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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 신들이 사는 섬(미야지마(宮島))여행/2017 일본 히로시마 2017. 8. 16. 00:53
무쓴 까닭에서인지 오랜 옛날부터 신들이 산다고 여겨져 온 미야지마
미야지마구치와 미야지마를 오가는 배편은 많다
하지만 배 시간보다 중요한 것이 물때 시간!!
이와쿠니에서 미야지마구치로 향하는 길에는 역시나 이미 눈에 익은 공단이 눈에 들어왔다. 미야지마구치 역임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곧 열차에서 내렸다. 히로시마 역에서 출발한 뒤, 미야지마구치 역을 경유해 이와쿠니 역까지 갔기 때문에, 미야지마구치 역의 위치를 대충 익혀둔 상태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타는 지점이라 놓칠리 없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편의점에 가서 휴대폰을 충전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웬걸 휴대폰을 충전할 수 없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배터리를 갈아끼울 수 있는 간이식 보조배터리를 구입했다. 출항시각과 만조시각을 확인하려면 방전된 휴대폰을 다시 켜야만 했기 때문에, 보조배터리를 챙겨왔음에도 배터리가 없어 쓰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움에도 불구하고 간이식 보조배터리를 구입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 간이식 보조배터리..성능이 그닥 뛰어나지도 않다ㅠ)
가장 이쓰쿠시마 신사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하루 중 두 번 찾아오는 만조 시간을 확인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여기저기서 한가로이 거니는 사슴떼가 반긴다
도도한 자세로 자리를 잡은 숫사슴
미야지마구치와 미야지마를 오가는 배편은 많은 편이다. 저녁 6시까지도 많고, 대략 저녁 7시 즈음부터 배편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늦여름이기는 해도 석양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시각이다.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거의 바로 다음 배편이 있었기 때문에, 왕복 티켓을 끊어 곧장 배에 올라탔다. 배가 서서히 물살을 만들어내며 앞으로 나아갈수록, 오른편에 보이는 이쓰쿠시마 신사의 토리이가 처음에는 붉은 점으로 보이다가 점점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모르고서 갔는데 미야지마에도 숙박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딱 이쓰쿠시마 신사만 둘러볼 것이 아니라 미센산 등 주변경관을 천천히 둘러보고 싶다면 미야지마에서 1박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착해서 늦은 점심이라도 먹으려 생각했는데,
이날은 희한하게도 평일임에도 영업을 하는 음식점이 없었다
고독하게 바닷가를 배회하는 숫사슴
해안가가 딱히 깨끗해 보이진 않는데...사슴아 뭐하누~
터미널에서 내리니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사슴 떼였다. 나라의 도다이지(東大寺)에 갔을 때 봤던 사슴들이 떠올랐다. 이때 시각이 대충 오후 세 시에서 네 시 사이였던 모양이다. 미야지마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싶었는데, 희한하게도 영업을 하는 식당이 얼마 없었다. 죄다 길거리의 노점이나, 빙수 가게들만이 영업하고 있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애매한 시간대라 브레이크 타임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섬을 빠져나올 때 보니 그때 이미 아예 영업을 종료한 상태였던 것 같다.
점점 가까워져 오는 이스쿠시마 신사의 토리이
화면에 가득하게 한 장!
신사에 입장한 사람들이 보인다
희한하게도 유럽사람들(특히 스페인사람들과 독일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이튿날 히로시마에 가서도 느낀 사실이지만, 이곳에는 희한하게도 유럽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 영어보다는 독일어가, 독일어보다는 스페인어가 많이 들렸는데, '최초 원폭 투하'라는 상징적 의미, 또는 이쓰쿠시마의 경우 신들이 사는 섬이라는 상징적 의미에서 유럽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모양이었다. 유럽사람들의 행동이 워낙 분방하다보니 조용한 신사와 비교해 조금 위화감이 들기는 했지만...여하간 미리 만조시각을 확인해두길 잘해서, 물 위로 봉긋 솟아오른 토리이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앞서 이곳이 신들이 사는 섬이라 일컬어지는 까닭을 정확히 모르겠다고 했는데, 신사의 이름을 통해 대략적인 유래를 유추해볼 수가 있다. '이쓰쿠(居着く;斎く)'는 기본적으로 '자리잡고 살다', '재계하다' 등으로 풀이되는데, 고대부터 사람들은 미야지마의 커다란 봉우리를 이루는 미센산에 신들이 자리잡고 산다고 믿어 왔다. 때문에 스이코 천황의 6~7세기에서부터, 가마쿠라 막부, 무로마치 막부에 이르는 동안에도 오랫동안 보전되어 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각도 저 각도로 토리이를 담는 중..
서서히 이쓰쿠시마 신사의 본당이 가까워져 오고..
입구에 들어서기 전에 찰칵!!
결국 변변한 점심조차 챙겨먹지 못하고 입장한 이쓰쿠시마 신사. (입장하기 전 500엔 짜리 굴꼬치를 하나 먹기는 했다=_=) 그렇게 해서 일본의 3대 절경이라는 신성한 이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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