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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 동부 타이베이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11. 14:31
<화샨 1914를 나서는 길에, 특이한 조형물>
<쫑샤오신셩(忠孝新生)역으로 향하는 중에, 워낙 오토바이가 많으니까 아예 이륜차 대기선이 따로 있다, 그 뒤쪽에는 자전거도로>
15. 다행히도 다음 행선지는 성품서점. 대만에 와서 꼭 들르고 싶은 곳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이 성품서점과 쏭샨 문화창작단지였다. 지난 미국 포틀랜드 여행에서 Powell’s Book이라는 서점을 다녀온 이후로, 방문한 나라의 서점의 들르는 것은 여행중 내게 부여한 하나의 미션이 되었다. 화샨 1914에서 성품서점까지는 메트로로 두 정거장 거리인데 어차피 잔액도 남아 있겠다 이 구간은 메트로를 이용하기로 했다.
<성품서점 가는 길에, 신선한 모티브의 작품, 왼편으로 노란색의 새가 보이고 안에 벤치까지 마련돼 있다, 그러나 저 땡볕에 앉을 사람은 없겠지>
16. 역에서 내리자마자 아이스크림을 해치운 후, 서점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짬짬이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챙기는 게 대만여행에서의 지혜라는 것을 이미 첫날 깨달은 상태였다. 각설하고 성품서점은 우리나라의 교보문고와 같은 곳인데, 최대한 대만의 느낌이 나는 책을 하나 사고 싶어서 마침 할인중인 <대만지도역사>와 실제 중국/대만 지도를 하나 샀다. 내가 산 책은 물론(!) 읽을 수는 없었지만, 대만의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지도들이 잘 정리돼 있었고, 청소년 대상으로 만들어진 책인지 활자도 그리 많지 않았다.17. 서점의 구성을 보면 그 나라 사람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데, 신기하게도 인문, 과학, 사회, 예술 등의 분야가 거의 비슷한 크기의 공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사회분야 코너에서 대만정치가 꽤 비중 있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아마 이들도 본인들의 국가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큰 것일까. 외국어 학습지 코너는 있었지만 수험서나 자기계발서 코너는 따로 보이지 않았다. 미국을 갔을 때도 그렇고 대만에서도 그렇고, 건축과 음식(특히 구르메에 초점을 맞춘)에 대한 서적이 많이 비치돼 있다고 생각했다.<시청부에 가까워지는 중, '아이스몬스터'라고 유명한 망고빙수 가게를 지나왔는데 어찌나 줄이 길던지, 망고빙수를 아직까지 못 먹어본...>
<국부기념관역 도착, 드디어!!!!!>
<국부기념관역에서 만둣집 가는 길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들여다보기>
18. 왜 쏭샨 문화창작지구가 성품서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중산돈화역 일대의 지도를 아무리 들여다 봐도 쏭샨 문화창작지구가 보이지 않아서 재차 확인해보니 메트로로 한 정거장 떨어진 국부기념관역에 있는 것이었다. 메트로를 이용하기도 애매해서 걸어서 이동했다. 너무 걸어다닌 탓인지 저녁시간이 되기도 전에 출출해서 국부기념관역 근처의 한 가게에서 만두(아주머니는 ‘땀빵’이라고 불렀는데 메뉴판을 보고 주문한 게 아니라, 한창 찌고 있던 만두를 손가락으로 가리켜 주문한 거라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다)를 먹었다. 가게는 창문이랄 것도 없이 야외로 뻥 뚫려 있었는데, 밖에서 안으로 습한 바람이 거침 없이 들이닥쳤다. 아주머니의 말과 행동에서 친절함이 느껴졌다.<쏭샨 문화창작지구 가는 길에, 외관이 아기자기했던 가게..주차 똑바로 합시다>
<쏭샨 문화창작지구 도착, 여기서부터는 막 돌아다니느라 대부분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뿐ㅠ좀 더 일찍 올 걸...>
<쏭샨 문화창작지구에서, 건물 한 가운데 빈 공간에 공원을 잘 조성해 놓았다>
<쏭샨 문화창작지구에서, 창작공간 뒷편으로 보이는 시청 일대의 고층 빌딩..화면에는 들어오지 않지만 오른편으로 거대한 타이베이 돔이 세워지고 있다>
<쏭샨 문화창작지구에서, 중국 현대미술작가 '장 샤오강'의 회화를 조각으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여기도 급하게 다니느라 제목도 확인 안함ㅠ>
<쏭샨 문화창작지구에서, 다시 시야에 들어온 타이베이 101 타워>
<쏭샨 문화창작지구에서, 6시 정각이 되니 전시장, 카페, 기념품샵 등 부대시설은 문을 닫았지만 작가들의 창작공간에서는 여전히 작업이 한창이었다>
