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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아 비바(Água viva)일상/book 2024. 5. 30. 17:31
나는 갑작스러운 순간들을 눌러 고정시킨다. 스스로의 죽음을 품고 있는 순간들, 탄생을 품고 있는 다른 순간들―나는 변태(變態)하는 순간들을 고정시킨다. 그것들이 죽는 동시에 탄생하며 이어지는 모습 속에는 끔찍한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
—p.18
당신이 나에 대해 알게 될 것은 그림자, 과녁에 명중한 화살의 그림자다. 화살은 내게 거의 아무런 의미도 없으니, 나는 아무런 공간도 차지하지 않는 그림자를 헛되이 움켜쥘 것이다. 나는 나 자신과 당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무언가를 만들 것이다―이것은 죽음에 이르는 나의 자유다.
—p.23
영원: 시작된 적이 없는 모든 것을 위한 말이다. 나의 이 작은, 너무도 한정된 머리는 시작되지도 않고 끝나지도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할 때면 터져버릴 듯하다一그것은 영원하기 때문에.
—p.39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나는 가고 있다.
—p.44
동물들과 신체적인 접촉을 하거나, 아니면 단순히 동물들을 쳐다보기만 해도 내 온몸은 전율한다. 동물들은 나를 환상에 빠뜨린다. 동물들은 스스로를 측정하지 않는 시간이다. 나는 인간이 아닌 생물들, 자유롭고 불굴하면서도 나와 같은 본능들을 지닌 생물들에게 어떤 특별한 공포를 느끼는 듯하다. 동물은 어떤 무엇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지 않는다. 절대로.
—p.77~78
나는 궁금해한다: 내 안에 있으면서 생각의 외부에 존재하는 그것은 누구인가? …그리고 나는 내 꿈의 끝까지 팽팽하게 이어진 줄 위를 걷는다. 육욕에 시달리는 내장들이, 충동의 맹렬함이 나를 이끈다. 나는 나 자신을 조직하기에 앞서 내 내부를 와해시켜야 한다. 자유의 원초적인 상태를, 그 최초이자 덧없는 것을 체험하기 위해. 자유, 실수하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설 자유.
—p.109~110
비뚤어진 삶? 사물들 사이에는 충돌하기 직전의 가벼운 어긋남이 있음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가벼운 어긋남, 이 ‘거의’ 속에서 서로를 거의 이해한다. 그리고 그건 삶을 똑바로 견디는 유일한 방법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삶과 갑작스럽게 대면하는 순간 겁에 질려 그 섬세한 거미줄에서 떨어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p.113~114
과거의 순간에 보았던 기억을 통해 보지 않는다. 그 순간은 여기 이것이다. 숨 막히는 절박함을 지닌 순간. 그 자체로 절박한 순간. 나는 그 순간을 살고, 나는 그 순간이 다른 순간으로 넘어가는 과정 속으로 뛰어든다. 이 둘은 동시에 이루어진다.
—p.123
나는 단언한다: 기필코 있을 것이다. 내가 갖지 못한 건 우리가 아는 그 진실을 말할 용기다. 그 말은 금지돼 있다.
—p.151
아, 삶은 너무도 불편하다. 모든 게 죄어 온다: 몸은 요구하고, 정신은 멈추지 않는다. 삶이란 피곤한데 잠을 잘 수 없는 상태와 같다―삶은 성가시다. 당신은 몸과 정신 그 어느 것도 벗어 둔채 걸어 다닐 수 없다.
—p.154
아직 지나지 않은 것―지금이다. 지금은 지금의 영역이다. 그리고 즉흥곡이 계속되는 한 나는 태어난다.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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