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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일상/book 2018. 2. 20. 00:01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빅데이터/후쿠하라 마사히로 外/경향BP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라즐로 복/RHK
어디를 가든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과 관련해 정당한 처우를 받지 못했는데, 이런 사실을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인생을 살면서 다른 어떤 것보다 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인다. 일을 해본 경험이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게 만들고 사람을 비인간적으로 만드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
그때 나는 내 앞에 두 개의 길이 놓여 있으며 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나의 길은 내 팀과 동료를 더 잘 대우해주고 그들의 성과를 개선하면서, 시간이 흐르면 다른 사람들도 나를 따를 거라고 기대하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의 길은 세상의 모든 기업이 직원들 대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었다. 이 둘 가운데 나는 두 번째를 선택했으며, 이 길을 가면 언젠가 내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가 생길거라고 믿었다. 나는 인적자원 분야의 일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p. 9
당신이 직원에게 자유를 주면 직원은 당신을 깜짝 놀라게 하고 기쁘게 만들어줄 것이다. 때로 이들은 당신을 실망시킬 수도 있지만 완벽하다면 인간이 아니다. 우리는 인간이므로 실수를 한다. 이것은 결코 자유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치러야 하는 하나의 대가일 뿐이다.
매력적인 사명을 발견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며 직원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실용적이기도 하다. 유능하고 쉽게 자리를 옮길 수 있으며 동기부여가 충실한 전문가와 기업가는 이런 환경을 요구한다. 앞으로 다가올 수십 년을 전망하면, 세상에서 가장 재능이 있고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자기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고 또 자기 조직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업으로 몰려들 것이다. 이는 도덕적인 차원의 일이기도 하다. 성경에서 말하고 있지 않은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고 말이다.
―p. 95
"재능에 대한 오해"의 교훈은 '똑똑한 사람은 채용하지 말라'가 아니라 '똑똑하기만 한 사람을 채용하지 말라'다.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라는 것은 단지 명성이 높은 사람이나 최고 실적의 매출을 기록한 사람 혹은 머리가 비상하게 좋은 기술자를 채용하라는 게 아니다. 어떤 회사의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성공을 거둘 사람, 주변의 모든 사라들까지 성공하도록 만들어줄 사람을 채용하라는 말이다.
―p. 119
구글에서 우리가 부딪치는 까다로운 여러 과제들 가운데 하나는 직원들이 회사의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주인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인간은 태생적으로 권위를 좇고 위계를 찾으며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참여하는 회의 자리를 생각해보자. 장담하건대 지위가 가장 높은 사람이 언제나 탁자의 머리 부분에 앉는다. 그 자리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자. 회의 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 앉아도 상석은 여전히 비워둔다. 이 장면은 우리가 위계를 만들어낸 방식의 미묘하고도 은밀한 성격을 잘 보여준다. 특별한 지시나 논의가 없었고 심지어 의식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서도 상사를 위한 자리는 비워둔다.
대중에게 권한을 넘기는 첫 번째 단계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모난 놈이 정 맞는다는 속담이 있다. 혼자 중뿔나게 굴지 말고 남들과 맞춰 행동하라는 경고다. 우리가 관리자가 갖고 있는 권한을 될 수 있으면 많이 부하직원에게 넘겨주려고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공식적인 권위가 줄어들수록 관리자가 팀원들에게 짐 지워야 할 당근과 채찍 역시 그만큼 줄어들며 팀원들이 혁신해야 할 영역은 그만큼 커진다.
자료에 의존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모든 대화가 자료에 뿌리를 두고 이뤄질 것은 기대한다는 것은 전통적인 개념의 경영자 혹은 관리자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뒤엎는 셈이다. 그 역할은 어떤 거부할 수 없는 통찰의 제공자에서 벗어나 진리를 찾아나가는 과정의 촉진자로 바뀌며, 모든 의사 결정은 가장 유용한 사실 관계들을 토대로 이뤄진다. 어떤 의미에서 모든 회의는 헤겔의 변증법적 과정이 된다. 어떤 사람이 어떤 테제(정)를 제시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안티테제(반)를 제시해 사실 관계를 의심하고 어떤 결정이 올바른지 검증한다. 이 과정을 거쳐 진테제(합)가 도출된다. 이 진테제는 단순한 의견을 토대로 했을 때와 비교해 한층 진리에 가깝게 다가서 있다. 구글을 지탱해왔던 핵심 운영 원리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정치하지 말고 자료를 사용하라"다.
―p. 195, 197, 203
많은 전문가들은 언제나 성공을 거두기 때문에 실패라는 것을 거의 경험하지 않는다. 그리고 실패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로서는 실패에서 어떤 것을 어떻게 배워야 할지 학습할 기회를 가진 적이 없다. 이들은 방어적이 되고, 비판을 차단하며, '비난'을 자기 아닌 다른 사람의 것 혹은 모든 사람의 것으로 돌린다. 요컨대 이들의 학습 능력은 정확히 이 능력이 가장 필요한 바로 그 순간에 폐쇄되고 만다.
―p. 396
업무 규칙 : 보상을 차등적으로 하려면...
- 쉽진 않겠지만 연봉을 불공평하게 지급하되, 성과의 멱함수법칙을 반영해 연봉 지급액의 변동 폭을 매우 넓게 설정하라.
- 성취를 축하하지 성취의 대가인 보상을 축하하지 말라.
- 칭찬과 사랑이 쉽게 퍼지도록 하라.
- 사려 깊은 실패라면 거기에도 보상을 해줘라.
