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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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불평등 기원론일상/book 2020. 12. 20. 15:38
중고등학교 때 사회계약설이 나오면 로크, 홉스, 루소의 이론을 달달 외웠던 기억이 난다. 채 두세 문장이 되지 않는 내용이었는데, (정작 부끄럽게도) 이 세 인물 가운데 원전을 직접 읽어본 것이 하나도 없다=_= 과연 고전은 고전이라 불리는 까닭이 있는 모양이다. 루소의 은 누구나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프랑스어나 독일어의 경우 번역이 잘못 되면 읽기가 까다로운데, 이 책의 경우는 읽기가 어렵지도 않고 한국어 분량도 채 150페이지가 되지 않으므로 부담스럽지도 않다. 왜 여태껏 이 책을 집어들 생각을 못했는지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읽어서 다행이다 싶다. 유발 하라리의 나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못지 않게 ‘사람’에 대해 통찰력 있는 분석을 담고 있다. 비록 지금은 장 자크 루소가 17세기 유명 철학자의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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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 사람들(Dubliners)일상/book 2020. 12. 19. 15:39
두 번째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이다.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이라고 해도 국내에 잘 번역된 것이 그리 많지는 않아 선택권은 많지 않지만.. 사실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읽어보고 싶은 것은 그의 천부적인 재능이 집약되어 있다고도 하는 이지만 국내에 잘 번역된 글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문학적 유희가 대단한 작품이라고 하니 반드시 원전으로 읽어야 참맛을 알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각설하고 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된 더블린 사람들의 길지 않은 이야기를 모아놓은 글이어서 분량 면에서는 그리 부담스럽지가 않다. 각각의 이야기는 독립되어 있지만, 하나의 관통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역자는 이를 ‘마비’라는 문학적인 표현으로 부연하는데, 구교와 신교의 갈등, 지리멸렬한 독립 운동, 낙오된 산업・경제적 환경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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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젠의 로마사 I : 로마 왕정의 철폐까지일상/book 2020. 12. 18. 15:42
테오도르 몸젠의 는 독일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인 동시에 역사서이면서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각별한 책이다. 역사책을 종종 찾아 읽기는 하지만 고대사에 대한 글은 많이 찾아보지 않았는데 앞으로의 이야기도 기대가 된다. 희랍 민족의 특징은 개체를 위해 전체를, 시민을 위해 공동체를, 공동체를 위해 민족을 희생시키는 것이며, 삶의 목표는 미(美)와 선(善), 그리고 종종 학문적 여가에 있다는 것이다. 각 도시 국가의 지역 분권주의를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이후 소위 자치 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정치발전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최초로 신들을 인간의 모습으로 만들었으며, 결국 신들을 부정하는 종교관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청년들은 운동에서 거리낌 없이 발가벗은 사지를 드러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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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산(Der Zauberberg)-下일상/book 2020. 12. 17. 19:32
토마스 만의 은 다른 문학작품이나 예술작품에 단골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스위스의 한 요양시설에 묵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는 점이 어쩐지 그리 매력적으로 들리지는 않아서, 세 권의 책을 사둔지는 오래되었지만 선뜻 읽을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매우 독특하고 신선한 작품이다. 이런 장편 소설을 읽는 것은 오랜만인데, 어쩐지 마르셀 프루스트의 와 로베르트 무질의 를 뒤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와 모두 완간이 되지 않아 끝까지 잃지는 못했지만..) 에는 시간에 대한 묘사가 자주 등장하는데, 동시대의 과학자였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떠올리게 한다. 하나의 주어진 시간은 그 시간을 점유하는 존재와 공간에 따라서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는 토마스 만의 비유는 꼭 상대성 이론을 풀어서 설명하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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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On Liberty)일상/book 2020. 12. 16. 21:27
“자유”. 너무 상투적이기도 하지만 막상 그 형태를 헤아려보자면 추상적인 말. ‘자유’라고 하면 사실 내게는 크게 두 가지 측면이 떠오르는데, 영어로는 이를 구분해주는 각각의 표현이 있다. 첫 번째는 ‘Liberty’로서의 자유다. 나는 민주화 이후 세대이기 때문에 이러한 자유에 둔감하지만, 개괄적으로 보자면 헌법으로 보장된 기본권—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Freedom’으로서의 자유다. 내 기준에서 좀 더 피부에 와닿는 것은 이 두 번째 의미로써의 자유인데, 아마도 두 차례의 금융위기—97년도 외환위기와 08년도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나오기도 했고 대학시절 시장에 대한 공부를 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여하간 온전한 경쟁상태를 가정하고 규제나 간섭을 멀리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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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산(Der Zauberberg)-中일상/book 2020. 12. 12. 00:08
모순덩어리인 두 가치관의 충돌. 역사의 진보와 이성의 힘을 믿지만 바로 그 합리주의에 대한 맹신에 빠진 ‘교육자 세템브리니’. 영원하고 초자연적인 절대적 세계를 염원하지만 이러한 목표에 이르기 위해 악(惡)을 수단으로 삼는 것도 서슴지 말아야 한다는 ‘사제 나프타’. 인간의 오만과 종교의 방종. 살(肉)로 된 삶과 피(血)로 된 죽음. 전진하는 시간과 반동(反動)하는 영원. 형식과 로고스. 자유와 금욕. 낙관하는 인간과 준엄한 신의 심판. 인간의 해방을 가져온 르네상스, 욕구를 철창에 가둔 중세의 스콜라주의. 각양각색의 빛과 모두를 집어삼키는 어둠. 눈을 멀게 하는 빛과 마음의 고요를 가져오는 어둠. 주저하는 인간과 신의 은총. 죄와 처벌. 이성과 감성. 애국주의에 눈 먼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에 경도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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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The Tyranny of Merit)일상/book 2020. 12. 9. 13:54
⎡공정하다는 착각⎦의 원서 제목은 ⎡The Tyranny of Merit⎦으로 ‘능력주의(Meritocracy)의 폭정’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철학 책을 평소에 어려워 하는 편인데도 엄청 재미있게(?) 읽었다. 내용에 공감을 많이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소 격정적인 마이클 샌델의 논조가 호소력이 있었던 까닭도 있는 것 같다. 사실 ‘신자유주의’나 ‘세계화’로 인해 부의 분배가 양극화되고 중산층이 몰락한다는 주장에 비하면, 극단적인 ‘능력주의’가 우리 사회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은 좀 생소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마이클 샌델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점—극명한 사회 양극화와 포퓰리즘(트럼프의 등장, 유럽의 초극우 민족주의에 이르기까지)의 득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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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산(Der Zauberberg)-上일상/book 2020. 12. 6. 00:01
매우 독창적인 작품이다. 독일인 특유의 분석적인 글쓰기가 느껴지면서도 분방(Decadance)한 느낌도 섞여 있다. 또 휴양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주인공 한스 카스토르프로부터는 당시 독일의 보수적이고 반동적인 분위기도 엿볼 수 있다. (소설이 쓰여진 시점은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24년도다.) 이러한 독일적인 정신은 소설 속 이탈리아인 세템브리니와 대조적이다. 똑같이 민족주의의 열기가 나라를 뒤덮었지만 독일과 달리 이탈리아의 민족주의는 보다 급진적이었던 모양이다. 게다가 이 현자(賢者) 세템브리니는 르네상스의 본고장(북이탈리아의 파도바)에서 온 사람답게 인본주의적인 견해로 한스 카스토르프를 여러모로 알쏭달쏭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앞으로 소설이 어떻게 전개될지 더 지켜봐야겠다!!:P 여행을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