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편의 독일 영화일상/film 2021. 7. 25. 16:28
Du stehst am Strand und schmeckst den salzigen Geruch des Windes der über das Meer kommt,
im Bauch das warme Gefühl grenzenloser Freiheit
und auf deinen Lippen den bitteren tränendurchtränkten Kuss deiner Geliebten.
해변에선 짜릿한 소금내 바람은 파도에 씻겨지고
뱃속은 무한한 자유의 따사로움으로 가득 차네
입술에는 연인의 눈물 젖은 키스가 쓰게만 느껴지네
Weißt du denn nicht wie das ist, wenn du in den Himmel kommst?
Im Himmel da reden die über nix anderes als über das Meer und darüber wie wunderwunderschön es ist.
Sie reden über den Sonnenuntergang, den sie gesehen haben.
Sie reden darüber wie die Sonne blutrot wurde, bevor sie ins Meer eintauchte
und sie reden darüber wie sie spüren konnten wie die Sonne ihre Kraft verlor und die Kühle vom Meer heraufzog
und das Feuer nur noch in ihrem Inneren glühte.
천국에 대해서 못 들어봤나?
그곳엔 별다른 얘깃거리가 없어. 바다의 아름다움과 바다에서 바라본 석양을 얘기할뿐이야.
사람들은 자신이 본 석양에 대해서 얘기할 뿐이야.
사람들은 태양이 바다로 빨려들어가기 전에 핏빛으로 변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지.
사람들은 태양이 힘을 잃고 바다의 냉기를 끌어안는 것을 이야기해.
그렇게 영혼 속의 불길만이 영원한 거야.
집콕 생활로 되돌아가고 있는 요즈음 스트리밍을 통해 두 편의 영화를 봤다. 꽤 영화를 고르다가 튼 것이 '99년도에 만들어진 <노킹 온 헤븐스 도어>다. 평소에 보고 싶었던 영화였고, 마침 차분한 느낌의 영화를 보고 싶어 이 영화를 택했다. 주제는 무겁지만 코미디적인 요소가 많고, 근사한 대사도 많다.
죽음이 임박한 두 남자가 바다를 향해 무작정 길을 나선다는 이야기는 어딘가 낭만적인 면이 있다. 오렌지빛 태양은 매일 바다 위로 솟아오르지만, 저녁이 가까워지면 바다는 다시 태양을 조용히 집어삼킨다. 태양의 휘황함도 영원하지는 않을진대, 인간의 영혼에 깃든 불꽃은 꺼질 줄 모른다. 마틴과 루디는 각자의 버킷리스트를 들고 자신의 불꽃을 확인하기 위한 여정에 오른다.
독일이 배경인 영화이니 주인공들이 바다를 보려면 북해나 발트해밖에 없을 것이고 북으로 북으로 이동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걷는 길 위에는 아무런 이정표도 없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 두 남자를 해방시켜주는 최종 보스의 관용이 없었다면 이들이 삶의 끝을 마무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인생에는 열쇠가 되어주는 인연이 있는 것일까? 여는 곡 <I will survive>와 닫는 곡 <knockin' on heaven's door> 모두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뇌리에 새겨지는 곡이라는 점 역시 기억에 남는 영화다.
Ich verstehe die Botschaft des Songs
Jeder Mensch hat seine Würde.
Wir werden verletzt, kränkte.
Und wir halten es aus, solange wir noch ein letztes Stück Würde festhalten können.
Aber wenn dir ein Eimer Scheiße nach dem anderen auf den Kopf geworfen wird,
dann ist es vielleicht besser, diese Welt zu verlassen. Gehen, aber mit Würde.
이제야 ‘글루미 선데이’의 메시지를 알 것 같아
모든 이들이 자신만의 존엄을 가진다는 걸 뜻하는 것 같아
상처를 받고 모욕을 당해도
한 줌의 존엄으로 우린 최대한 버틸 수 있어
하지만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세상을 떠나는 게 나아
떠나는 게 나아 존엄을 지키면서
여운이 긴 영화다. <노킹 온 헤븐스 도어>와 마찬가지로 90년대 영화다. <인생은 아름다워> 이후로 보았던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다룬 영화 가운데 인상적이기도 하지만, 한 여인을 사이에 둔 두 남자의 서사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충분히 멋진 이야기인 것 같다. 영화에서 <Gloomy Sunday>를 작곡한 안드라스 아라디라는 인물의 예술가적인 면모가 부각되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라즐로 자보라는 인물에게 시선이 갔다.
"사람은 두 가지를 좋아할 수 있어. 육체를 위한 것, 마음을 위한 것. 나를 채워주는 것, 내가 갈망하는 것. 그녀를 완전히 잃느니 한 부분이라도 가지겠어"라고 말하는 라즐로는, 단지 유대인이 보이는 실리적인 태도 이상의 용기와 대담함, 관용을 보여준다. 한 여인을 사랑하는 두 사람과 서로를 미워하지 않는 두 경쟁자라는 내러티브는 언뜻 비현실적인 것 같지만, 여주인공 일로나의 부드러움과 지혜로움이 이 두 가지 인물을 아슬아슬하게 매개한다. 하지만 나치 독일의 저열한 민낯이 점점 노골화되기 시작하면서 셋의 사랑과 우정이라는 균형점은 파국을 맞이한다. 언제든 다시 찾아보고 싶은 영화다. [Ende]
'일상 >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0) 2021.08.23 두 편의 일본 영화 (0) 2021.08.16 두 편의 지중해 영화 (0) 2021.07.09 두 편의 킬링타임 (0) 2021.07.07 존재의 경계 (0) 202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