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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페인어 공부주제 있는 글/Second Tongue 2016. 10. 17. 20:59
<스페인어 공부를 도왔던 책 다섯 권 엄선!>
먼저 말하자면 나는 서어서문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DELE 자격증을 취득한 적도 없다. 그럼에도 대학입학 이후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스페인어를 독학해 왔기 때문에, 전문성은 좀 부족할지 모르지만 내가 스페인어를 공부해온 방식을 몇 권의 책을 통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원래 어학적 관심이 많은 편이다. 가까운 친구들에게 우스갯소리로 수집할 게 없어서 외국어를 수집하냐는 소리도 들었을 만큼;; 배운 경험이 있는 외국어를 나열해보자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아랍어, 독일어까지... 시간순으로 이렇게 배웠었다. 영어야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누누이 노출될 수밖에 없었고, 일본어의 경우 우연한 기회에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해왔다. 중국어는 고등학교 때 2년간 일본어와 함께 공부했고, 스페인어는 대학교에 입학한 첫 해 처음 접했다. 아랍어는 재작년 주말강좌를 이용해서 알파벳 정도만 익혔고, 독일어는 작년 말부터 4개월간 공부한 끝에 ZD A2 수준의 자격을 땄다.
이 가운데 내가 그나마 편히 쓸 수 있는 언어는 영어와 일본어 정도다. 그렇다고는 해도 현지에서 배운 언어는 아니니 원어민 수준이랄 수도 없다. 스페인어의 경우 어휘가 좀 부족하지만 <El país>와 같은 뉴스를 접하며 계속 독해력을 유지해 왔다. 그 외에 중국어, 아랍어, 독일어는 워낙 초보적인 수준의 지식밖에 없다보니 어디 가서 중국어나 아랍어, 독일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하지는 않는다;; 특히 아랍어는 그 꼬부랑대는 알파벳부터 심상치 않더니, 지금은 기어이 알파벳마저 가물가물한 상태에 이르렀다. 아랍어는 아무나 배우는 게 아니다...
사실 독일어 공인자격(ZD A2)를 따기에 앞서, 스페인어 공인자격(DELE)부터 공부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연중 3회 정도 실시되는 DELE 시점 때마다 다른 시험을 준비하는 일로 DELE를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에 비에 ZD는 시험일정도 훨씬 자주(거의 매달) 있었기 때문에, 시기에 구애받지 않고 자격증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그 점이 가장 아쉽다. 또한 DELE를 위해서는 말하기와 듣기 능력이 일정수준 갖춰져야 하는데, 독학공부를 하면서 아무래도 독해와 작문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고르지 못한 어학실력도 DELE에 과감하게 도전하지 못한 또 다른 이유가 됐다.
항상 서두가 길다. 더 길어지기 전에 본론으로 넘어가자^^
< Nº1. Español sin fronteras/Sociedad General Española de Librería>
#발음
왠지 모르겠지만 일찍부터 스페인어에 매력을 느꼈다. 대학 1학년 2학기가 되었을 때, 교양서어초급을 수강신청했다. 일주일에 4회나 되는 꽤 부담스러운 스케쥴에, 대체로 문과대학 학생이 수강하는 수업이었지만 신입생의 패기로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게 스페인어와의 첫만남이었다.
모든 언어의 첫걸음은 발음이다. 특히 유럽언어의 경우 알파벳이 공용문자와도 같기 때문에, 조금씩 변형된 알파벳이 있더라도 그것을 익히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발음이다.
내가 느끼기에 스페인어 발음은 간결하고 건강한 인상을 준다. 스페인 여행을 갔을 때 사람들이 Hola~(올라)하고 명랑하게 인사를 건네면, 나도 따라서 반갑게 인사하곤 했다. 우리나라 사람이 발음하기에도 크게 무리 없는 발음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떤 면에서는 유럽 속의 일본어처럼 가벼운 느낌이 강한 발음을 지니고 있다. 이탈리아어와 비슷해서 두 나라 사람은 상당부분 서로 소통이 가능하다고도 하는데, 적절한 묘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페인어는 담백하다면 이탈리아어는 억양부터가 좀 더 끈덕지게 늘어지는 느낌이 있다.