19. 어쩐지 국부기념관보다 쏭샨 문화창작지구를 가고 싶더라니 잘한 선택이었다. 도착해보니 대부분의 전시장이나 가게들이 6시면 문을 닫아서, 이미 구경할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상태였다. 화샨 1914보다 규모도 훨씬 컸고 다양한 전시가 진행중이었다. 화샨 1914 문화창작지구와 마찬가지로 예전에는 담배공장으로 쓰이던 곳인데 지금은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고, ㅁ자 형태의 건물 한 가운데 빈 공간은 보기좋게 정원으로 꾸며놓았다. 쏭샨 문화창작지구 옆으로는 타이베이 돔이 한창 건설중이었는데, 몇 년 뒤 타이베이를 다시 온다면 도시의 풍경이 꽤나 변해 있을 것 같았다. 아쉽지만 국부기념관역 일대에 위치한 관광지는 해가 저물어버리면서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 국부기념관도 시청건물도 외관을 잠깐 둘러보는 정도로 만족하고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타이베이 101로 향했다. 만에 하나 다음에 타이베이로 여행을 온다면 신이 지구에 숙소를 잡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시청 앞에서, 날씨가 꾸물꾸물>
<시청 앞에서, 연두색 잎사귀가 나트륨등의 빛을 받으니 새로운 색을 띈다>
20. 저녁은 딱히 고민할 것 없이 타이베이 101 지하에 있는 푸드코트에서 먹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온갖 종류의 음식이 한곳에 모여 있을 터.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지하로 내려가니 부산의 센텀시티를 떠올리게 하는 으리으리한 푸드코트가 있었다. 타이베이에 온 이후로 먹은 면 요리는 융캉지에에서 먹었던 것을 제외하곤 전부 우육면이었는데, 이번에는 초면을 시켜 먹어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 그리 맛있지도 않았다.21. 한국인이 많은 관광지 일본인이 많은 관광지가 따로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따지자면 타이베이 101 전망대에는 유달리 한국인들이 많았던 것 같다. 왜 하필 전망대까지 올라와서 망고빙수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입장권을 끊을 때 망고빙수 쿠폰을 함께 준 게 떠올라서 망고빙수를 주문했는데, 일반 테이크아웃 잔 크기의 용기에 담긴 망고빙수 가격이 우리 돈으로 환산했을 때 만 원(쿠폰 적용) 가까이 하더라. 애당초 쿠폰이라는 것 자체가 할인이 아닌 마케팅 수단이었던 것을...대만에 와서 못 먹어본 망고빙수에 대한 미련이 컸다ㅠ<전망대에서, 흔한 사진이긴 하지만 열심히 찍은 게 아까워서 투척>
<전망대에서, 동서남북 어디를 찍고 있는지도 모르고 최대한 흔들림 없이 찍는 데 몰입중이었던...>
22. 모든 전망대가 그렇겠지만, 남산타워 위에서 바라보는 서울 전경에 정작 남산타워가 빠져 있는 것처럼 타이페이 101 위에서 본 타이베이의 풍경은 그리 큰 감흥을 주지 않았다. 흔들리지 않게 집중해서 야경사진을 몇 장 찍고 전망대를 둘러보는 것을 마무리했다. 한 가지 든 생각은 이 빌딩이 타이베이라는 도시에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불어넣고 있다는 것, 그리고 서울에도 이런 건축물이 하나쯤 있어도 괜찮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서울에는 더 이상 남아 있는 땅도 없지만. 타이베이 101은 밖에서 볼 때 참 멋있었다. 건물 하나에 풍부하게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 전통 문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보며, 대만 사람들이 자신들의 전통을 잘 가꾸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에 용산사의 법회를 보면서도 들었던 생각이다. 그에 비해 애당초 에펠탑을 본떠 만들려다 현재의 모습으로 수정되어 올라가고 있는 제2롯데월드 빌딩은 건축에 대한 아무런 철학적 고민도 없이 문자 그대로 ‘쌓아올림'에 충실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건축인지...우리는 너무 상상력이 빈곤한 건물만 짓고 있는 것이 아닐까.<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 산호로 지구본 만드느라 명칭에는 신경을 쓰다 만듯..'동해' 자리에 '일본해'라고 명기돼 있다>
23.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산호로 된 공예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반드시 지나치게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가격이 가격인지라 보기만 하고 지나치는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관광수익을 내려는 시도는 괜찮아 보였다. 이제는 정말 여행을 마무리할 때. 내려왔을 때 시각은 저녁 9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파김치가 되어 메트로에 몸을 싣고 숙소로 되돌아왔다.'여행 > 2016 대만 臺北'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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