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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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냘픈 날갯짓일상/film 2020. 2. 7. 21:05
올해 봤던 영화 가운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영화는 단연 여감독들의 작품들이다. 이 그러하고 이번에 본 작품 가 그렇다. 작은 몸집의 벌새가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은 마치 정지화면 같지만, 이를 위해 벌새는 1초에 60번의 날갯짓을 한다. 마찬가지로 은희를 비롯해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하루하루 무수한 날갯짓을 마음 속에 띄운다. 느낌 또는 생각의 파동이 느릿느릿한 화면 속에 꽉 차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영화를 봤다. 영화는 1994년 여름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실 나는 영화 속 세대의 감성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한다. 김일성 주석 사망이나 성수대교 붕괴 사고는 아주 어릴 적의 일이다. 그 뿐 아니라, 아마 영화에 등장하는 은희나 지영 같은 인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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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쥔 순응자일상/film 2020. 2. 6. 00:40
모처럼 명절을 맞아 같은 기간에 개봉한 영화 한 편을 봤다. 바로 . 동생이 내일 우리 가족 다 같이 영화관 갈까? 하는 제안에 곧장 예매를 했다. 보통 명절에 부랴부랴 영화티켓을 예매하면 괜찮은 위치에 자리 네 개가 연달아 있는 경우가 드문데, 다행히 조금 뒤쪽이기는 해도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자리를 구했다. 명절이 확실히 영화관 대목이기는 한지, 영화관에 가까운 층으로 갈수록 주차하기가 팍팍했다. 역사적 맥락 안에서 스토리를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역사 속 주인공을 스토리의 소재로 삼으면 어쩐지 부담스럽다. 예를 들어, 70~80년대 군부독재를 살아간 서울시민들의 애환을 담은 이야기라고 하면 괜히 더 궁금하지만, 독재정권의 정점에 있던 대통령과 막후의 핵심인물이었던 중앙정보본부장, 경호실장이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