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irât bridge connects paradise and hell. Whoever ventures across must know its path is narrower than a strand of hair and sharper than a s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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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주토피아2>를 참 재밌게 봤고, 이번 <시라트> 역시 그 나름대로 재미있게 보았다. <주토피아2>야 누가 보아도 쾌활한 캐릭터에 흥미진진한 구성으로 된 애니메이션이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의 <시라트> 또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본 건 무슨 이유에서일까 잠깐 생각을 해보다가, 내가 영화의 장면장면마다 내 나름대로 내 생각이나 느낌을 투영시키고 그 의미를 환기하면서 기분전환한다는 걸 깨달았다. 가령 <시라트> 속 유랑단의 모습이 어쩐지 나의 삶, 현대인의 삶과 아주 닮아 있다고 생각하는 식이다.
거대한 자극의 홍수(일렉트로닉 비트가 강렬하게 뻗어나가는 공간)에 몸을 내맡긴 사람들(레이브 파티 참가자들)/ 생명체가 없는 삭막한 장소(모로코와 모리타니 사이 풀 한 포기 없는 사막 어딘가)에서 히피들을 규율하려는 공권력(파티 참가자들을 통제하는 군인들)/ 방향도 모른 채 맹목적으로 내달리는 경주(끝내 찾지 못한 딸을 끝내 다다르지도 못할 목적지를 향해 무모하게 찾아나서는 부자의 여정)/ 트라우마로 남아버린 관계의 급격한 전환 또는 파열(동료들을 예기치 못하게 상실하는 장면)/ 거리에서 마주하는 고단하고 지친 얼굴의 군상들(달리는 열차에 맥없이 몸을 싫은 난민들)
공간과 시간, 서사에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겪는 감정이나 생각은 결국 현대인들의 그것과 꼭 닮아 있지 않을까. 신체적으로는 다리 한쪽, 팔 한쪽이 없는 주인공들, 그들의 언행은 누구보다 거칠고 인상은 누구보다 표독하다. 그게 외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라면, 그걸 내면으로부터 뒤집어 들여다보면 결국 현대인의 정서라는 게 그런 상태가 아닐까. 그런 면에서 나는 의미 있는 지점을 곱씹으면서 이 영화를 재밌게 관람했다.
작렬하는 사막 위 선로를 맹렬히 질주하는 열차, 아스팔트 도로를 음속과 같은 속도로 횡단하는 캐러밴. 그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지점이자 심상은 아무런 목적도 없이 내면의 모터를 극한으로 작동시키는 현대인의 광기(狂氣), 그것이 아닐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