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벨 위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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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mour, la peur, superficiel일상/film 2019. 7. 9. 23:03
이자벨 위페르의 영화는 고민하지 않고 보는 법!!이라고 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포스팅의 제목에 단 것처럼 인간이 느끼는 공포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 깊이가 얄팍한(superficiel) 영화다. 아마도 이자벨 위페르는 광기어린 집착을 연기하면서 자신의 전성기를 활짝 열어준 를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한 작품 가운데에는 같은 주제를 다루는 보다도 어쩐지 이 떠올랐는데 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뇌리에 깊이 각인된 그녀의 아우라보다 한참 나이가 들어버린 그녀를 보며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기 때문인 것인지, 어쩐지 근래에 보아온 그녀의 작품 중 그녀가 가장 그녀다운 연기를 보여주었던 이 떠올랐던 것 같다. 클로이 모레츠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무대 배경 자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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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고 한심한 사람들의 해피엔드일상/film 2019. 5. 3. 20:35
영화를 본 뒤 맨 처음 드는 생각은 차갑다는 것이다. 차가워도 너무 차갑다. 프랑스의 따스한 풍광을 담고 있으면서도 어쩌면 이렇게 무심하리만치 차가울 수 있는 것일까. 영화에는 대가족의 다양한 군상(群像)―로랑 일가(一家)―이 묘사되어 있지만, 어느 인간 하나 인간냄새가 풍기지 않는다. 라는 영화의 제목은 철저하게 조롱이다. 첫째 전혀 ‘해피’하지가 않다. 둘째 영화에 ‘엔드’가 빠져있다. 영화 속 인물들의 부조리한 삶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재생산될 것임을 암시한다. 나중에 뒤돌아 생각해보면 오싹하다. 공사현장이 붕괴되는 장면에서는 라디오의 선율이 흘러나온다. 완벽히 제3자의 입장에서 사고현장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앵글.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엄마의 일상을 휴대폰으로 담는다. 화장실에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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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과 하이드의 새로운 해석일상/film 2017. 11. 26. 21:28
GÉQUIL ET HYDE개인적으로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하는 영화는 믿고 보는 편이다. 이번 영화도 그런 경우인데, 미세스 하이드라는 제목부터 범상치 않아 기대가 되었다. 실제로 영화는 로버트 스티븐슨의 에서 모티브를 빌려오고 있다. 학교에서 무능한 교사로 낙인 찍힌 하이드는 어느날 자신의 연구소에서 실험을 하던 중 감전되고, 이후 달이 뜨는 밤마다 불의 화신으로 변신한다. #1. INÉGALITÉ알려져 있다시피 원작에서 '지킬'과 '하이드'는 서로 극명하게 대척관계에 놓인 캐릭터들―더 정확히는 한 명의 캐릭터가 두 개의 역할을 맡는다―이다. 그렇다면 에서 이런 캐릭터를 차용함으로써 말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인가. 나는 크게 세 가지를 떠올려보았다. (그리고 소제목을 불평등(inégalité)으로 달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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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린 욕망의 끝일상/film 2017. 6. 26. 21:12
라는 작품의 제목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라는 작품이었다. 발레하는 여학생과 남자 간호사간에 벌어지는 엽기적 로맨스인데 묘하게 이 영화와 오버랩되었다. 또 한 가지 떠올랐던 영화는 어쩌면 당연하지만 미카엘 하케네의 다. 병들고 왜곡된 욕망의 뒤엉킴, 그들 스스로도 천박하다고 부르는 욕망들. 완전 막장이라며 나온 관객도 있었지만, 나는 과장됨 없는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다. 물론 속 이자벨 위페르와는 다르고, 감독의 연출도 다르다. 개인적으로도 의 인상이 더 강렬하게 남아있다. 더군다나 스토리라인이 비교적 단순한 에 비해 는 인물관계도 꽤 복잡할 뿐만 아니라 실험적인 연출기법-컴퓨터 그래픽의 합성 또는 등장-을 사용하기도 한다. 가장 큰 차이는 그러나 남성과 여성의 대결구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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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일상/film 2016. 5. 18. 10:15
“Own the moment. When you’re in control, then the chaos will happen around you, not to you.” 개인적으로 원제인 이 어쩌다가 으로 번역된 것인지 의문이었던... 200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스트리아의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 극중 내내 '광기'를 '절제'로 승화한 이자벨 위페르의 연기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브느와 마지멜의 풋풋한 옛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기도 했고... 현실에서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이들의 광기 어린 사랑에 대하여, 서로의 왜곡된 욕망이 극에 달하고 관계가 파국을 향할 수록 어쩐지 보는 이로서는 더욱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