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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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산(Der Zauberberg)-上일상/book 2020. 12. 6. 00:01
매우 독창적인 작품이다. 독일인 특유의 분석적인 글쓰기가 느껴지면서도 분방(Decadance)한 느낌도 섞여 있다. 또 휴양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주인공 한스 카스토르프로부터는 당시 독일의 보수적이고 반동적인 분위기도 엿볼 수 있다. (소설이 쓰여진 시점은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24년도다.) 이러한 독일적인 정신은 소설 속 이탈리아인 세템브리니와 대조적이다. 똑같이 민족주의의 열기가 나라를 뒤덮었지만 독일과 달리 이탈리아의 민족주의는 보다 급진적이었던 모양이다. 게다가 이 현자(賢者) 세템브리니는 르네상스의 본고장(북이탈리아의 파도바)에서 온 사람답게 인본주의적인 견해로 한스 카스토르프를 여러모로 알쏭달쏭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앞으로 소설이 어떻게 전개될지 더 지켜봐야겠다!!:P 여행을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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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없는 남자 II일상/book 2020. 1. 2. 00:15
요새는 책을 읽다 말고 곧잘 꾸벅꾸벅 졸곤 한다. 카페에 앉아 책을 읽다가도 눈꺼풀이 스르르 내려온다. 타고나기를 체력이 좋은 편에 속하지 않는 나는 동생 말마따나 실속도 없어서 크고 작은 계획을 세워놓고선 독서에만 골몰하지만 이마저도 알차지 못한데,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전편에 비해 두 번째 읽는 「특성없는 남자」는 도통 눈에 들어오지가 않았다. 아마 직전에 「정치적 감정」의 논리적인 텍스트를 꾸욱꾸욱 읽다가 소설로 넘어오니 문체가 달라져서 좀 더 뻑뻑하게 읽혔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갈피해둔 곳들을 짚으며 갈무리를 하다보니 소설의 숨은 뜻들을 곱씹어볼 수 있어 다행이다. 역사인식(歷史認識). 인간 이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새 역사를 열어보이려는 장력(Tension)과 이성에 대한 과신을 꺼림칙하게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