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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 서부 타이베이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10. 12:370810 숙소 출발0900 용산사 구경1000 담수이강 시민공원1020 시먼딩1050 총통부~2.28 기념공원1200 융캉지에1410 화샨 19141450 성품서점1700 쏭샨 문화창작지구1800 시청~국부기념관1900 타이베이 1011. 여행의 마지막날. 3박 4일 여행(사실상 여행가능했던 시간은 2.5일이었던)을 5박 6일짜리 여행처럼 다니려니 발이 고생이다. 그렇지만 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아침부터 바삐 움직였다. 오늘은 타이베이 시내를 서에서 동으로 가로지르는 도보여행이다. 어제와 달리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많이 걸을 것이라 예상했었고, 실제 이 날 저녁 휴대폰의 만보기를 체크해보니 3만 5천보를 넘게 걸었다고 나오더라.
<용산사에서, 평일 오전인데도 신도들이 많이 찾아 왔다>
2. 아침은 서부 타이베이를 둘러볼 계획이었고 그 출발점은 용산사였다. 숙소가 있는 중정기념당에서부터 용산사까지 쭉 걸어가보기로 했다. 그 동안은 숙소 바로 앞에 있는 메트로역을 이용하느라 잘 몰랐는데 일대에 관공서들이 정말 많이 몰려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세종시에 있을 법한 각종 기관들이 모퉁이를 돌 때마다 끊임없이 늘어서 있었다. 아침 햇살이 아름다운 이 일대 거리를 찍고 있으려니까 경찰이 다가와서는 촬영하지 말아 달란다. 알겠다며 총총걸음으로 길을 재촉했다.<용산사에서,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서 종교공간으로 쓰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더라>
3. 도보여행의 장점은 여행지를 온전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용산사에 이르는 길까지 대단한 뷰포인트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현지의 느낌이 드는 골목이 이곳저곳에서 쩍쩍 입을 벌리고 있어서 대만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용산사에 거의 다 다다를 즈음 바오피랴오 거리에 빨간 벽돌 건물이 설익은 아침햇살을 받아 다홍빛을 발하고 있었다.<용산사에서, 향은 세 개씩 무료로 주고 있었지만 초는 따로 구매를 해야 한다>
4. 아침 첫 목적지를 용산사로 선택한 것은 잘한 선택이었다. 현지시각으로 수요일 아침이었는데 법회(?)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검은 옷으로 갖춰입은 신도들이 운율에 맞춰 법전을 읊는데 신기한 경험이었다. 특유의 휘어지는 듯한 멜로디와 낭랑한 발음이 합쳐져서 몇 백 전의 중국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관광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향을 피우며 소원을 빌었다. 나도 향을 세 개 받았는데, 하나는 입장하면서 꽂고, 나머지 두 개는 본당 앞에 꽂았다. 두 개의 향에 하나씩 소원을 빌며.<용산사에서 나오는 길에, 타이베이의 색깔>
<담수이 강변에서, 타이베이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폭주족(?), 그나저나 담수이강이 안 나타나네>
<담수이 강에서, 다리 위로 꾸역꾸역 올라간 뒤에야 시야에 들어왔던...자전거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는 사람들로 가득한 그런 시민공원이 아니었다>
5. 용산사에서 동북 방면으로 멀지 않은 곳에 시먼딩이 있다. 거리가 바둑판 모양이기 때문에 먼저 북쪽으로 가다 동쪽으로 방향을 틀을 생각이었는데, 걷다보니 담수이 강에 도착해 있었다. 한강시민공원 같은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정말 휑했다. 하긴 타이베이는 강을 왼쪽으로 끼고 있는 도시일 뿐, 강이 도시를 관통하지는 않으니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한강에 부여하는 의미와 차이가 있을지도.<시먼딩(西門町)에서, ???>
<시먼역에서,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는 시먼홍러우(西門紅樓), 빨간 벽돌로 된 건물이 참 많다>
6. 시먼딩은 낡은 명동 같은 곳이었다. 이런 쇼핑가는 어느 나라를 가든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시먼딩은 스쳐지나가는 경유지 정도로만 둘러보고 85도씨에 들어가 잠시 더위를 식혔다. 오전 10시를 넘긴 시각임에도 문을 연 가게들이 많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일찍 길을 나선 한국 관광객들도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여는 85도씨에 몰려든 것 같았다.<총통부 가는 길에, 인도에 산양이 새겨져 있다, 동양에서 말하는 '양'은 일반적으로 털이 복슬복슬한 양이 아닌 이런 산양이라고>
<총통부 가는 길에, 이 일대를 걷는 중에 계속 시야에 들어왔던 건물인데 뭔가 타이베이 101 타워의 프로토타입 같다고 생각했다, 신콩보험사에서 쓰는 건물이란다>
<총통부 앞에서, 대만 국기가 잘 나오게 하려고 여러 번 찍었다>
7. 2.28 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에 총통부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나라로 치면 청와대 같은 곳인데, 붉은 벽돌로 지은 서양식 건물이었다. 일제 치하에서 대만총독부로 쓰였던 건물인데, 논란 속에 철거에 처해진 광화문의 조선총독부 건물과 달리, 현재까지도 행정부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초등학생 일행이 학교에서 견학을 온 모양이었다. 교실에서 입는 교복차림이 아닌 체육복차림이다. 잠시 실용적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어린 학생들의 왼쪽 가슴팍마다 대만의 상징인 매화모양이 새겨져 있었다.<228 공원에서, 여유있는 시민들>
<228 공원에서,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던 백로 양반>
<228 공원에서, 조경이 시원시원하다, 인접해 있는 총통부>
8. 대만은 공원을 개인정원처럼 잘 꾸며 놓는다. 2.28 기념공원은 뼈아픈 역사적 경험을 간직하고 있는 곳(1947년 2월 28일 정부의 폭정에 맞서 본성인 주도로 이뤄민 민중항쟁, 전국적으로 일어난 항쟁으로 인해 3만여 명의 시민이 희생되었으며 피해자는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이지만, 공원이 품고 있는 조경 자체는 밝은 이야기보따리를 늘어놓고 있었다. 연못에는 잉어며 거북이며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었고, 사람들도 그늘에 앉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여행 > 2016 대만 臺北'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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