여튼 초심자로서 스페인어를 배울 때는 발음을 만만하게 봤었는데, 배우면 배울 수록 쉽지 않은 것이 또 스페인어의 발음이기도 하다. 우선 악명 높은 rr 발음(혀를 ㄹㄹㄹ 떠는 발음)이 있고, 단순한 r이라도 río(강)처럼 단어의 가장 앞에 나올 때는 rr과 비슷하게 강하게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내가 가장 발음하기 어려웠던 것은 sonrísa(미소)처럼 n 뒤에 따라 붙는 r 발음이었다. 우리나라 말에서는 '진리'를 [질리]라 편히 발음하는 것과 달리, 스페인어에서는 철자의 위치와 무관하게 n과 r 고유의 발음을 정확히 살려야 하는데 지금도 그 발음이 쉽지가 않다.
또 한 가지 완벽히 구사하기 어려운 발음 중에 하나가 ll(LL) 또는 y이다. 지역에 따라서 영어의 j 발음이 묻어나게 발음하기도 하고, 영어의 y처럼 평범하게 발음하기도 한다. 이 또한 익숙한 발음은 아니지만, 스페인어를 스페인어답게 만들어주는 섬세한 발음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쉽지 않은 것이 억양이다. 스페인어의 억양은 상당히 규칙적이다. 그러나 현지인과 비슷한 느낌의 억양을 구사하려면 오랜 연습을 요한다.
또한 영국영어와 미국영어가 비교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스페인 본토의 스페인어와 라틴아메리카의 스페인어는 발음과 어휘, 억양이 꽤 다르다. 내가 수강한 수업은 두 분의 교수님이 번갈아 수업을 진행하셨는데, 두 분 다 스페인에서 공부하신 분들이라 한쪽의 발음을 들을 기회가 더 많았지만, 다행히 한 교수님께서는 스페인어에서 쓰이는 발음과 라틴아메리카에서 쓰이는 발음을 간간이 비교 설명해주시곤 했다. 영어의 원조인 영국영어보다 미국영어가 더 세계화된 것처럼, 스페인 본토의 스페인어 뿐만 아니라 인구가 더 많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쓰이는 스페인어를 배우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요점은 처음 언어를 배우는 단계에서 발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발음에 강박을 가져서 외국어 공부에 소극적일 필요는 없지만,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등 기본적인 공부를 위해서는 발음이라는 첫 단추를 잘 꿰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발음 공부는 직접 수업을 들으면서 소리내어 발음하면서 혀에 익히면 가장 좋다. 그렇지만 유튜브만 대충 검색해봐도 정말 좋은 자료가 많기 때문에, 혼자서도 발음에 대한 감을 익히는 데 충분히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Nº2. 말문이 터지는 스페인어 첫걸음/넥서스>
#문법
사실 한국어로 된 교재는 몇 권 샀지만 진득하게 공부한 적은 없었다. 이 책이 아니라도 구매한 책만 여러 권인데 좀 아깝긴 하다. (떠오른 김에 몇 권은 알라딘에 팔아야겠다)
스페인어를 더 공부하고 싶었지만 이듬해 교양서어중급 과목을 들을 수는 없었다. 첫 수업에 청강을 갔더니 너무 서어서문학과 위주로 수업이 흘러가서 내가 듣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때부터 주말마다 틈틈이 스페인어 학원을 다니며 회화 수업을 들었었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아무래도 일상에서 가능한 소통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문법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스페인어는 유럽언어 가운데 문법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물론 성(性)과 수(數)에 따라 어휘 형태가 달라지는 건 누구에게나 처음에는 낯선 부분이다. 하지만 이는 라틴어 계열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하고, 게르만어 계통인 독일어에 비하면 양반에 속한다. 예컨대 스페인어는 단어의 성(性)이 '남/녀'로 나뉘지만 독일어는 '남/중성/녀'의 세 가지로 나뉜다. 또한 스페인어는 명사를 보면 남성명사인지 여성명사인지 대체로 금방 알 수 있다. -o로 끝나면 남성명사, -a로 끝나면 여성명사가 되는 식이다. 열에 아홉이 그렇다. 희랍어에서 유래된 단어 등 일부 예외는 있지만 말이다. 그밖에 격(주격/목적격/소유격 등)도 매우 단순한 편이라 할 수 있다.
