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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9/ 예일타운(Yaletown, Vancouver)여행/2015 미국 북서부 2016. 7. 24. 13:57
<예일타운 도착!, Mainland Street에서>
14:00 PM
밴쿠버는 거의 대부분의 관광지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다. 개스타운에서 예일타운까지는 열 블록이 좀 넘는 거리에 불과했는데, 문제는 구글맵에서 미리 확인해둔 버스 정류장을 찾지 못했다. 날씨가 추워서 좀 헤매다가 안 되겠다 싶어 다시 한 번 택시를 이용했다.
<구경다니는 중, 멍멍이와 산책 나온 주민>
<예일타운에서, 붉은 벽돌로 지어올린 건물들과 빽빽하게 주차된 차량들>
예일타운은 밴쿠버에서도 부유한 동네라고 알고 있었다. 우리는 공공도서관을 한 블록 정도 지나서 내렸는데, 빨간 벽돌로 지어 올린 신식 건물들이 깔끔하게 들어선 곳이었다. 골목 양쪽으로는 빽빽하게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는데, 경관을 해쳐서 좀 아쉬웠다. 건물의 한 쪽은 도로에 바로 접해 있었고 반대편 쪽은 반층 정도의 높이 차이를 두고 출입구가 설치돼 있었다. 도로에 바로 접한 건물의 1층에는 옷가게나 갤러리 같은 상점들이 많았고, 반층 높은 곳에 위치한 가게는 대체로 레스토랑들이었다.
<철도 전시장에서, '토마스와 친구들'의 여러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전시장 옆에 마련된 조그마한 반원형 광장, 아마 여름철에는 종종 공연을 여는 공간인 것 같았다, 사람이 없길래 서로 사진 엄청 찍었던 곳...ㅎㅎㅎ>
<선착장에 다다라서, 조형물에 밴쿠버의 역사가 담긴 사진도 전시돼 있다, 몬트리올이나 토론토가 영화제로 유명한 건 알았어도 밴쿠버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영사기를 모티브로 한 조형물이 바다를 향하도록 멋있게 설치해놓았다>
도착하자마자 점심을 해결하러 눈에 보이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동생은 토마토 파스타를 주문했고 나는 봉골레를 주문했다. 식사도 맛있고 점원도 친절해서 주문을 할 때 도움을 얻기도 했다. 밥을 먹고 난 뒤 짧게 옷가게들을 둘러보고 바다가 보이는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으로 가는 길목에는 철도 전시장이 있었는데, <토마스와 친구들>의 모델이 된 West Coast Railway의 열차가 전시돼 있었다.
바다에 이르니 영사기를 모티브로 한 조형물이 바다를 향해 설치돼 있었다. 영사기가 비추는 사진에는 밴쿠버 역사의 면면을 담은 역사적 사건들이 담겨 있었다. 바로 앞바다는 요트 선착장이어서 요트들이 가득 선박해 있었다. 우리는 바닷가 공원을 따라 그랜빌 아일랜드 방면으로 걷기 시작했다. 날씨는 추웠지만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다. 멀리 해가 황금빛으로 퍼져서 하늘이 몽환적인 색을 띠었다. 바다를 유유히 가르는 보트가 남긴 물결 위로 하늘에서 떨어진 황금빛이 산산이 부서졌다.
<선착장에서, 지은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신식 건물과 열지어 선박돼 있는 보트들을 보니 잠시 해운대가 떠올랐다>
<그랜빌 아일랜드 방면으로 해안을 따라 걸어가면서, 경치가 좋아서 그런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산책나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해안을 따라 걸어가면서, 보트가 물에 남긴 흔적 위로 석양이 흩어진다>
<해안을 따라 걸어가면서, 처음에는 저 가마우지들이 꿈쩍도 안 하길래 조각의 일부인 줄 알았는데 진짜 새였다;;ㅋㅋ>
짧은 공원 산책을 마치고 우리는 몸을 녹이기 위해 인근 카페에 들어갔다. 커피 한 잔과 비스킷을 시켜 놓고 가만히 앉아서 쉬었다. 바깥 구경을 하고 싶어도 추우니까, 바깥을 좀 둘러보다가는 마음을 바꿔 실내를 찾곤 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이제 기차역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타려는데, 영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다시 한 번 공원의 풍경을 보고 택시를 타자고 했다. 택시라면 아까 몇 대씩이나 정차되어 있던 구역을 알아서 바로 찾아가면 되었다. 그런데 해안공원에 이르고 보니 아까 본 풍경이 더욱 멋지게 바뀌어 있었다. 황금빛 하늘이 이제는 시뻘겋게 작렬하며 아름다운 풍경을 풀어놓고 있었다. 급기야 나는 택시 탈 생각을 접고, 공원을 감상하면서 역까지 빠르게 걸어가자고 했다. 열차 출발 시각까지는 한 시간 정도 남아 있던 상황이었다. 정확히 몇 분 거리가 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예일타운으로 오는 동안 택시기사가 말하길 역까지 가는 데 20~30분 정도 걸릴 거라고도 했고, 지도상으로 봤을 때 그리 먼 거리는 아닐 것 같았다.
<카페에서 나오는 길, 잠시 카페에서 시간을 떼우고 있던 사이 하늘이 뭔가 심상치 않은 색을 띠고 있었다>
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아까 산책한 방향과는 반대 방향으로 걸어야 했다. 우리는 역이 인접한 개스타운 방면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좀 걷다 보니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BC Place Stadium과 Wateredge Casino가 보였다. 우리는 노을을 등지고 걷고 있었기 때문에,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중간중간 걸음을 멈춰 뒤돌아 봐야 했다. 역까지 서둘러 걷는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셔터를 눌러댔는지 모른다.
점점 바다가 건물들에 가려 시야에서 사라지고 다시 거리로 들어왔다. 행인에게 길을 물어 시간 안에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역은 모퉁이만 돌면 보이는 거리에 있었다. 어찌 됐든 시간 안에 무사히 도착했고—바닷가로 걸어오다 보니 오전에 걸었던 슬럼가는 피할 수 있었다—아침에 맡겨둔 짐도 곧바로 수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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