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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의 일기: 비 오는 도시Vᵉ arrondissement de Paris/Janvier 2022. 1. 19. 21:51
# 예견된 일이기는 했지만 오늘 아침 와이파이 라우터를 연결하려던 작업은 오전 열 시에 시작해서 오후 세 시가 넘어서 끝났다. 아주 간단한 인터넷 연결 문제로 반나절 가까이 흘렀다.
이곳 겨울은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아서 오늘은 어제보다도 날이 더 흐리다. 흐린 날씨가 내 기분 상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오늘처럼 수업이 없는 날은 마레 지구로 나가 전시도 보고 사진도 찍을까 생각해 보았지만, 날씨가 흐려서 나가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 지난 한 주 동안 온갖 행정업무로 인해 메일만 수십 통을 쓰고 이쪽저쪽 사무실을 오갔더니 몸살 기운이 찾아온 것 같기도 하다.
# 간신히 인터넷 처리를 마치고 카페 델마에 머무르며 컴퓨터로 일도 보고 책도 읽었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몸에 기운이 쫙 빠지는 기분이다. 기운을 차려야 할 것 같아 커피를 한 잔 더 주문했다. 나는 방역패스를 제시하고서 따듯한 실내에 앉는 편을 택했는데, 이곳 사람들은 바깥 테라스를 좋아한다. 아직 꽤 추운 날씨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야외에서 와인을 마시며 즐겁게 수다를 떤다. 가끔 보면 누가 한동안 말 못하게 한 것 같기도 하다. 남녀노소 불문 말하는 걸 좋아하는데 서로에게 인사를 열심히 하는 건 좋은 것 같다.
더 늘어지기 전에 오데옹 방면으로 나가 몇 가지 생필품을 샀다. 필기에 쓸 작은 노트도 하나 샀다. 아직 관광지를 가본 적도 없는데 매번 지출이 크게 느껴진다. 어제는 저녁으로 일식(日食)을 먹고 오늘은 중식(中食)을 먹는다. 인건비가 끼기 시작하면 상품의 가격이 크게 오른다. 이전에 한식(韓食)도 먹었었는데, 셋 가운데 가장 비싼 것은 단연 한식이었다. 직접 요리하는 일을 늘려야 할 테지만 공용식당은 늘 이런저런 모임으로 만원(滿員)이다. 팬데믹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선은 식사를 테이크아웃한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 프랑스에 사는 사람들의 프랑스어를 알아 듣기가 어려워서 프랑스어 수업도 하나 신청하려고 한다. 프랑스어를 하나도 모른 상태에서 온 게 아닌데도 이곳 사람들의 말을 알아듣기가 어렵다. 비음도 굉장하고 뭉개는 발음도 많다. 코가 두 개 달린 사람들처럼 비음이 굉장히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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