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코르뷔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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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의 일기: 건축기행—파리 서부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7. 19:03
# 오후 HB의 수업이 있을 때까지 오전과 오후 학교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번 주는 부활절 기간이기 때문에 일부 수업은 진행되지 않고, 내가 듣는 수업 가운데에서는 프랑스어 수업만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목요일마다 듣던 문화인류학 수업이 이번 주는 휴강이었고, 원래 듣던 HB의 점심 수업에 덧붙여서 오후 수업까지 참여했다. 오늘 진행하는 두 번째 수업에 참여해도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pourquoi pas ?, 흔쾌히 받아주었다. HB 수업의 커다란 특징은 아주 사소한 주제에서 출발해 수업 범위를 점점 넓혀 나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오늘 파리에 내렸던 ‘소나기(des averses)’에서 시작된 얘기는 파리의 봄 날씨로 이어진다. 파리의 봄날씨는 잠시 개였다가(des éclairc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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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의 일기: 빌라 사보아(Villa Savoye)Vᵉ arrondissement de Paris/Mars 2022. 3. 22. 22:53
# 마지막 노동경제학 수업이 끝났고, 교수와 5월에 있을 발표에 관해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발표 그룹을 아직 정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고, 나도 그러한 사람 중에 한 명이었다. 이미 가을학기부터 함께했던 몇몇 무리들은 자연히 한 그룹을 이뤘고, 그렇게 형성된 그룹이 암묵적이기는 해도 꽤 명확했기 때문에 나는 일찌감치 혼자 발표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룹이 다급해진 한 친구가 내게 같이 발표를 하겠냐고 의사를 물었지만, 그의 발표주제(집단 협상력)는 내 관심주제와 거리가 있었고 완곡히 거절했다. 그룹을 이루는 게 의무사항은 아니고, 혼자서 못할 일도 아니다. 아시아 학생을 깍두기 취급하다가 필요에 의해 말을 걸어오는 것도 달갑지 않다. 14구에서 다시 5구로 돌아오니 딱 점심 먹을 시간이 되었다. 이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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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0 / 르 코르뷔지에와의 조우(遭遇)(Lost in Le Corbusier's World)여행/2017 북인도 2017. 5. 2. 00:25
-열린 손을 구경하고 나오는 길-찬디가르 여행 오후 세 시 시작아직은 훤해 보여도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캐피톨 컴플렉스를 가야 할지 망설여졌다 바로 숙소로 되돌아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했다. 르 코르뷔지에의 건물을 코앞에서 보지는 못하더라도 펀자브 의회가 있는 방향으로 걸었다. 여기저기 군인의 경계가 삼엄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데 이렇게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워서야 문화유산으로서의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쨌든 국가의 중요기관인 만큼 보안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었다. 열린 손은 조각 공원과 캐피톨 컴플렉스의 중간쯤에 있다이건 열린 손 동상 앞에서 의회(Assembly)를 찍은 사진 이건 사무동(Secretariat) 나는 실낱같은 기대를 걸고 실탄총을 멘 군인에게 '유네스코 문화유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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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주제 있는 글/築。 2017. 1. 3. 20:17
현대 건축을 논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인물 "르 코르뷔지에". 작년 12월 말 국내에서 "르 코르뷔지에 展"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건 고민할 것 없이 무조건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신정 다음날에 가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고, 도슨트 안내를 받으며 전시를 느긋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작년 6개국에 세워진 그의 건축물 17곳이 동시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뒤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기획된 전시라 더 뜻깊었는데, 도슨트해주시는 분께서도 방대한 분량과 양질의 콘텐츠를 강조하며 이번 전시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전시회가 광고는 그럴 듯 해도, 막상 가서 보면 사람들을 구경하다 온다거나(;;) 속 빈 강정인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도 이번 전시회는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