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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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색일상/film 2021. 9. 14. 21:36
근래에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연작을 봤다. 다해서 의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 연작에서 차용한 색깔들은 프랑스 국기에 쓰이는 삼색(la tricolore)과 같다. 따라서 이 세 가지 색깔을 프랑스혁명의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와 연결짓는 것도 생각해볼 법한 일이다. 하지만 막상, 각 영화가 자유(liberté), 평등(égalité), 박애(fraternité)와 관련이 있었던가 되짚어보면 그리 말끔히 생각이 정리되지는 않는다.(=_=) 연작은 수상 이력이 대단히 화려한 영화들이기도 하다. 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는 베를린 영화제에서 은곰상(감독상)을, 는 칸 영화제에 초청되고 아카데미 감독상과 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으니, 영화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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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일상/film 2021. 8. 23. 18:54
요즘 같은 시국에 이런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지 못한다는 건 참 아쉬운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상영작은 아니지만 말이다. 코로나 국면이 오래 가면서 영화관을 가는 일도 거의 없어졌다. 요즘은 부쩍 그렇다. 그래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관에서 감상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운 기분이 든다. 그러고 보면 그 아쉬움이란 게 뭘까 싶기도 하다. 집에서 본다고 해서 영화의 내용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배우가 바뀌는 것도 아니다. 암실 같은 공간에 느긋하게 앉아 커다란 스크린으로 원하는 영화를 본다는 의미가 큰 걸까. 그렇다면 영화관이 관객에게 주는 것은 분위기 정도쯤으로 봐도 될까. 잘 모르겠다. 적어도 은 영화관에서 볼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초반에 집중을 잘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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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북유럽 영화일상/film 2020. 4. 17. 21:49
"What if you go there and discover there is no God?" 북유럽 영화로 묶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설국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북유럽 영화로 묶어보았다. 실제로 중부 유럽이라는 것 자체가 지리적으로 경계가 모호하기도 하고 말이다. 폴란드 영화감독 파벨 파블리코프스키의 작품은 로 처음 접했는데, 흑백으로 촬영된 점과 가로:세로=1.2:1 비율로 된 화면을 쓴다는 것이 서로 공통적이다. 뿐만 아니라 소재도 비슷하고 '선율'이 가득한 화면도 닮았다. 가 냉전 속에서 세파에 휩쓸려 난파당하는 한 연인의 사랑을 다룬다면, 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부모님의 족적을 따라가는 한 수녀의 이야기를 다룬다. 에서는 두 연인의 사랑을 통해 유럽대륙에 거칠게 드리워진 육중한 철의 장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