라틴어 특성상 시제가 워낙 다양한 데다 인칭에 따라 모양새가 달라지는데, 이게 꽤 높은 진입장벽이다. 무책임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것 역시 공부하다보면 익숙해진다.
다시 한 번 독일어와 비교하자면, 독일어는 스페인어 만큼 시제가 다양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시제에 따른 동사 변화는 독일어가 스페인어보다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동사원형을 봐도 변형된 형태가 쉽게 연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스페인어는 일부 주요동사(ir(가다), ser(있다), poner(두다) 등)를 제외하면 시제에 따른 동사변화도 몇 가지 원리만 익히면 큰 예외없이 활용할 수 있다.
같은 라틴어 계통 안에서 비교해 보아도 스페인어는 프랑스어보다도 문법이 간결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복잡한 문법적 장치가 있기 때문에 프랑스어와 독일어가 과학적이고 정교하다고는 하지만, 처음 외국어를 배우는 입장에서 스페인어는 그만큼의 문법적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사실 문법은 의지만 있다면 독학이 충분히 가능하다. 나도 인터넷에서 흔히 언급되는 사설 어학원을 다녀본 적이 있지만 회화나 작문 수업을 들은 적은 있어도, 문법 수업은 들어본 적이 없다. 개인적으로 주입식으로 배우는 문법은 어학에 대한 흥미를 금세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문법 공부에 왕도는 없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을 비교해보고 골라서 파고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물론 스페인어의 문법이 비교적 쉽다고는 했지만, 까다로운 영역(예를 들어 나는 se/te/me/lo라 하는 직/간접목적격의 위치를 정하는 게 어려웠다)도 분명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학원의 도움을 빌려도 될 것이다. 또 시험응시처럼 단기로 성과를 내야 한다면 사설 어학원도 좋은 선택지일 것이다.
그렇지만 만약 강좌를 수강하고자 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기관은 문화원이다. 독일의 괴테문화원, 프랑스의 프랑세스 알리앙스처럼 스페인은 세르반테스 문화원이 있는데, 다만 문제는 이 세르반테스 문화원의 본원이 대구에 있다는 점이다. 다행히 최근 서울 소재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AULA라는 이름으로 분원을 개원했는데, DELE를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입시반도 있고 커리큘럼도 괜찮은 것 같다. 홍보성 글도 아니고 직접 다녀본 적이 없으니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학기관이나 본국에서 관리하는 인증기관에서 전문적으로 배우는 게 내 경험상 기초를 다지는 데 더 낫다고 본다. '내 경험상'이라 함은 독일어(괴테문화원)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 Nº3. しっかり身につくスペイン語(확실히 몸에 익히는 스페인어)/ベレ出版>
#공부 매체
이 때가 스페인어를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 시기였다. 대전에서 3년 동안 지내면서 일이 끝난 뒤에는 낮에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좀 변태적이지만 스페인어 책을 필사(筆寫)하기 시작했다. 일이 끝나면 무념무상으로 카페에 죽치고 앉아 몇 시간이고 책에 나온 스페인어 구문을 노트에 적어 내려갔다. 그게 내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었다.
