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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언제나 내일/에밀리 팅/로맨스/조쉬(브라이언 그린버그), 루비(제이미 정)/79>
이대 쪽은 좀처럼 갈 일이 없는데, 영화 찾아 삼만리로 근래에만 두 번째 방문이다. 이번에는 신촌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갔는데, 동시간대의 여러 영화들 중 유일하게 동양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를 고민 없이 예매했다.
한국어로는 <홍콩은 언제나 내일>로 번역된 이 영화의 원제는 <It's Already Tomorrow in Hong Kong>으로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있다. 영화의 제목은 곧 영화속 남자주인공(조쉬)이 작업하고 있는 소설의 제목이기도 하다. 홍콩이라는 공간은 금융업에 종사하는 조쉬에게는 뉴욕보다 항상 하루 빨리 장이 열리는 곳으로서 '별세계'라는 의미를 지니는 동시에, 영화의 전반에서는 서양과 동양이 교차하는 멜팅팟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혹자는 이 작품이 <비포 선라이즈>의 홍콩 버전이라고도 하던데, 홍콩으로 장소를 옮겨왔다는 것을 빼면 대략적인 컨셉이 거의 비슷하지만 몇 가지 점에서 차이가 난다. 엄밀히 말해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 아닐 뿐더러, 조우하는 두 남녀 주인공은 각자의 연인이 이미 있는 상태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조금은 무리한 설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나름 재미있게 봤다.
영화 관람이 끝난 후 제작자가 와서 관객과의 시간을 가졌는데, 영화 속 두 주인공은 영화 작업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연인이었고 얼마전 결혼까지 했다고 하니, 영화 속 이들의 연기는 연기가 아니었던 셈이다.
참고로 여주인공 제이미 정은 극중에서 중국계 미국인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유 아 어글리 투/마크 누난/드라마/윌(에이단 길렌), 스테이시(로렌 킨셀라)/81>
본의 아니게 최근에 개봉한 아일랜드 영화(브루클린, 싱 스트리트, 그리고 유 아 어글리 투까지...)를 많이 보게 됐는데, 각각 제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굳이 우열을 매기기는 어렵지만, <유 아 어글리 투>도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
별 것 아닌 일상을, 그러나 주인공에게는 전부인 그것을 고백하듯이 담담하게 풀어내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가 바로 그랬다. 눈에 띄지 않게 재치 있는 대사들과 유머가 우중충한 이들의 삶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마음 속 장벽을 허물어내는 것 같았다. 영화 <아이 앰 샘>을 닮은 것 같기도 했다가, <마미>를 조금 섞어 놓은 듯한 느낌도 있었다. 어찌 됐든 러닝타임 내내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해서 봤다. 맹랑한 꼬마의 연기도 좋았고, <왕좌의 게임>에서 베일리스로만 익숙했던 에이단 길렌의 연기도 좋았다.
그러고 보니 이 영화도 <홍콩은 언제나 내일>과 마찬가지로 영화 제목에 대한 언급이 토막난 에피소드로 잠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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