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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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 화청지(华清宫), 당대(唐代)와 근대(近代)의 스토리가 혼재된 공간여행/2019 중국 西安 2019. 5. 30. 00:31
병마용갱을 빠져나오는 길은 약간 용두사미와 같아서 아쉬움을 남겼다. 병마용갱의 출구는 엄청난 상점가였는데, 버거킹에서부터 KFC, 맥도날드에 이르는 패스트푸드점은 물론이고 아이스 커피 때문에 찾고 있던 스타벅스까지 있었다. 이런 위화감을 뭐라해야 할지. 자본주의의 침투가 남긴 일상적 풍경이라는 상투적 표현으로는 좀 부족한 것 같고, 어쩐지 병마용갱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의미에 생채기가 난 것 같은 씁쓸함이 느껴졌다. 글로벌 기업의 선전을 힐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부조화스러움에 대한 반응을 뭐라 해야 할지...게다가 관광지 특유의 천편일률적인 상품들—비앙비앙면과 병마용갱의 시그니처라 할 만한 작은 조각들—까지 어수선한 느낌마저 들었다. 스타벅스를 들르는 것은 생략하고—상점가가 꽤 길어서 스타벅스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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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 화산(华山; Huà Shān), 내려가는 길도 두들겨보며여행/2019 중국 西安 2019. 5. 11. 22:48
화산에 체류한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하나의 글로 산행에 관한 기록을 다 남기기가 어려워 후반부 산행을 두 번째 글에 따로 남겨본다. 서봉~남봉~동봉을 시계 방향으로 쭈욱 돈 다음, 북쪽 방면으로 시계의 추처럼 뚝 떨어져 있는 북봉으로 향했다. 서봉, 남봉, 동봉, 북봉은 차례대로 각각 연화봉(蓮花峰), 낙안봉(落雁峰), 조양봉(朝陽峰), 운대봉(雲臺峰)이라는 고유의 이름을 갖고 있다. 다른 지역, 다른 나라, 다른 대륙을 여행할 때면 우리나라와 다른 큰 차이점보다는 사소한 차이점을 발견하는 것이 매우 재미있다. 한중일은 똑같이 한자 문화권에 있지만 한자의 쓰임새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지명(地名)에도 그런 차이가 드러나는 것 같다. 중국의 지명은 대체로 단순한 한자―베이징(北京), 난징(南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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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 화산(华山; Huà Shān), 오악(五岳) 중 제일 높은 것은 화산이라여행/2019 중국 西安 2019. 5. 6. 16:38
이른 아침 향한 곳은 시안북역이다. 역이라는 명칭이 부족할 만큼 차라리 소규모 공항에 가까운 크기다. 우리는 코앞에서 기차를 놓쳤기 때문에 한 시간 후에 있는 또 다른 기차가 오기까지 카페에서 카페인을 충전하며 시간을 보냈다. 맨 처음에는 고속철에서 가까운 큰산이 있다니(?)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든 화산북역이라는 역이 있어서 산에 가기가 수월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산은 산인지라, 말이 역에서 가깝지 역에서 내린 후에 두 차례나 버스를 타야 한다. 첫 번째는 시영(市營) 버스를 타야 하는데 시안북역 광장의 끄트머리에 정류소가 있고 수시로 버스가 오간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버스가 화산북역~화산입구간을 연결하기는 하지만 노선이 약간 달라서 훨씬 우회하는 노선이 있었다) 화산입구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