고 택시 아저씨가 말했다. 도착한 시각이 3시 14분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짧게 오를 수 있는 산인가 의문스럽기도 했고, 또 워낙 관광지를 천천히 둘러보는 편이라 시간에 댈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성벽을 오르며 #1
성벽을 오르며 #2
성벽을 오르며 #3
성벽을 오르며 #4
성벽을 오르며 #5
성벽을 오르며 #6
솔직히 가욕관(쟈위관)이라는 도시 자체가 어떤 도시로서의 매력은 없는 것 같다
삭막한 공업단지나 발전소가 드문드문 자리잡고 있을 뿐이다
검은색 민둥산이라 겉으로 보기에 높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보이지만 생각보다 높지는 않은 산이었다. 치차이 단샤와 비슷한 지층을 띤 산이었는데, 색깔이 칙칙한 잿빛이라는 것만 달랐다. 현벽장성을 오르는 왼 편 멀리 이런 을씨년스러운 산에 아담하게 지어올린 정자 두 채가 눈에 들어왔다. 이색적인 풍경에 시야를 고정시키면서 현벽장성의 계단을 하나씩 올랐다.
산 아래에는 사원이 자리잡고 있다
밭이 펼쳐졌다가도 황야가 드러나는 것이 실크로드의 평범한 풍경
망루 도착!!
산등성이가 꼭 치차이 단샤(七彩丹霞)를 닮았다
다만 치차이 단샤를 무채색으로 필터링한 것 같다
망루 위에서 발견한 커다란 새
망루 너머로는 두 갈래의 길이 나온다
아마 저 오솔길도 어딘가로 연결되어 있을 텐데 나는 저 길 대신 반대편의 하산길로 향했다
나를 앞서 걸어가던 한 커플은 뭐가 그리도 신났는지, 마치 내게서 도망이라도 치는 것처럼 까르르 웃으가며 달렸다 걸었다를 반복했다. 현벽장성 위에 올라 내려다본 풍경은 쟈위관 관성에 올라서 본 것과 하나를 제외하곤 똑같았다. 쟈위관에서 바라봤던 현벽장성의 검은 산이 관성으로 바뀌었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산에 올라 바라본 풍경은 정취가 달랐는데, 특히나 검은 산에 간신히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 옅은 잿빛의 오솔길들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사나운 산이 끝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다.
망루가 끝나는 지점에 사람들이 돌로 어떤 메시지를 만들어 놓았다
카메라 배터리가 여유 있을 거라 생각하고 미리 충전을 안 해뒀더니 어느새 방전이 되었다
여기서부터는 별 수 없이 휴대폰 이용~
인적 없는 오솔길을 보고 있으려니 적막한 기분이 들었다
뇌리에 새겨지는 이 순간의 이 풍경...
가끔은 이토록 별 것 아닌 풍경에 마음이 동한다
약 50여분의 짧은 산책(散策)
감상은 이쯤 접어두고 입구로 되돌아가는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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