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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 사무라이를 싣는 다리(킨타이교(錦帯橋), 이와쿠니(岩国))여행/2017 일본 히로시마 2017. 8. 9. 20:06
시내에 도착한 후 곧바로 히로시마 역으로..
티켓을 출국 전날 끊고 짐은 가방 하나 크기 만큼 단출하게 챙겼다. 이륙 시간이 이른 아침이었기 때문에 새벽에 집을 나섰더니, 아니나 다를까 비행기 안에서 완전히 곯아 떨어졌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 인지하지 못할 만큼 단잠에 빠졌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비행기가 히로시마 공항에 착륙한 뒤였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한지 약 한 시간 반 남짓 지난 시각이었다.
JR 너머 차창으로 수평선을 메우고 있는 공단(工團)이 눈에 들어왔다
이와쿠니 역에서 산도쿠 지선으로 갈아탄 뒤 카와니시 역에서 하차!!
히로시마 공항은 생각보다 작았다. 미리 환전조차 못했기 때문에 직불카드에서 현금을 인출해야 했는데 ATM기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공항 안에 있는 은행창구에서 영어로 물어보니 전혀 못 알아듣지 못했다. 같은 말을 일본어로 바꿔 말하니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준다.
이와쿠니의 상징인 킨타이교, 이와쿠니성, 가마우지 낚시꾼이 간판에 그려져 있다
한가한 오후의 이와쿠니
이번 여행 이전에 마지막으로 일본을 여행한 것이 2009년의 일이다. 9일간 친구와 함께 간사이 지방 일대(오사카, 교토, 나라, 고베, 히메지)를 여행했었는데, 정말 좋았었다. 그런가 하면 2005년 도쿄를 갔을 때는 뚜렷한 기억이 없다. 차가운 도시의 색깔과 불친절한 사람들의 태도뿐. 그런 뒤섞인 기억들을 되살리며 히로시마에 첫 걸음을 내딛었다.
하교하는 학생들
등에 멘 란도셀을 보니 일본에 온 것이 실감났다
주택가 뒤로 이름 모를 사찰
히로시마에 도착하고도 오전중에 꽤 시간이 비었기 때문에, 먼 곳을 가장 먼저 들러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와쿠니를 가고자 공항버스가 히로시마 역에 멈추자마자, 역에서 이와쿠니행 티켓을 샀다. 이와쿠니로 치자면 행정구역상으로는 히로시마 현이 아닌 야마구치 현에 해당되지만, 이와쿠니~미야지마~히로시마가 하나의 권역을 이루고 있어서, 히로시마에서 어렵지 않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이다. 이와쿠니를 가려고 마음 먹은 것은 오로지 하나, 일본의 3대 명교 중 하나라는 킨타이교를 보기 위해서였다.
이날 너무나도 습한 날씨였다
니시키(錦) 강 위로 걸으며..
강물이 정말 맑아서 바닥의 돌들이 들여다 보였다
이 순간에도 방사능 오염이 떠오르는 건 왜인지-_-;;
킨타이교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이와쿠니 역이 아니라 카와니시(川西) 역인데 실수로 이와쿠니 행 티켓을 끊어 버렸다. 정 안 되면 후불하는 수밖에 없겠다 생각하고, 카와니시로 가는 지선에 올라탔다. 그런데 카와니시역에 내리고 보니 개찰구며, 직원이며 아무 것도 없는 매우 아담한 역이었다. 별 도리 없이 그대로 역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그제서야 일본의 무더운 여름 공기가 엄습해 오는 것을 느꼈다.
모습을 드러낸 킨타이교
17세기에 축조된 목조 교각으로 일본의 3대 명교(名橋)로 일컬어진다
다리 건너편에 거주하던 사무라이들이 강어귀 마을로 이동하기 위해 사용했다 한다
생각보다 가파른 아치 형상을 띤 다리였다
카와니시역에서 킨타이교에 이르는 길은 정갈하고 고요했다. 인적 없이 드문드문 차가 오갈 뿐, 횡단보도 앞 신호등에서는 일본 특유의 신호대기음이 흘러 나왔다. 양산을 쓰고 걸어가는 중년여성, 꼬부랑 할아버지, 란도셀을 등에 메고 실험도구로 장난을 치는 꼬마들이 눈에 들어왔다. 걸어오던 길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니, 어느덧 니시키 강 위에서 아치 형상을 뽐내고 있는 킨타이교가 눈에 들어왔다. 사진 속 모습 그대로라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했고, 강 동편으로는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어서 생각보다 '강 위의 거대한 다리'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다리의 계단
낚시꾼과 황새
다시 한 번 촬촬 흘러내려가는 강물!!
다리를 건너기 위해 300엔을 지불했다. 강 아래로는 낚시를 하는 할아버지 두어 분이 연방 낚싯대를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했다. 콸콸 흘러내려가는 강물 소리가 더없이 시원하게 들려왔다.
다리 위는 평범하게 보이는데, 킨타이교의 가장 멋진 설계는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킨다이교의 다리 밑은 날실과 씨실처럼 정교한 십자모양으로 매우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딱 보아도 견고한 다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중국 항저우에 있는 동명의 금대교(錦帯橋)를 본떠 만들었다고 하는데,
어딘지 모르게 중국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건너온 다리를 되돌아보며..
다리 맞은편에 안착!!!
킨타이교 건너로는 오래된 일본식 목조가옥이 죽 늘어서 있었다. 다리 건너편에 또 다른 매표소가 있었는데, 알고보니 650엔을 더 지불하면 이와쿠니 성을 오르는 케이블카를 탈 수 있었다. 다리 하나만 보기에는 아쉬운 생각이 들어서 그길로 또 다른 티켓을 끊었다. 표를 끊는데 한국사람이 일본어를 하는 게 신기했던 모양인지, 아주머니가 칭찬을 해주신 게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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