이 책은 일본어로 된 스페인어 교재인데, 꿩 먹고 알 먹고~ 식으로 일본어를 공부하는 겸 스페인어를 공부할 목적으로 책을 구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표현이 워낙 일본어식이고, 스페인어와 일본어가 한참 동떨어진 어족(語族)이다보니 교재 속 예문(스페인어)과 예문의 해석(일본어)이 어쩐지 아귀가 안 맞는 감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것만 빼면 좋은 교재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영어교재의 필요성을 느낀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 스페인은 예전만큼의 강대국은 아니어서 그런지 프랑스어나 독일어에 비해서는 접할 수 있는 텍스트나 영상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인구 면에서는 프랑스어나 독일어와 비교도 되지 않게 많이 사용되지만, 스페인어의 힘을 결정짓는 고급정보의 생산은 부족한 것 같다. 특히 듣기와 말하기를 늘리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스페인 뉴스나 스페인 드라마를 접해야만 했는데 마땅한 매체가 없었다. 그래서 샅샅이 찾아내서 발견한 것이 El País와 RTVE. 사실 '샅샅이'랄 것도 없이 스페인의 대표적인 매체들이다.
먼저 El País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일간지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나 뉴욕타임즈에 해당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문장도 좋고 시사를 접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El País에 나오는 소식을 장기간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다이내믹한 나라인지를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하루가 멀다하고 정치면에서 시끌벅적, 경제면에서 시끌벅적, 사회면에서 시글벅쩍, 연예면에서 시끌벅쩍, 사방이 시끌벅쩍인데 스페인은 그 정도로 뉴스거리가 다양하지는 않다. EU 공통의 화제나 정치뉴스, 그리고 과연(!) 스포츠(축구) 뉴스가 주를 이룬다. 최근에는 난민 이슈가 주요하게 다뤄졌고, 스페인의 총선결과가 인포그래픽 형태로 상세히 다뤄지기도 했다.
다음으로 RTVE. 우리나라의 KBS와 같은 공영방송이다. RTVE를 통해 접할 수 있는 것은 스페인 뉴스(방송)와 드라마이다. 원하는 채널을 골라 시청할 수 있는데, 드라마의 경우 설정을 하면 스페인어 자막까지 아래에 나온다. 시대극, 수사물 등 장르도 다양하니, 대충 트레일러를 본 다음 하나를 골라서 보면 된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수업에서 배운 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빠른 속도를 실감할 수 있다. 나는 말이 들리든 들리지 않든 드라마를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하곤 했다. 라디오 어플을 설치하면 음성으로 뉴스를 듣는 것도 지원된다.
< Nº4. Intermediate Spanish Grammar, McGraw Hill>
#어휘
일본어 교재에 뒤이어 다시 미친듯 필사를 했던 또 다른 교재다. McGraw Hill 출판사는 세계적인 어학전문 출판사답게 스페인어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언어교재를 출간하고 있는데, 스페인어와 관련된 교재만 해도 종류가 다양하니 큰 서점에 가서 본인의 요구에 맞는 책을 찾아 보는 게 가장 좋다.
영어는 기본적으로는 게르만어 계통의 언어지만, 라틴어에서 따온 어휘가 굉장히 많다. 이는 아마 과거 영국의 귀족계층이 라틴어 계열에 속하는 프랑스어를 즐겨 사용했던 영향이 클 것이다. 한편 스페인어에서 온 영어표현으로는 mosquito(모기), guerrilla(소규모 전투), bonanza(노다지) 등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의 많은 지명(San Francisco, Los Angeles, San Diego...)이 스페인어임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어찌 됐든 이런 언어적 유사성 때문에, 일본어 교재를 사용할 때보다는 내용을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일단 어순도 거의 일치하고 말이다.
