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7일의 일기: 파리 신드롬

 

                    # 간밤에 부슬비가 와서 도로가 축축하게 젖어 있다. 오늘은 월요일이다. 해야 할 일은 산적해 있지만 무얼 해야 할지는 아무것도 모르겠는 날이, 그 날이 드디어 왔다. 아침나절 내내 학업 준비와 관련된 행정처리에 매달려 있었다. 예의 한국인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일을 보았는데, 한쪽에서는 독일어로 열심히 떠들고 다른 한쪽에서는 프랑스어로 열심히 떠든다. 이들의 대화가 갈수록 열성적이든 어떻든 간에 해야 할 일에 집중했다.

 

                    이곳에 와서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있는데도 오늘은 유달리 피곤하다. 기숙사에 돌아와 잠시 한숨을 돌리고 수업이 열리는 주된 장소인 14구로 향했다. 행정을 담당하는 직원들마다 답변 내용이 다르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기도 해서, 어렵사리 교수와의 면담을 잡았다. 아직까지도 불확실한 것들이 많아서 면담에서 확인해둬야 할 것이 아주 많다. 

 

                    # 여기는 2022년이 맞나 싶다. 행정실-LB 교수-AM 교수-또 다른 행정실 순으로 면담을 가졌다. 얼추 어떻게 한 학기 수업을 짜야할지는 윤곽이 잡히지만 이렇게 복잡해서야 매번 뭘 할 수 있을까 싶다. 도움을 주려고 무척 노력을 하지만 그 때마다 거쳐야 하는 과정이 매우 길고 복잡하다. 

 

                    두 번째로 AM 교수와 면담을 하면서, 최대한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합의를 했다. 그리고 이수한 수업이 유효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 받기 위해 또 다른 행정실에 들렀다. 출입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쪽은 경제학부 소속이고 저쪽은 다른 학교 건물이라고 한다.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