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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0/ 프레몬트(Fremont, Seattle)여행/2015 미국 북서부 2016. 7. 31. 00:51
10:30 AM 프레몬트(초콜릿 공장 견학)
02:00 PM 캐피톨 힐
07:00 PM 공공도서관
<프레몬트의 어느 길모퉁이에서>
08:00 AM
아침부터 날씨가 꾸물꾸물 심상치 않았다. 여행 초반부터 고생깨나 시켰던 시애틀의 날씨였지만, 우중충한 날씨에 더 이상 개의치 않기로 했다. 우리는 마치 정해진 수순이라도 되는 양, 카페에 들어가 와플을 먹었다. 저번에 왔을 때 와플 양이 꽤 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와플을 하나 주문해서 나눠먹었다. 카페를 나선 뒤에는 마치 또 다른 수순이라도 되는 양, 자연히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침, 낮, 저녁, 밤 가리지 않고 시애틀에 머무르는 동안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지나쳤었는데, 매번 들를 때마다 무심코 지나쳤던 골목이나 상점들이 보였다.
<시장 어귀의 뒷골목(Post Alley), 그 때는 밤이라서 길이 눈에 익지 않았지만 아마 여행 첫날 레스토랑을 찾겠다고 헤집고 다녔던 곳이 이 골목이었던 것 같다>
<파이크 플레스 마켓 앞 표지판, 오늘은 프레몬트로 갈 예정이니 우리는 보라색으로 표시된 westlake station 방면으로~>
여행을 오면서 대강의 일정은 짰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였었는데, 이날만큼은 고정된 일정이 있었으니 바로 초콜릿 공장 견학이었다. 왠지 현지의 초콜릿 공장을 둘러보는 거야 말로 이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일 거라는 조금은 엉뚱한 생각에서, 테오 초콜릿 공장(Theo Chocolate Factory)라는 초콜릿 공장의 홈페이지에 미리 견학을 신청했다. 마침 공장이 프레몬트(Fremont)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이날 프레몬트도 겸사겸사 구경할 생각이었다.
<레닌 동상, 구 체코슬로바키아에 세워졌던 동상을 공산권 붕괴 후 미국으로 들여온 것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레닌 동상을 구경하게 되다니 신기하다'ㅁ'>
<"Waiting for the interurban", 계절에 따라 다른 옷을 입혀주기도 하고 때로 이벤트가 있으면 컨셉에 맞는 복장을 입혀주기도 한다고..ㅎㅎ>
<초콜릿 공장으로~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눈에 띄는 스타벅스>
견학시간(약 한 시간짜리였다)을 일부러 점심시간 바로 직전으로 맞춰놨기 때문에, 오전에 남는 시간 동안 프레몬트 일대의 거리를 돌아다녔다. 파이오니어 스퀘어를 들렀을 때처럼, 다시 한 번 론리플래닛의 추천루트를 참고해서 프레몬트의 명소들을 도보로 따라가보았는데, 생각보다 예상치 못한 장소에 명소(대개는 동상들이 위치한 곳들이었다)들이 위치해 있어서 놓치지 않기 위해 주위를 잘 살펴야 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었기 때문에, 들르는 동상마다 갖가지 색깔의 머플러나 장식을 해놓았다. 나름 론리플래닛에서 일러준 대로 잘 따라다녔는데, 마지막에 딱 하나를 놓쳤으니 Aurora Ave. N와 N 36th St.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한 트롤(Fremont Troll)이었다. 아무래도 동선상 좀 뚝 떨어져 있기도 한데다, 공장의 위치를 계속 염두에 두고 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 완전히 잊어버렸다ㅠ
우리는 노스 34번가(N 34th St)를 다시 되돌아와 테오 초콜릿 공장으로 향했는데, 왼편으로 구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프레몬트 일대는 캐피톨 힐만큼이나 실험적인 예술이 공유되는 커뮤니티이기도 하지만, 여러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시애틀은 도시의 규모에 비해 내로라 하는 기업들의 근거지이기도 한데, 보잉,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아마존, 익스피디아에 이르기까지...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기업들이 시애틀을 먹여살리고(?) 있다. 이래 봬도 실속있는 도시다;;허허
<교육장에서, 테오 초콜릿 공장의 직원들이 공정무역이 이뤄지는 현지에서 활동했던 사진들이 벽 한 면에 쭈욱 전시돼 있다>
