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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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 두 편 : 얼룩말과 페르소나일상/film 2020. 1. 23. 02:55
모처럼 프랑수아 오종의 영화를 봤다. 영화 는 아동성추행을 지속해온 어느 사제에 대한 고발을 다루는 이야기로, 호평 가운데 베를린 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했다. 영화를 보게 된 것―개인적으로 종교적인 색채가 가미된 영화를 좋아하진 않는다―도 그런 높은 평가의 영향이 크다. 관능미 넘치는 영화를 줄곧 제작해왔던 프랑수아 오종이 픽션에 기반한 사회고발적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도 관심을 끌었지만 말이다…… 앞서 말한 영화의 소재―아동성추행을 지속해온 사제와 이를 묵인해온 카톨릭 교계―는 미국영화 를 떠올리게 하는데, 접근 방식은 두 영화가 정반대이다. 는 교단의 폐부를 파헤치기 위해 기자들이 문제를 발굴하고 이슈화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에서는 피해자들이 직접 발벗고 나서서 범행을 저질러왔던 한 사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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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s Vies일상/film 2018. 11. 21. 00:01
종이책의 미래 지금은 다소 사그라들었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등장하면서 한동안 화두가 되었던 것이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체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였다. 독서할 수 있는 매체가 다양화되고, 특히 각종 소셜네트워크나 전자기기의 발달로 텍스트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전통적인 출간을 담당해 오던 출판사들의 입지와 전략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러한 세태와 맞물려 한편으로는 종이책의 미래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을 떠올리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기존의 아날로그식 독서에 기대를 거는 주인공들의 진지한 대화를 보여준다. 종이와 관련된 무엇이든―책, 수첩, 메모지 심지어 필기구까지―간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이러한 논의가 오고간다는 자체가 어쩐지 씁쓸하다. 도서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맡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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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묶어주는 것들일상/film 2018. 5. 9. 01:28
가끔 아예 색다른 소재를 다룬 영화를 찾아본다. ‘와인’을 소재로 한 이번 영화가 그렇다. 와인의 w자도 모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의미가 있다. 와인의 기초적인 지식들을 시각적으로 배울 수 있으니까. 특히나 와인은 맛과 향이 중요한 음식이지만 이 영화는 영화라는 제한된 틀 안에서 와인의 시각적인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포도밭의 사계절, 와인을 즐기는 태도나 관습, 포도를 따는 방법부터 와인이 발효시키기 위해 들이는 노동과 산미를 측정하는 장면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는 제법 와인의 양조과정을 충실히 담고 있다. 물론 와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숙성되어 가는 과정을 읽을 수 있다는 것! 프랑스 영화 중 가족을 등장시켜 유쾌발랄하게 스토리를 전개시키는 영화가 꽤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