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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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안녕 히로덴!여행/2017 일본 히로시마 2017. 9. 26. 00:12
전차의 운전석, 운전방식부터가 일반 자동차와 다르다, 참고로 잔돈이 없어도 동전교환기로 지폐를 동전으로 바꿀 수 있다 더 미루기 전에 어서 에필로그를 매듭지으려 한다. 히로시마 여행기가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 생각지도 못해했다. 2박 3일 히로시마 여행기가 7박 8일 간쑤성 여행기와 분량이 같게 되다니...=_= 히로시마에 대한 나의 이야기는 이미 여러 포스팅을 통해 많이 남겨 놓았다. 첫날 심야식당(?)에서 요리사 아저씨와 나눈 대화에서부터 에타지마행을 포기하고 현대미술관을 간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닮은 듯 닮지 않은, 멀고도 가까운 이웃 나라 일본. 요리사 아저씨와 전쟁 얘기를 한창 나눈 뒤로는 요즘 북핵 정세가 조금은 다르게 느껴진다. 공교롭게도 우리는 흔히 4대 열강이라 부르는 미국, 중국,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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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 바 인 히로시마(広島のバー)여행/2017 일본 히로시마 2017. 9. 18. 00:03
히로시마의 번화가 히로시마의 어느 바 일이 끝나고 가게를 찾은 듯한 사람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그래서 간 곳이 산테(Sante)!!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셔본 적이 없이 없었는데, 왠지 1인 서비스의 첨단을 달리는 일본이라면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실제로 가게에 들어섰을 때, 나 말고 두 명 정도 이미 혼자 술에 안주를 곁들여 먹고 있었다'ㅁ' 내 나름의 일탈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전혀 흥겹지도 않았고 오히려 술만 계속 주문했다. 원래는 "Koba"라는 록 펍을 가고 싶었는데 하필 그날이 휴일이었다. (참고로 "Koba"는 이런 와인바 분위기가 아니라 좁은 공간에 모여마시는 펍 분위기!!) 요리하는 모습을 코앞에서 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았다 외국인들도 꽤 찾아온다직원들이 외국인들하고 친근하게 대화를 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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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 낮에서 밤으로여행/2017 일본 히로시마 2017. 9. 16. 22:34
매직 아워!! 혼카와쵸 역에서 곧바로 숙소로 들어가질 못하고 기어이 사진 한 장 더 찍겠다고 원폭돔 행 아침에 봤던 강의 풍경과 사뭇 다르다 원폭돔의 석양 풍경을 보기 위해 원폭돔앞 역에서 내릴지, 숙소로 곧장 들어가기 위해 혼카와쵸 역에서 내릴지 고민하다 원폭돔앞 역을 지나쳤다. 그리고 혼카와쵸 역에서 내렸다. 그리고 결국은 다시 원폭돔앞 역으로 걸어서 되돌아갔다. 50년간 무방비로 비바람에 노출되었을 구시청사의 콘크리트 골조는 어쩐지 아름다운 저녁놀을 쬐도 을씨년스러운 구석이 있다. 그런가 하면 조금만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려도 깔끔하게 지어진 새 건물들이 해말갛게 빛을 반사한다. 히로시마의 어두운 역사를 무시하기라도 하듯. 불과 이틀 왔다갔다 했을 뿐인 거리가 벌써 낯설지가 않다 숙소로 가기 위해 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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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 현대미술관과 다바(現代美術館と駄馬)여행/2017 일본 히로시마 2017. 9. 10. 00:01
현대 미술관 앞 조각상 히지야마 공원으로 진입하는 에스컬레이터꼭 부산 용두산 공원의 에스컬레이터 같다 에타지마(江田島) 행이 무산되면서 일정이 꼬인 게 영 탐탁지 않은 상황. 내가 도쿄에 있었다면 일정 하나에 구멍이 생겨도 다른 옵션이 많았겠지만, 히로시마는 도쿄나 오사카만한 대도시가 아니다. 원래 내가 꿈꾸던 일본여행 중의 하나가 조용한 카페에 앉아 바깥 구경을 하는 것이 있었는데, 정보를 잘 못 찾는 건지 히로시마에는 내 희망사항에 들어맞는 카페가 검색되지 않았다. 그나마 '히지야마 공원 인근에 조용하고 근사한 카페가 많다', '일본식 정원이 잘 가꿔진 공원이다'라는 트립어드바이저의 어느 댓글을 읽고 히지야마 공원에 내린 것인데, 이내 카페를 가는 건 포기하고 공원 안의 현대미술관이라도 둘러봐야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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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 우지나(宇品)에서 빈손으로 돌아오다여행/2017 일본 히로시마 2017. 9. 6. 00:31
