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과 고기/드라마/양종현/형준(박근형), 우식(장용), 화진(예수정)/106 청춘 - 장우식
목청껏 웃고 싶어서
목놓아 울어본다
살기도 구찮고 죽기도 구찮다
창공을 잊은 채 주저앉아 그저 펄럭이는 날개짓
가슴속에 할 말이 너무 많아 배고픔도 잊어버린다
호떡 하나 주세요
그 한마디 건네기 겸연쩍어 여적 춥다
시린 가슴 덥혀지게 불이나 질러볼까
눈떠 보니 아침 햇살은 공평하다
종로시니어클럽 "끝에서 보는 인생이 진짜 인생"이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 영화. 사회에서 소외되고 고립된 세 명의 노인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지만, 막상 이 영화는 이 세상의 청춘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우식이 지은 「청춘」이라는 시는 젊은 시절 이악물고 맞서온 세상에 대한 갑갑함과 먹먹함을 담고 있고, 영화가 진행되는 시종일관 죽음에 초연한, 하지만 비관적이지 않은 우식의 모습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노인들뿐만 아니라 청춘들도 지금의 어려움에 괘념치 말라 응원하는 듯하다.
세상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프리즘이 편협해지고, 그 프리즘마저 파편화되면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태를 느낄 때도 있지만, 그게 정말 세상이 바뀌어서인지, 아니면 단지 어릴 적 보지 못했던 것들을 식별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헷갈릴 때도 있지만, 결론은 시작과 끝이 있는 인생에서 그 점과 점 사이, 차라리 점으로 보이는 선 하나를 긋고자 하루하루를 벼텨내는 우리 각자는, 서로의 내막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존중받을 자격이 있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 그것을 이 영화 속에서 발견한다. [끝]
연합뉴스 '일상 >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통의 수도(Capitale de la douleur) (0) 2026.01.04 다만 남겨진 연인들 (0) 2025.12.28 바다 위의 작은 배 (0) 2025.11.09 그저 사고였을 뿐 (0) 2025.10.10 자비로운 칼날(Miséricorde) (0) 2025.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