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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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세대일상/book 2020. 8. 28. 00:18
Generation “п” (P세대)피즈뎃(пиздеть) : 시덥잖은 말을 지껄이다페레스트로이카(перестро́йка) : 1985년 고르바초프 취임 이후 추진된 개혁개방정책펩시콜라(пепси-кола) : 코카콜라와 더불어 자유시장경제와 자본주의의 심벌 매우 괴짜 같은 문체, 난해한 어휘들. 이 책을 읽은 뒤 빅토르 펠레빈이 오늘날 러시아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작가라는 것이 조금 신기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느낌이 약간 가미된 것 같기도 하고, 도스토옙스키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이 소설은 소련붕괴 이후 러시아 시민들이 직면했던 인지부조화(?)를 다루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공위성(스푸트니크)을 쏘아올렸던 소련의 기세등등한 옛 영광을 기억하고 있는 구세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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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희곡선일상/book 2020. 5. 16. 22:33
체호프의 희곡은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오래전 시공사에서 나온 것을 한 번 읽었었다. (정확히는 중간에 읽다 말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다 근래에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희곡선을 다시 읽어보았다. 4월 초에 보려고 예매해두었던 연극 한 편이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모든 공연이 취소되면서, 아쉬움을 달랠 겸 체호프의 희곡들을 읽었다. 머릿속으로 무대의 모습과 조명, 인물들의 동작과 대사의 강약을 그려가면서. 나는 러시아 문학을 좋아한다. 버지니아 울프는 방탕한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문학세계를 구가할 수 있었던 남성작가로서의 톨스토이를 은연중에 비판하지만, 러시아 문학은 분명 투박하면서도 굵직하고 명료한 매력이 있다. 서구 열강에 비해 낙후된 사회문화(가령 지주와 농노의 대비)와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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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배스천 나이트의 진짜 인생일상/book 2020. 1. 15. 01:30
안타깝게도 어떤 면에서 보면 나는 그리 진득한 사람은 아니다. 특히 예술에 대한 관심사나 문학적 취향이 그러하다. 대체로 한번 책을 집어들면 심취하는 편이지만, 그렇다 해서 모든 글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뭐라 표현을 해야할지…) 유달리 문체가 마음에 드는 작가들이 있는데, 페르난두 페소아가 그러하고, 바로 이 글의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그러하다. (그런 감성을 전달받기 위해서는 물론 번역도 중요하다) 일전에 톨스토이를 가장 좋아하는 작가, 『안나 카레리나』를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 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 까닭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가 담고 있는 명징한 주제의식―변혁기의 19세기 러시아 사회에 대한 통렬한 문제의식과 인간 본성에 대해 예리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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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 수기 外일상/book 2017. 1. 9. 16:18
그래, 한번 시험해 보자, 우리에게 예를 들면 더 많은 독립성을 부여하라, 우리들 중 누구라도 손을 풀어 줘 봐라, 우리의 행동 영역을 확장시켜 봐라, 감독을 약하게 해봐라, 그러면 우리는 아마도... 나는 당신에게 확언한다. 우리는 곧 다시 한 번 감독받게 해달라고 빌게 될 것이다. 나는 아마도 이 말 때문에 당신이 내게 화를 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당신은 내게 소리를 지를 것이다. 「네 이야기만 해라, 지하에서의 너의 불쌍한 삶을, 그러나 감히 우리 모두라고는 말하지 마라.」 잠깐만, 신사양반, 나는 그 모두라는 표현으로 나 자신의 책임을 면하려는 것은 아니다. 특히 내가 관련되어 있는 한, 나는 단지 내 인생에서 당신이 감히 절반도 실행할 엄두도 못 낸 것을 극단까지 밀고 나갔다. 그리고 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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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일상/book 2016. 10. 25. 03:23
"생각할수록 화가 치미는 일이지만 인간을 믿지 말아야 하고 인간과 투쟁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심지어는 증오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사랑만을 하기 원합니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요? 만약에 성난 야수와 같이 어머니를 쫓아다니고 어머니의 살아 있는 정신을 인정하려 들지 않고 어머니의 인간적인 얼굴에 발길질을 해대는 사람이 있다고 쳐요. 그래도 그 인간을 용서해야만 합니까?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저는 제게 떨어지는 모든 모욕들을 참아 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폭압자를 묵인하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 등을 치라고 가르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떠한 불의도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비록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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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일상/book 2016. 6. 26. 01:01
"인간 속에 잠재해 있는 야수성은 좋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드러날 때 인간은 높은 정신적 차원으로 이를 멀리함으로써 올바른 자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겉껍질뿐인 미와 시적인 감정으로 둘러싸인 야수성이 타인의 존경을 바라게 될 때 인간은 야수성 속에 빠져 선과 악을 명백히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그건 정말 무서운 일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소설을 꼽으라면 톨스토이의 를 언급하곤 한다. 그렇지만 정작 톨스토이의 작품은 외에 를 읽어본 게 전부다. 그마저도 아주 어릴 적 읽은 것이다. 최근에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바—읽을 거리를 굳이 먼 데서 찾지 말자—가 있어서, 좋아하는 작가가 쓴 작품 중 읽어보지 않은 작품을 찾다가 을 읽게 되었다. 제목에서부터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