영어교재를 사용할 때의 장점은 스페인어를 공부함으로써 영어의 어원을 규명하는 공부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점이다. 한국어로 된 스페인어 교양서적의 종류가 날로 다양해지고는 있지만, 한국어로 된 스페인어 어휘집은 시중에 마땅히 좋은 게 없는 것 같다. 하다 못해 학교 수업 중 어느 교수님은 우리나라말로 된 스페인어 사전은 절대 구매하지 말라고 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나는 스페인어 속에서 영어와 비슷한 어휘를 발견할 때마다 퍼즐조각을 맞추는 듯한 재미를 느껴서, 나중에는 스페인어의 어원에 대해서도 구글링을 해봤다. 스페인은 유럽 국가 중 아랍세계의 영향을 가장 강하게 받은 지역이기 때문에 라틴어족에 속하면서도 아랍어적인 특성이 남아 있다. 그 대표적인 어휘로 매우 일상적으로 쓰이는 스페인어의 usted(2인칭 존칭), hasta(~까지)는 각각 아랍어의 ustadh(선생)와 hata(~까지)에서 유래한 단어다.
이처럼 색다른 방식으로 어휘를 지루하지 않게 공부하는 것도 어휘력을 늘리는 하나의 방법이다. 뭐든 오래 공부하려면 재밌게 공부하는 게 우선이니 말이다.
그밖에 추천하고 싶은 어휘집으로 DELE 교재로 유명한 edelsa의 어휘집도 유용하다.(이 역시 수준별로 종류가 다양하다) 또 동사를 파고들겠다 한다면 Barron's에서 나온 <501 Spanish Verbs>도 괜찮다. 사용빈도가 높은 501개의 동사가 실려 있는데, 각 동사마다 시제/인칭별 변화형이 나열돼 있고 해당 동사와 관련하여 자주 쓰이는 숙어도 페이지 하단에 함께 표기돼 있다.
<Nº5. Gramática de uso del español / sm-ele>
#기타
가장 최근에 구매한 책이다. 스페인어로 된 스페인어 교재니까 스페인어 교재의 끝판왕인 셈이다. 나름 외국어서적 코너에서 꼼꼼하게 비교해보고 산 건데 괜찮다, 이 책. 디테일한 부분까지 알기 쉽게 챕터별로 설명을 달아 놓았다. 레벨별로 교재가 다르니 본인의 수준에 맞춰 책을 고르면 된다.
서두에 밝혔듯이 언어를 언어답게 쓰기 위해서는 말하기와 듣기 실력이 수반돼야 하는데, 특히 말하기 실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 아마 세르반테스 어학원에 회화 수업이 개설된 게 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한국에 들어와 사는 외국인도 많으니, 스페인어 과외를 받아도 되지만 아무래도 강사는 아니다보니 체계적인 학습은 어려울 수도 있을 거라 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아는 바가 많지는 않지만, 여의치 않으면 Duolingo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를 수준별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어플리케이션인데, 발음이나 문법에 대한 기초적이 지식이 있다면 좀 더 빨리 어플리케이션에 적응할 수 있다. 어플리케이션 치고 매우 고퀄이다. 마이크 기능을 이용해서 화면에서 제시된 문장을 따라 읽으면, 발음을 정확하게 했는지 자동적으로 채점을 해준다.
원론적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언어 학습에는 관심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내 경우는 스페인 예술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스페인어에 대한 공부를 멈추지 않을 수 있었다. 만약 본인이 스페인 축구리그 프리메라리가에 관심이 있다면, 그러한 관심을 쭈욱 밀어붙여서 스페인어를 계속 붙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외국어를 배우는 데 있어 관심은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인 것 같다. 발음, 어휘, 문법 등은 차후의 문제다.
새로운 언어를 익히다보면 그 나라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고, 그 나라의 역사를 알게 된다. 나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그래서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늘 신선한 도전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스페인어는 내가 알아가고 싶은 친구중 하나였다.
그렇지만 사실 시간이 갈수록 일상에 치여 외국어를 교양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가 참 어렵다. 당장 다른 일로 코가 석 자니..현재는 사실상 일본어고 스페인어고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현재로서 외국어 공부는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려있는 상태지만, 시기를 노려서 기회가 닿는다면 Dele 자격증을 꼭 따는 게 목표다!!
...분명 서두에 간단히 소개한다고 했건만 글이 너무 길어졌다. 스페인어 공부에 대한 소개는 이쯤에서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스페인어 필사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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