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질문과 관찰을 통해 바르부르크가 발견한 것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원시적 인간의 동일성, 아니 원시적 인간의 불멸성"이었다. 바르부르크에게 이것은 고대와 르네상스는 물론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 문화 전체를 관통해 흐르는 "기관 Organ"이었다. —p.15
이들은 자연 현상과 동식물에 영혼이 있다고 믿고 이를 종교적으로 숭배하며, 제의적인 가면 춤을 통해 그 영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렇듯 환상적인 주술과 엄밀한 목적을 지닌 행위가 공존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분열의 징후로 보일 수도 있으 나, 인디언들에게는 분열이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경계 없이 관계 맺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해방적이고 자명한 체험입니다. —p.92
네 발로 기지 않고 직립하는 인간, 위를 향하려면 중력을 극복하기 위한 보조 장치를 필요로 하는 인간은, 동물에 비해 타고난 바가 모자라다는 열등함을 만회하기 위해 계단이라는 도구를 고안해냈습니다. ...하늘을 관찰한다는 것은 인류에게 은총이자 재앙입니다. —p.108
논리적 문명, 그리고 환상적 방식으로 체현되는 주술적 인과의 공존, 이것이 푸에블로 인디언이 처한 혼합과 과도기의 상태입니다. 원시적인 인간, 즉 손으로 붙잡는 인간Greifmenschen 에게는 계속 이어질 미래를 위한 활동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데, 이들은 더 이상 그런 존재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기체적 또는 기계적인 법칙에 따라 등장할 미래의 결과를 기다리는, 기술적으로 안정된 유럽인이 된 것도 아직 아닙니다. 이들은 주술과 로고스의 중간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들에게 익숙한 도구는 상징입니다. 손을 뻗어 붙잡는 인간과 머무르며 정신으로 붙잡는 인간 Begriffsmenschen 사이에 상징적으로 결합하는 인간이 있는 것입니다. —p.109
인디언이 모방적인 가면을 쓰고서, 이를테면 어떤 동물의 외양과 움직임을 흉내 내는 것은 그저 재미를 위해 동물 속으로 숨어들어 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개체성을 변신시킴으로써, 확장되지 않고 변화되지 않은 인간적 개체성으로는 도무지 얻어낼 수 없으리라 여겨지는 무언가를 자연으로부터 강탈하려는 것입니다. —p.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