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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헌(烏竹軒)여행/2018 늦겨울 강릉-평창 2018. 2. 25. 08:31
우리를 반겼던 버드나무
점심으로 한정식을 먹은 뒤 숙소에 짐을 풀었다. 곧바로 택시를 타고 오죽헌으로 출발!^o^
매표소를 지나 5분여 걸어가면 오죽헌의 입구 등장
"보물 제165호 강릉 오죽헌"
입구를 지나면 맨 먼저 모습을 드러내는 문성사
강릉에 오면 항상 경포대나 주문진만 들렀던 것 같다. 한 번은 중학교때 견학하러 정동진을 간 적도 있고.. 그렇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강릉에서 가본 적이 없었던 곳들을 가보기로 했다. 그 첫 번째 행선지가 오죽헌이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 오죽헌을 온 뒤로 오죽헌은 정말 오랜만이라며 감회가 새로운 모양이셨다.
문성사
까만 대숲
사실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은 검은 대나무 요녀석이었다. 겨울이 되면 눈이 잦은 이 지역에서 대나무가 자라는 것도 신기한데, 색깔도 숯에 검게 그을린듯 시커먼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런데 또 신기한 게 잎만큼은 막 돋아난 새순처럼 연둣빛을 띠고 있다.
처마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세 좋게 자라난 소나무
오죽헌 돌담, 장독대, 대나무숲
예전에는 우리 옛 건축물의 멋을 몰랐는데, 보면 볼수록 우리의 건축물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의 건축물은 웅장함과 화려함을 과시하고, 일본의 건축물은 절제미가 있다면, 우리의 건축물은 단아(端雅)한 멋이 있다. 제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나는 우리건물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우리 건축물은 웅장하지 않지만 지나치게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다정다감한 정서를 담아낸다.
추사 김정희의 추사체로 쓰여진 주단
대나무숲
사실 대나무도 대나무지만 여기서 더 시선을 잡아끄는 건 서슬퍼렇게 오죽헌을 굽어보는 소나무 병풍이다. 태백산맥 자락에 걸쳐 있어서 그런지 소나무가 싱그럽다 못해 기세등등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런데다 이날은 유달리 하늘도 맑아서 새파란 하늘에 소나무 병풍이 덧붙여져 눈이 시릴 지경이었다.
어제각, 이곳에는 율곡 이이가 사용하던 벼루와 「격몽요결」이 전시되어 있다
어제각(御製閣) 처마끝
몽룡실(夢龍室)을 시작으로 문성사(文成祠)~안채~어제각을 끝으로 오죽헌 구경은 길지 않게 끝났다. 짧게나마 오죽헌을 둘러보면서 이미 배운지 오래된 국사를 떠올리며 율곡 이이과 신사임당의 업적을 떠올려보았다.
꽃눈
곧 봄이렷다~
한편 오죽헌은 대나무 숲도 그렇고 경내의 다른 나무들도 관리가 잘 되고 있는데, 한 그루의 나무가 시선을 끌었다. 보송보송한 새 순을 밀어 올리고 있는 이 녀석, 목련이 아닌가 싶다. 아직 날은 추운데 벌써부터 봄 채비를 하는 것이 어지간히 성격이 급한가보다. 이 나무 외에 배롱나무, 매화나무 등 수령(樹齡)이 600년 가까이된 나무들이 오죽헌에 터를 잡고 있다. 그렇지만 겨울은 겨울인지라 아직까지는 봄을 기다리며 앙상한 가지를 감내하며 기다리는 듯했다.
오잉....이건 바라나시에서 봤던 링가와 요..나?!?!?
오죽헌을 다 둘러보고 빠져나오는데 구경거리가 있는 모양이었다. 알고보니 전통 놀이기구가 마련된 곳이었다. 투호도 해봤다가 굴렁쇠도 해보고..설 연휴는 설 연휴다. 나는 사진을 담느라 전통놀이를 하지는 않았는데, 어째 굴렁쇠 중심잡기가 간단치 않은 모양이다. 부모님 두 분 모두 잠시 어린 아이가 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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