여기는 다시 현청앞아까 점심을 먹었던 쇼핑몰에서 가까운 곳이다 죠호쿠 역에서 노선도를 확인하는데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내가 가려는 '우지나(宇品)'라는 지명이 보이지 않았다. 어떡하나 고민하다 마침 게이트를 통과하려는 할머니 두 분에게 길을 물었다. 평상시 같으면 연세 지긋한 분한테 초행길을 묻기 주저했겠지만, 둘 다 근사한 기모노 차림이셔서 왠지 길에 밝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주위에 마땅히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마침 두 할머니 중 한 분이 우지나 행 노선을 이용한다면서 길을 알려주겠다고 하신다. 이렇게 근사한 차림으로 어디를 다녀오시는 길이냐고 여쭈니, 친구와 함께 춤―잠시 제스쳐를 취해보이셨는데 오봉(お盆) 때 추는 전통춤을 배우시는 듯했다―강습을 받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내가 탄 노선은 여객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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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 히로시마 성(広島城)여행/2017 일본 히로시마 2017. 9. 4. 19:49
히로시마 성의 해자에 도착히로시마 성의 동쪽으로는 관공서가 밀집해 있다 웨딩 촬영을 나온 예비 부부 성문(表御門) 진입히로시마 성은 아즈치모모야마(安土桃山) 시대―이른바 전국시대로도 알려진―에 축조되기 시작했다 과하게 배부른 느낌과 함께 들어선 히로시마 성. 해자를 건너는데 역시나 친근한 잉어떼들이 유유하게 물 속을 노닐고 있다. 내가 성 안으로 들어갈 때에, 마침 성을 나서는 예비 부부가 한창 웨딩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날씨가 정말 무더웠는데 멋있기는 해도 저런 복장으로 다니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예상할 수 있는 사실이지만, 히로시마 성은 원폭이 투하된 1945년 8월 6일 완전하게 소실되었다지금은 새로이 복원되어서 군데군데 새 느낌이 나는 건물들도 보인다 보이는 건물은 히로시마 호국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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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 원폭돔을 지나(原爆ドーム)여행/2017 일본 히로시마 2017. 8. 29. 00:05
평화기념관을 빠져나오는 길 모토야스바시(元安橋) 위에서 공원에 들어올 때 걸었던 아이오이바시(相生橋) 여행을 와서까지 시간에 쫓기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지만 평화기념관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평화기념관을 나선 시각에 이미 점심시간이 다 되었는데, 우선은 원폭돔을 거쳐 히로시마 성까지 걸어가보기로 했다. 중간에 괜찮아 보이는 음식점이 보이면 들어가서 점심을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모토야스바시 동편으로는 좀 뜬금없게도 근사한 파스타집이 유럽 분위기를 뿜고 있다아마도 히로시마를 찾는 서양인들을 타겟으로 삼는 모양이다 내 숙소가 위치한 혼카와(本川) 방면으로~ 다리를 건너고 나서야 모토야스바시(元安橋)라는 명칭이 눈에 들어왔다이 일대는 어딜 가도 평화에 관련된 지명들이다 평화공원의 잔디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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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 평화기념공원(平和記念公園)여행/2017 일본 히로시마 2017. 8. 23. 20:26
원폭 어린이상(像), 별칭 사다코상(貞子の像) 원폭에 불타버린 구 시청사(일명 원폭돔)의 잔해는 지금은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평화의 시계탑을 지나 공원으로 들어서면 어린이 동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강 건너 맞을 편을 바라보면 앙상한 뼈대만 남은 원폭돔이 보인다. 다시 조그만 2차선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평화공원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평화의 등과 널따란 잔디밭이 나타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도 행사에 참여했던 이곳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평화의 등(燈)과 그 너머로 컨퍼런스 홀 다시 어린이 상조형물을 에워싼 부스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종이학이 가득하다 공원 중앙의 위령비생각보다 구석구석마다 위령비나 조형물이 많다원폭 투하 당시 희생된 한국인들을 위해 마련된 별도의 위령비가 있는데, 안타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