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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 산 위 작은 성(이와쿠니성(岩国城), 이와쿠니(岩国))여행/2017 일본 히로시마 2017. 8. 13. 00:27
요코야마 산 위의 이와쿠니성
공원에 마련된 공공조형물
박물관 옆 가마우지 우리
오래전부터 가마우지의 목을 묶어 낚시를 하는 풍습이 전해져 왔다고 한다
킨타이교를 건너 킷코 공원에 들어섰다. 킨타이교를 건널 때부터 산 위의 조그마한 성(城)이 눈에 띄기는 했지만, 그것이 이와쿠니 성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전에 가봤던 성들―히메지성(姫路城)과 오사카성(大阪城)―은 규모도 훨씬 크고, 평지에 자리잡고 있어서 해자(垓子) 또한 널찍했기 때문이다.
한두방울 빗방울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케이블카를 운행하지 않는 건 아닌지 잠시 걱정됐지만, 이런 날씨에 용케 케이블카를 운행하고 있었다
케이블에 올라 바라본 킷코진쟈(吉香神社)
킷코 공원에는 유서 깊은 고저택이 여럿 남아 있지만, 내가 갔을 때는 개방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데 요코야마 산에 가까워질 수록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후두둑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무더운 날씨였기 때문에 잠시 스쳐지나가는 소나기이길 바랐건만, 빗줄기가 꽤 거셌다. 이와쿠니성으로 오르는 케이블카가 운행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지만, 다행히 이런 악천후 속에서 케이블카는 15분마다 운행되고 있었다.
케이블카에 내려 이와쿠니성으로 오르는 길
허벅지까지 바지가 흠쩍 젖었다
이와쿠니성으로 가는 길
길 왼편으로 거대한 연리지(連理枝)가 눈에 들어왔다
케이블카에 내려 이와쿠니성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아스팔트 길과 산길 두 가지가 있었는데, 비가 이렇게 오니 당연히 아스팔트 길로 올랐다. 케이블카 도착장에서 분명 5분 거리라 표시되어 있었는데, 생각보다 오랜시간을 걸어야 했다. 챙겨온 우선을 쓰고 가는데도, 나무그늘을 비집고 들어온 빗줄기가 굵직해서 바지가 다 젖었다.
거센 비바람 때문인지 생각보다 길이 멀다고 느끼던 즈음 이와쿠니성이 시야에 들어왔다
비교적 아담한 크기의 이와쿠니성
17세기 초 축조된 이와쿠니 성은 완공된지 불과 7년만에 파괴되었고,
1960년대에 이르러 기존에 성이 있던 자리의 바로 옆에 지금의 성이 복원되었다
마침내 이와쿠니 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귀여운 크기의 성이었다. 성에 진입하기에 앞서, 17세기 당시의 성터를 지나쳤다. 1960년대에 새로이 축조된 지금의 성보다는 성이 더욱 컸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천수각에 올라 바라본 이와쿠니 시내
킨타이교 줌인!
원령공주에 묘사된 구름조각들 같다
세토내해 방면을 바라보며..
이와쿠니 성의 처마와 요코아먀 산의 녹음
1층에서 3층까지는 각종 유물이 전시되어 있고, 4층이 전망대였다. 4층에 올라 밖을 바라보니 좀전에 건너온 킨타이교와 함께 구불구불 세토내해로 빠져나가는 니시키강, 그리고 니시키 강을 끼고 땅에 바짝 엎드린 이와쿠니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시내에 착 가라앉은 비안개가 여름의 정취를 더하고 있었다. 남쪽이 바다 방면이고 북쪽과 서쪽 방면은 내륙 방면이어서, 북쪽과 서쪽을 바라보면 산등성이와 함께 산골짜기를 메운 구름들이 눈에 들어왔다. 4층 전망대에 얼마나 머물렀을까, 점차 시내의 풍경이 맑아지기 시작했다. 멀리 킨타이교 위에는 사람들이 우산을 거두고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천수각 내부에 전시되어 있던 사무라이 갑옷
이슬을 머금은 수국(水菊)
케이블카에 하차장에는 귀여운 시계탑이 있는데,
시간이 되면 유리창 안의 가마우지 동상이 돌아가면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와쿠니 성내에 전시된 일본도와 갑옷들을 간단히 둘러본 후 성을 빠져나왔다. 비가 거의 그쳐서 드문드문 매미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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