―p. 399
직장에서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은 실제로 마땅히 그래야 하는 당위의 수준보다 훨씬 덜 의미가 있고 또 덜 즐겁다. 순수한 의도를 가진 리더라 해도 기본적으로 사람은 선하다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조직은 구성원을 통제할 목적으로 거대한 관료 체계를 구축한다. 이런 통제 구조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존재라는 믿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혹은 적어도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인지 잘 아는 계몽된 인물이 대중의 저급하고 비열한 속성을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 인간은 천성적으로 악하므로 규칙과 보상과 처벌로 단련시켜야 한다는 믿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p. 515
단기 TFT에 차출되었던 작년 11월 말경부터 이 책을 읽기 시작했으니, 완독하기까지 참 징하게도 시간을 오래 끈 셈이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빅데이터>는 사실 짧은 내용이라 가볍게 읽었고, TFT에 임하기에 앞서 인적자원관리에 좀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없을까 고민하다 고른 것이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였다. 그러고 나서 수주 후가 지나 회사에서 사원들의 자기계발을 독려한다며 건네준 책 역시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였으니...=_= 당시에는 남는 책 한 권은 알라딘에 팔아치워야겠다고 생각했건만 아직까지도 똑같은 책을 두 권이나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경영학은 실용학문이고 그 분파인 경영관리, 좀 더 세부적으로는 인적자원관리나 조직행동론 또한 누구나 관심만 있다면 쉽게 배울 수 있는 공부라 생각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경영학 서적에는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 편이다. TFT라는 과업조차 떨어지지 않았다면 애당초 경영학 서적 코너를 기웃거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처음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인사담당자가 흔히 겪을 법한 사례들을 적절한 어휘에 매칭시켜 설명하는 것 같아 별다른 감흥을 얻지 못했다. 그렇게 이 책은 3분의 1이나 읽었을까, 거의 무방비 상태로 TFT에 돌입했고, 당시 입사 반 년도 되지 않는 그야말로 신출내기에 불과했던 나는 TFT가 끝난 시점에서 이 책을 아예 미뤄두고 다른 책만 찾아 읽었더랬다.
조직의 인원을 적정인원 관점에서 관리하라는 매우 구체적인 직무가 떨어지면서, 본격적으로 내 업무의 테두리를 만들어나간 것이 최근 두 달 쯤 되었을까, 다시 이 책을 집어드니 그 짧은 기간이 무엇이라고 조금은 현업의 실무자 관점에서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책을 관통하여 느끼는 한 가지는 굴지의 구글도 얼토당토 않는 인사상의 시행착오를 숱하게 겪었다는 것, 불명확한 인사용어 또는 개념정의의 혼재에 따라 데이터 관리의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에서, 뭇 기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구글을 있게 한 것은 그러한 시행착오 속에서도 올바른 방향 정립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투명하게 소통했다는 점일 것이다. 인적자원(HR)이라는 용어 대신 사람운영(PO)이라는 표현을 구글이 택하고 있다는 것은 바로 그러한 맥락에서다.
업무를 하면서도 느끼고 독서를 하면서도 느끼는 사실은, 인사업무가 다른 업무(가령, 재무나 회계)와 달리 학문으로서의 발달이 더디고 실무기법의 개발이 더딘 것은 용어에 대한 합의가 없기 때문이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라즐로 복이 예시로 들었듯이, '현재 직원들'과 같은 기본적인 개념의 정의조차도 부서마다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예컨대 재무 팀에서는 한 주에 한 시간 이상씩 일하는 사람을 현재 직원으로 계산하는데, 복리후생팀에서는 적어도 반일제 이상 근무하는 사람만을 현재 직원으로 산정할 수 있다.
내가 업무를 하며 다루는 데이터들도 저마다의 구분법이 제각각인 경우가 허다하다. 구글이 이러한 데이터 관리를 간편하게 만들어주는 스마트한 플랫폼을 개발한다고 하던데, 정말 이런 디테일한 차이까지도 다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군다나 지금의 차이는 지금의 차이일 뿐, 달이 지나고 해가 지나면 인사제도가 바뀌고 조직이 개편되면서 미묘하게 데이터가 변화한다. 따라서 이를 관리하는 알고리즘 자체 또한 유기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참 어려운 일이다.
최근에는 인사분야의 책을 좀 더 심도 있게 읽어보고자, 일본어 원서로 된 책도 사서 가끔씩 들춰보고 있는데 뜨끔하는 표현이, 기업의 인사부문은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가장 마지막으로 들이닥칠 영역이라나 뭐라나. 인사(人事)라는 것이 사람을 다루는 일인 만큼 과학기술로 해결되기 어려운 영역이 많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지만, 거꾸로 데이터에 기반한 합리적 의사결정구조에서 가장 동떨어지고 뒤쳐지는 분야라는 인상을 더 강하게 받은 것이 사실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제 식상하다 못해 진부하기까지 한 '4차 산업혁명'의 도래라는 것이 정확히 뭘 말하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초연결, 초지능 사회가 다가오면 인간의 삶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이 정말일까. 농업혁명은 인간의 정주생활을 가능케 했지만, 인구밀집과 가축과 함께 사는 주거 환경으로 인해 전염병이 창궐하는 원인이 되지 않았는가.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순기능에만 함몰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생각이 정리되질 않는 것을 보아하니, 여전히 알아야 할 것도 많고 그만큼 배워야 할 것도 많은 모양이다. 이번 북리뷰는 이쯤으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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