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25 우즈베키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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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Toshkent |희생자 기념 공원여행/2025 우즈베키스탄 2025. 5. 15. 13:41
* M과 N이 타슈켄트에서 추천한 장소는 베쉬 코존(Besh Qozon)이라는 곳이었다. 우즈베크어를 알 리 없는 나는 타슈켄트의 어떤 지역명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게 된 바 이곳은 유명 레스토랑의 이름이고 이 일대에 둘러볼 만한 곳이 많다는 이야기였다. M은 내게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 일대에 있다고 했고, 나는 공항에서 내린 후 택시기사에게 베쉬 코존으로 목적지를 불렀다. 목적지가 가까워지면서 오른편으로 말로 들었던 쾌적한 공원이 나타나자 목적지까지 가지 말고 그곳에서 하차하겠다고 했다. ** 한국에서 챙겨온 유심은 어찌된 일인지 잘 작동하지 않았다. 신호를 읽기는 읽었지만 수신감도가 낮아 인터넷이 여간 느린 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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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I. 두 우즈베크 사람여행/2025 우즈베키스탄 2025. 5. 14. 11:33
*여행마저 일처럼 느껴졌다. 여권, 현금, 유심 이 세 가지만큼은 잊지 말자 다짐, 얼추 배낭을 싸고 마침내 출국일이 밝았다. 아침부터 고장난 보일러를 고치느라 30분이 훌쩍 지났고, 이쯤 되면 여행을 가지 말라는 일종의 암시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비행기값이야 어떻게 되든 될대로 되라지 생각하며 화를 삭인다. **여행일정을 한번 바꾼 탓에 내 자리는 창가석도 복도석도 아닌 중간석으로 임의배정되었다. 발권된 티켓에서 중간석을 의미하는 B라는 알파벳을 보며 속으로 탄식이 나왔다. 무슨 정신이었는지 6월초 티켓을 예약한 나는, 뒤늦게 비행기값이 이상하리만치 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나 다를까 다시 확인해보니 5월에 예약한다는 게 같은 날짜로 6월에 예약을 해놓았다. 어쩔 수 없이 일정을 바꾸는 데 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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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세상여행/2025 우즈베키스탄 2025. 5. 10. 13:29
나는 우즈베키스탄에 대해서 무얼 기대하고 있었던 걸까? 내가 생각했던 건 사마르칸트라는 낱말 그 하나였다. 우즈베키스탄은 보이지 않는 세상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은 그러니까 ‘미디어에서’ 보이지 않는 세상이었다. 중국이나 인도처럼 경제적인 중요성이 강조될 필요도, G7처럼 강대국의 역할과 위상이 강조될 필요도 없는, 그야말로 보이지 않는 세상. 그곳에서 내가 찾았던 건 한때 찬란한 번성을 누린 사마르칸트라는 신기루나 다름없는 도시의 이름, 그 허울뿐이었다. 나는 그곳이 라틴 알파벳보다 키릴 문자에 익숙한 세상이라는 것을, 유목민적 생활패턴보다도 이슬람적 생활패턴이 확고한 세상이라는 것을, 우리가 당연히 있을 거라 여길 만한 글로벌 프랜차이즈가 없는 세상이라는 것을, 위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