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Y 2 / 히로시마 성(広島城)여행/2017 일본 히로시마 2017. 9. 4. 19:49
히로시마 성의 해자에 도착
히로시마 성의 동쪽으로는 관공서가 밀집해 있다
웨딩 촬영을 나온 예비 부부
성문(表御門) 진입
히로시마 성은 아즈치모모야마(安土桃山) 시대―이른바 전국시대로도 알려진―에 축조되기 시작했다
과하게 배부른 느낌과 함께 들어선 히로시마 성. 해자를 건너는데 역시나 친근한 잉어떼들이 유유하게 물 속을 노닐고 있다. 내가 성 안으로 들어갈 때에, 마침 성을 나서는 예비 부부가 한창 웨딩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날씨가 정말 무더웠는데 멋있기는 해도 저런 복장으로 다니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예상할 수 있는 사실이지만, 히로시마 성은 원폭이 투하된 1945년 8월 6일 완전하게 소실되었다
지금은 새로이 복원되어서 군데군데 새 느낌이 나는 건물들도 보인다
보이는 건물은 히로시마 호국 신사
우거진 나무 사이를 지나니 천수각이 보이기 시작한다
히로시마 성에 이르는 길 중간에 청록색 지붕의 오래되지 않은 신사가 보인다. 외관을 언뜻 봐도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해 있었다. 날씨가 더워서 빨리 그늘로 피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기 때문에 히로시마 성으로 직진했다=o= 그리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히로시마 성. 새로이 축조되었다고는 해도 꽤 오래된 정취가 있고, 이와쿠니 성에 비해서도 규모가 느껴진다.
천수각에 소장된 유물만 놓고 보자면 이와쿠니 성이 더 볼 만했던 것 같다. 물론 히로시마 성에도 유물이 많았지만, 그보다는 도시의 유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삼각주라는 열악한 지리적 위치에서, 그리고 일찍이 힘을 갖췄던 규슈와 간사이 지방의 중간에 끼여서, 히로시마가 어떻게 거점 도시로 성장했는지가 매우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천수각 전시실에는 (유물이 많이 남지 않아서인지는 몰라도) 히로시마의 역사에 대한 안내가 많았다
전시는 대충 보고 거의 곧장 전망대로 올라갔다
천수각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넓은 잔디밭이 보인다
그 오른편으로는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있는데, 이 역시 도시 복원 과정에서 르 코르뷔지에의 아파트를 본따 만들어진 건물이라 한다
성에 들어서면서 잠시 스쳐지나가며 봤던 히로시마의 동쪽
법원과 관공서가 모여 있다
현립 종합체육관
중간층에서 딱히 시간을 들이지 않고 곧장 꼭대기로 올랐다. 일본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나 시사 프로에 나오는 여느 일본도시의 풍경처럼, 히로시마의 풍경도 정갈하고 차분하다. 딱히 도시를 상징한다고 할 만한 랜드마크는 보이지 않았지만, 전망대를 시계 방향으로 돌며 동서남북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오전에 들렀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의 모습은 빌딩들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서쪽 편에는 어정쩡하게 현대적인 느낌을 풍기는 회갈색의 아파트 건물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 히로시마의 복원을 주도했던 두 건축가 가운데 한 명―츠마키 요리나카(妻木頼黄)―이 폐허가 된 모토마치(基町)를 주거공간으로 되살렸다고 한다. 르 코르뷔지에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번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물 중 하나가 도쿄에 위치해 있고, 일본의 대표적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安藤忠雄) 역시 르 코르뷔지에를 뮤즈로 삼고 있는 걸 보면, 현대 일본 건축에 르 코르뷔지에가 미친 영향이 큰 것 같다.
이 뒤에 에타지마를 가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여유있게 둘러보지는 못했다
게다가 이전에 히메지 성과 오사카 성을 본 적이 있는 지라, 히로시마 성보다는 에타지마 섬에 더 방점을 두기로 했다
에타지마 섬을 가려면 우선 여객터미널로 가야 했기에,
여객터미널까지 바래다주는 전차를 타러 죠호쿠(城北) 역으로 향했다
사실 현청앞(県庁前) 역이 더 가까웠는데,
해자를 끼고 먼 거리에서 히로시마 성을 보고파서 좀 돌아가더라도 죠호쿠 역으로 갔다
히로시마 성을 나와 가까운 역을 찾아 죠호쿠 역으로 향했다. 히로시마 성에서 현청앞 역과 죠호쿠 역이 거리가 거의 비슷했는데, 결과적으로 죠호쿠 역으로 간 것이 그리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다. 지도상으로 봤을 때에는 전차가 한 노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현청앞 역에서 갈아타야 했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서, 기모노를 차려 입은 어느 할머니에게 길을 물어 현청앞 역까지 갔다.
히로시마 성
'여행 > 2017 일본 히로시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2 / 현대미술관과 다바(現代美術館と駄馬) (0) 2017.09.10 DAY 2 / 우지나(宇品)에서 빈손으로 돌아오다 (0) 2017.09.06 DAY 2 / 원폭돔을 지나(原爆ドーム) (0) 2017.08.29 DAY 2 / 평화기념공원(平和記念公園) (0) 2017.08.23 DAY 2 / 분주한 아침(히로덴 행진(広電並び)) (0) 2017.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