<교육장에서 20여분 간 초콜렛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제는 공장내부로~, 인물 사진을 찍으려 했던 건 아닌데...아마 저 두 분이 가장 질문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카카오와 커피의 공정방식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 등등 짧은 시간에 여러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매장에서, 공장을 나오면 초콜릿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매장으로 연결돼 있다, 사고 싶은 초콜릿은 정말 많았으나 보관하기 어려운 짐만 늘 것 같아 적당히 샀다>
10:30 AM 초콜릿 공장 견학(Theo Chocolate Factory)
초콜릿 공장에서 찍은 사진들은 거의 휴대폰으로 촬영한 것들인데, 아무래도 음식물을 만드는 공간이다보니 사진을 찍는 데 제약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입장하기 전에 위생모자부터 준다. 뭔가 미용실에서 파마가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손님이 된 기분...
가장 먼저 여성직원 한 명이 초록색으로 깔끔하게 페인트칠 된 방에서 초콜릿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해줬다. 그리고 교육이 진행되는 중간중간 여러 가지 초콜릿을 시식할 수 있었다. 이곳 공장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공정무역(Organic and fair trade)으로 카카오를 유통하고 초콜릿을 생산하기 시작한 곳이라고 했는데, 자부심이 대단해보였다. 초콜릿에 대한 소개에 앞서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20명 남짓한 방문자들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물어봤는데, 단연 South Korea!!에서 온 우리가 가장 멀리서 찾아온 방문객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말고는 외국인도 없었고, 대체로 이 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교육장에서 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실제 공정을 볼 수 있는 공장 내부로 이동했다. 이때부터는 사진촬영이 더 엄격히 제한됐다. 카카오가 이 기계에서 저 기계로 옮겨가는 모습, 마스크를 쓴 직원들이 대리석 위에 초콜릿 반죽을 찰지게 만드는 과정 등을 볼 수 있었다. 공장을 빠져나오면 곧장 매장으로 이어지는데, 친구들에게 줄 선물로 초콜릿을 몇 개 샀다.
<한식 레스토랑에서, 식사 전 담겨나온 여러 종류의 장들, 한국에서 삼겹살집 가면 볼만한 재료들을 여기서 보다니..>
<프레몬트 길거리에서, 오전에 와서 펍을 들를 순 없었지만 아쉬운 대로 한 컷! 조금은 이른 시간인데도 영업을 시작한 모양이다>
<어느 유리공예품점에서, 치훌리의 영향 때문인지 시애틀은 어딜 가나 유리공예품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점심은 전날 저녁 미리 확인해둔 퓨전 한식 레스토랑에서 해결했다. 메뉴가 현지화됐다고는 해도 다행히 입맛에 맞았다;; 주문한 음식을 내오기 전에 네 가지 종류의 장이 조금씩 담겨 나왔는데, 정작 우리가 주문한 메뉴에는 딱히 쓰임새가 없었다. 비빔밥에 넣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파스타에 넣어서 먹기는 더더욱 그렇고... 밑간에 쓰라는 용도도 있겠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한 번씩 맛보고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제공되는 것 같기도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향수 가게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향수도 맡아보고, 유리공예품점에 들어가서 유리공예품도 구경하고 프레몬트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여행의 사실상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프레몬트 이후의 오후 일정은 딱히 떠올려두지 않아서 비어 있는 시간이었는데, 우리는 별 고민 없이 프레몬트 이후 일정으로 다시 한 번 캐피톨 힐에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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