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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vorite Song : Chan Chan, Buena Vista Social Club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동명(同名)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서였다. 영화는 미국의 레코딩 프로듀서인 '쿠더'라는 인물이, 1950년대부터 진행된 쿠바혁명이전까지 1930~40년대 쿠바음악의 번성에 중심에 있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재발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은 그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위치해 있던 사교클럽, 그리고 그러한 사교클럽에서 즐겨졌던 쿠바 고유의 재즈음악을 일컫는다. 그러나 쿠바혁명이라는 사회의 격변기에 이들의 음악은 설 자리를 잃었고, 진흙 속의 진주처럼 묻혀 있던 그들의 음악적 가치를 '쿠더'라는 인물이 재발굴할 즈음 클럽의 멤버들은 이미 나이 지긋한 노인이 되어 있었다.
참 신기한 것이, 이들의 음악은 이들의 몸 자체가 하나의 악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호소력이 짙다는 것이다. 세월은 흘렀지만 이들 멤버가 빚어내는 멜로디의 조화는 더욱 원숙해지고 깊어졌다. 듣다 보면 쿠바섬에 정착한 선조들이 겪었던 애환이 느껴질 만큼 애절하고 슬픈, 그러나 동시에 이를 달래기 위한 리듬감이 묻어난다. 매력적이다.
재결성될 당시에도 이미 60세를 넘긴 고령의 멤버가 많았던 터라, 보컬 이브라힘 페레르, 피아니스트 루벤 곤살레스, 기타리스트 콤파이 세군도 등의 원년멤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유일한 여성 보컬이었던 오마라 포르투온도만를 주축으로 멤버를 재구성하여 '오르케스타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왔지만 이마저도 올해 4월 런던 공연을 끝으로 해체되었다.
영화를 보면 카네기 홀에서 흥에 겨워 공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작년 8월 미국-쿠바간 국교가 정상화된 이후로 이들 오르케스타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은 백악관에 초청되어 오바마 대통령 앞에서 공연을 펼쳐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그룹이고, 지금도 그들의 음악은 널리 들린다.
영화는 영화대로 볼 만하다. 파도가 둑방을 무너뜨릴 듯 덮치는 해로변. 유유자적 걸어다니는 간편한 차림새의 사람들. 그들의 구릿빛 피부. 필립 로스의 소설 <죽어가는 짐승>에서 '콘수엘라'가 말하듯 아바나의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잊혀지지 않게 하는 이색적인 느낌이 있다.
참고로 포스팅의 제목으로 단 <환영받는 사교클럽>이라 함은 "Buena Vista Social Club>을 뜻한다. 앞서 말한 쿠바 사교계에서 환영받던 재즈그룹이란 의미다. 과연 그들은 환영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