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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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 나고야, 갈피를 잡지 못하다(Nagoya, Aichi Prefecture)여행/2017 일본 나고야 2017. 12. 31. 08:18
원래 도착예정시간이 한 시 전 아니었던가요... 인천공항에 버스가 들어설 때부터 창밖으로 보이는 자욱한 안개가 심상치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수속과 검색을 마치고 터미널에 들어갈 즈음 항공편이 하나둘 지연되기 시작하더니, 어김없이 내가 예약한 항공편도 지연되었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처음에는 그리 길지 않은 지연이겠거니 생각했고, 50분여가 지나 탑승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문제는 탑승을 한 이후에도 세 시간 가량 출발하지도 않는 비행기 안에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짙은 안개로 인해 이륙이 지연되고 있다는 방송이 몇 차례 나오고, 그저 기약없이 대기 상태로 앉아 있었다. 갑갑해서 덩케르크를 보고 있었는데, 대기시간이 두 시간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이륙도 안한 상태에서 기내식이 제공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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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Departure여행/2017 일본 나고야 2017. 12. 30. 11:19
올해는 여행복이 참 많았던 한 해였다. 해외로도 여행을 다니고, 연휴에는 틈틈이 국내여행도 다녔다. 그리고 여행의 값어치는 얼마나 근사한 곳을 가느냐보다도 그 장소에서 어떤 인연을 만들어 나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젊어서부터 여행복이 많았던 나와 달리 부모님은 멀리 여행을 다녀오신 적이 없다. 그래서 올해 연말 여행은 부모님과 해외에 다녀오는 것으로 정했다. 그마저도 짤막한 연휴를 이용해서 다녀온지라 먼 나라를 다녀올 수도 없었고, 아버지는 연휴에도 일을 하시느라 엄마만 여행에 동행했다. 그래도 시라카와고(白川郷)의 빼어난 설경을 보며 엄마가 행복하다고 말씀하실 때, 비록 내 몸음 지쳐있는 상태였지만 마음은 뿌듯했다. 최근 업무 인수인계에다 뜬금없는 행사 기획으로 인해 여행 코앞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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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昔話し)여행/2017 일본 나고야 2017. 12. 29. 18:11
"이 술을 먹고 나면 다음날 아침 기운이 솟을 거야! 건배!"주인장 할아버지가 직접 빚으셨다는 술을 내오시며 할머니가 뽀빠이 포즈를 취해 보이신다. 달콤한듯 향긋한 술내음. 깔끔한 청주(清酒)의 향이다. 할머니는 오늘의 여행이야기가 내심 궁금하셨던 모양이었다. 곧장 자리를 뜨시질 않는다. 그렇게 할머니의 옛날 옛적 이야기로 이어졌으니.. "할머니, 료칸에서 일하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50년 이 일을 해왔어. 19살에 시작했으니 올해 내 나이 69살이라우. 청년의 나이를 듣고 보니 내 나이를 나눠주고 싶구려.""줄곧 이곳에서 일을 하셨던 건가요?""원래는 역앞에 있던 시댁의 료칸에서 일을 하다 남편이 이 일을 우리 외가의 료칸으로 옮겨오면서 그 이후로는 쭉 이곳에서 일을 해오고 있어."그렇게 말하는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