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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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방일상/film 2020. 6. 12. 23:10
“Women like looking at a view. Men don't.” 은 한 번도 귀에 접해본 적이 없는 영화다. 1986년에 제작된 영화가 재개봉한 것을 보면 남다른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하루는 일찍 일을 마치고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봤다. 와 이후 오랜만에 보는 영국 영화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같은 다른 유럽국가들과 달리, 개인적으로 영국 영화는 심심한 느낌이 있다. (부정적 의미가 아닌 비교의 의미에서 그렇다.) 아무래도 젠틀맨(Gentlemen)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레이디 퍼스트(Lady First)를 내세우거나, 행동을 단정하게 가다듬거나 하는 모습이 어쩐지 섬나라 특유의 점잔 빼는 느낌이 있다. 섬나라라는 온화한 분위기 안에서 형성된 특유의 완고함과 약간의 결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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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게리 올드만일상/film 2020. 4. 11. 00:20
누군가가 요새 유튜브 알고리즘에 빠져 산다는 말을 하던데, 나는 잠시 넷플릭스 알고리즘에 빠져 있었던 게 분명하다. 언제 어떻게 해서 이 게리 올드만이라는 배우의 작품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걸 보면 말이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넷플릭스의 무료체험기간이 만료되는 날 본 마지막 영화다. 이게 분명 한국어로 자막이 달려 있기는 한데, 제대로 이해를 한 게 맞는지 모르겠다.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첩보전을 벌이는 영국신사들의 모습이 인상적인 영화다. 혹시나 이게 실화를 기반으로 한 거일 수 있을까 하는 의심스런 눈초리로 영화를 감상했는데, 감상한 뒤에 찾아보니 존 르 카르레의 첩보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한다. 전체적인 정보를 종합해 볼 때, 는 책보다 더 책처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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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多情)하거나 무정(無情)하거나 또는 비정(非情)하거나일상/film 2019. 12. 30. 20:46
대단히 사랑스러운 영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은 대략 일곱 여덟 편의 영화를 봤지만, 그간 이런저런 영화를 봐도 를 뛰어넘는 작품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고등학교 때 봤던 의 잔상이 강렬해서였을 것이다. 그래도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부단히 다루는 '가족'이라는 소재 안에서 조금은 다른 느낌의 무게감을 안겨줬던 것이 라 할 수 있는데,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리고 있는 이 작품은 임종을 앞둔 노년 남성의 에세이(essaie)를 그리고 있어서 절로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고, 가벼운 쇼크마저 받았었다. 국가간의 물적교류가 단절이 되어도 문화적 교류까지 끊겨서는 안 된다고는 하지만, 요새 일본영화들이 국내에서 거두고 있는 실적이 신통치 않은 듯하다. 흥행성 여부를 떠나서 예전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