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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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津寬)을 만나다여행/2021 늦겨울 작은 여행들 2021. 3. 2. 15:51
금암미술관과 셋이서 문학관 옆길을 따라 걷다보면 북한산으로 이어진다. 이 길을 독립운동을 했던 진관사의 한 스님의 이름을 따 백초월길이라 부르는데, 백초월길을 따라서 일주문을 지나고 극락교를 건너면 방문객을 지긋이 내려다보는 마애아미타불이 나타난다. 그리고 불상의 시선이 머무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계곡 너머 칙칙한 솔잎 사이로 풍화된 석탑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홍제루(弘濟樓)에 이르기까지 왼편으로 는 성긴 돌담이 줄지어 있다. 그리고 남동향으로 서 있는 홍제루의 낮은 마루 아래에는 색색의 연등이 빈틈없이 달려 있어, 그 밑에 들어서면 아늑한 다락방에 올라온 느낌이 든다. 홍제루를 지나 명부전(冥府殿)으로부터 대웅전에 이른다.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들은 아니다. 하지만 정감 있고 아담한 느낌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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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오릉에서 서어나무길을 걷다여행/2021 늦겨울 작은 여행들 2021. 2. 27. 00:35
서오릉의 북서 방면으로 그리 깊숙하게 들어가지 않은 곳에 두 갈래의 길이 있다. 하나는 소나무길이고 다른 하나는 서어나무길이다. 동쪽으로 곧게 뻗은 소나무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서어나무길이 다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굽이굽이 뻗어나간다. 서오릉의 입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이 일대는, 창덕궁의 비원처럼 사람의 손길이 많이 미치지 않아 자연적인 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서오릉으로 말하자면 서울의 동쪽 구리시에 위치한 동구릉 다음으로 왕릉군 가운데 두 번째로 커다란 무리를 이루고 있는 곳으로, 조선 초기(세조의 맏아들(덕종)과 예종 시기)와 조선 후기(숙종과 영조대 시기)의 왕릉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서울 근교에서 싱그러운 소나무를 보고 싶다면 예의 소나무길보다도 익릉의 양옆으로 들어선 소나무숲을 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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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 한옥마을여행/2021 늦겨울 작은 여행들 2021. 2. 26. 03:25
# 북한산: 서울의 서쪽에서 올려다본 북한산은 아직 낯설기만 하다. 화강암이 우둘투둘하게 헐벗은 응봉 능선 자락으로 이른바 기자촌으로 알려졌던 곳에 한옥마을이 들어섰다. 지명에서 그대로 드러나듯 이 일대는 60년대에 언론인들의 집단거주를 위해 마련된 곳이었다. 서울 서북부를 회차지점으로 둔 버스노선에서 ‘기자촌’이라는 이름을 접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2000년대에 들어 주민들의 수가 줄어들고 대대적으로 뉴타운이 조성되면서 이전처럼 언론인들과 문인들이 머물던 공간으로서의 색채는 희미해졌지만, 한옥마을 곳곳에는 동네의 오랜 이야기를 담은 박물관이나 문학관이 이 자리에 함께 했었던 시간들을 기억하고 있다. # 한옥마을: 안동의 하회마을, 전주의 한옥마을, 서울의 북촌과 익선동. 여러 한옥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