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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 원폭돔을 지나(原爆ドーム)여행/2017 일본 히로시마 2017. 8. 29. 00:05
평화기념관을 빠져나오는 길
모토야스바시(元安橋) 위에서
공원에 들어올 때 걸었던 아이오이바시(相生橋)
여행을 와서까지 시간에 쫓기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지만 평화기념관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평화기념관을 나선 시각에 이미 점심시간이 다 되었는데, 우선은 원폭돔을 거쳐 히로시마 성까지 걸어가보기로 했다. 중간에 괜찮아 보이는 음식점이 보이면 들어가서 점심을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모토야스바시 동편으로는 좀 뜬금없게도 근사한 파스타집이 유럽 분위기를 뿜고 있다
아마도 히로시마를 찾는 서양인들을 타겟으로 삼는 모양이다
내 숙소가 위치한 혼카와(本川) 방면으로~
다리를 건너고 나서야 모토야스바시(元安橋)라는 명칭이 눈에 들어왔다
이 일대는 어딜 가도 평화에 관련된 지명들이다
평화공원의 잔디밭을 다시 한 번 가로질렀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이아오바시보다는 비교적 아담한 크기이지만 모토야스바시라는 교각을 건넜다. 그러나 오른편으로 큼직한 차양을 드리운 지중해식 느낌의 노천 음식점이 눈에 들어온다. 메뉴도 파스타였는데, 일본까지 와서 맛보고 싶은 음식은 아니었고, 날도 더우니 생과일주스라도 마실까 생각했지만 곧 점심을 먹을 생각에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다리는 살짝 아치형을 그리고 있는데,
사진을 기준으로 왼편이 평화기념관 방면, 오른쪽이 어린이 상과 평화의 시계탑 방면이다
미야지마행 선착장이 있는 걸 보니, 미야지마 일대를 포함한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훑는 페리 코스가 있나보다
쾌속선이라 하더라도 해도 히로시마 시내에서 미야지마까지는 거리가 꽤 되기 때문에 시간이 제법 걸릴 것 같다
이 위령비는 제2차 세계대전에 징발된 학생들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탑이다
탑 위에 사뿐이 걸터앉은 비둘기 한 쌍
원폭돔으로 향하는 강변로를 약간 빗겨나니 독특한 형상의 위령비가 눈에 들어온다. (탑 아래 종이학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만으로도 위령비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꼭 불탑의 꼭대기만 똑 떼어놓은 것 같은 조금은 불완전한 모양의 위령비. 그 위에 비둘기 한 쌍이 보인다. 약간 조잡한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일본다운 아기자기함이 전달된다.
지금은 폐허로 남은 철원 지역의 노동당사가 떠올랐다
정말 폐허다;;
평화기념관에 가면 원폭 투하 직후 완파된 히로시마의 황량한 지평선을 볼 수 있다
비교적 순탄하게 도시를 복원하기는 했지만, 갈기갈기 찢어진 원폭돔은 지워지지 않는 상흔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다시 한 번 혼카와 방면을 바라보는데, 페리가 진입한다
공원에 맨처음 도착해서 봤던 평화의 시계탑이 이제는 강 맞은편에서 보인다
줌인!!'ㅁ'
마침내 코앞에 마주한 원폭돔. 사진에 보이는 그대로다. 그야말로 폐허다. 사실 시내 한복판에 이런 건물을 남겨둘지 여부―우리나라에서 광화문 바로 앞에 있었던 조선총독부 철거 문제처럼―를 결정하는 일에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이런 흉물스러운 건물―비록 그럴듯하게 철골 돔을 맨 위에 얹어놓았지만..―을 히로시마의 얼굴로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였을 것이다.
처음에는 쓸모없는 공간을 관광지로 조성해서 시(市)의 수입원을 창출한다는 게 참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좀 더 현지 시민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공원을 조성하기로 한 결정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았겠다는 생각에 미친다.
원폭돔 모퉁이를 돌아나오며
히로시마역과 요코가와(横川)를 잇는 진초록 #7
비교적 최근 만들어진 노선이라 전차도 새 느낌이 난다~
간단히 기념품을 사고 소고(そうご) 백화점을 지나는 길
소고 백화점을 지나 다시 한 번 모퉁이를 돌고~
원폭돔을 오른편으로 돌면 기념품샵이 나온다. 여기서 단풍(もみじ)과자와 사케 잔을 샀다. (그리고 나중에 공항에서 사케까지 구입했다=_=) 원폭돔에서 히로시마 성으로 가는 큰 길은 죄다 큰 쇼핑몰들이어서, 내가 찾는 평범한 음식점들이 나올 것 같지 않았다. 히로시마 성이 눈앞에 보일 즈음 마지막일 것 같은 쇼핑몰 안으로 그냥 들어갔다.
이런 곳일 수록 정작 일본음식점은 많지 않은 법인지라, 크게 고민할 것도 없었다. 나는 스시와 돈부리 둘 가운데 돈부리를 택했다. 한국의 돈부리와 큰 차이는 못 느꼈는데 대신 맥주(기린 무알콜 맥주)가 마음에 들었다. 맥주는 마시고 싶고 알콜 기운이 올라오는 건 싫을 때 마시면 딱이겠다 싶었다. 이런 맥주면 아예 쟁여두고 매일 마셔도 좋겠다 생각했을 만큼...;; 모처럼 포만감을 느끼며 히로시마 성으로 향했다.
여기는 히로시마 현청(県庁)
'Pacela'라는 쇼핑몰 발견!
길에서 식당을 발견하지 못해서 그냥 쇼핑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주문한 에비가츠동+무알콜 기린맥주!!'ㅁ'a
돈부리보다도 맥주가 더 맛있었다ㅋㅋㅋ
가득 사오고 싶었지만 캐리어가 없는고로 아쉽지만 패쓰~
우리나라에도 수입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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