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Y 2 / 코넛 플레이스(Connaught Place)여행/2017 북인도 2017. 2. 12. 02:01
코넛 플레이스는 대략적으로 올드 델리와 뉴 델리를 경계짓는 구분점이다
올드 델리와 뉴 델리를 구분할 것 없이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된 건물이 많은 것 같다
사실상 제대로 된 여행은 오후가 되어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들른 곳이 코넛 플레이스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아그라센 키 바올리였다. 향하는 길에는 사람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는데, 막상 도착하니 관광객들로 붐볐다.
아그라센 키 바올리 가는 길에 발견한 감각적인 그래피티. 분필로 그래피티를 한 건 처음 본다
오토릭샤들이 줄지어 주차하고 있다면 그 근처에 관광지나 역이 있다는 의미다
망원렌즈를 괜히 장만했나 아쉬움이 들기 시작하던 시점
망원렌즈로 잡고 싶은 화각이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휴대폰으로 찍었는데 망원렌즈와 휴대폰 모두 만족시키지 못하는 화각의 사각지대가 있었으니..;;
(휴대폰 사진) 위치가 좀 애매하기는 하지만 코넛 플레이스에 들렀다면 한 번 둘러볼 만한 곳이다
물론 인도에는 이보다 아름다운 바올리(우물)들이 많이 있지만 이곳에도 많은 방문객들이 찾는다
항상 망원렌즈가 없는 것이 아쉬웠는데, 막상 망원렌즈를 쓰다보니 구도가 너무 답답하다. 아직 적응이 안 된 탓도 있겠지만, 조리개를 조절하는 일도 어색하고, 무엇보다 뉴델리처럼 건물이 많은 시내에서 망원렌즈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것 같다.
잔타르 만타르(Jantar Mantar)로 가는 길에 발견한 인도스러운 벽화
인도의 3대 신(브라흐만, 비슈누, 시바)을 외우긴 했는데 구분까진 못하겠다
기관명에 British라는 말이 들어갔으니 영국과 관련된 기관인 것 같다
200여 년간 영국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영국의 잔재가 가끔씩 보이는데 승강기를 표현하는 영어로 "Elevator"가 아니라 "Lift"가 쓰인다
그런가 하면 길에서는 이런 장면도 보았다
회사원의 구두를 닦는 모습인데, 회사원의 자세가 사진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고압적이었다
오늘날 카스트제도가 인도사회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 엄청 궁금해졌다
정장에 구두까지 차려 입으신 할아버지 무엇을 기다리시는지요..
이것도 길에서 만난 좀 신선한 장면이었다
어느 당원들이 시위를 하는 모습인데 '아차 인도가 민주국가였지' 하고 다시 생각했다
그런데 어째 사람들의 표정이 심드렁하다
최대한 도보여행을 하려고 했는데, 지도의 축척을 환산해서 예상했던 것보다도 관광지간의 거리가 꽤 멀었다. 일단은 마찬가지로 코넛 플레이스에서 멀지 않은 잔타르 만타르로 향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첨성대처럼 천체를 관측하던 곳인데 한창 보수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진분홍색의 건물색이 인상적이었다. 데이트 나온 연인들도 많았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들도 견학을 왔다. 아마 인도는 초등교육에서부터 남녀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모양이었다. 그 중 한 학생이 나를 보고 연신 손을 흔들었다. 내가 답례로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니, 이번에는 보란듯 옆친구에게 건네 받은 썬글라스를 써보였다. 학생의 재치에 오전의 불쾌감이 좀 누그러졌다.
애들 놀이터 같아 보여도 18세기 초반에 만들어진 천체 관측 기구다
아그라센 키 바올리에서는 따로 입장료를 받지 않았었는데, 잔타르 만타르에서부터 살인적인 입장료를 실감했다
아무리 화폐개혁 이후 인플레이션을 겪었다지만, 외국인에게는 400루피를 받고 내국인에게는 10분의 1도 안 되는 입장료만 받는다니 외국인이 봉도 아니고..
가장 최신판의 여행책자들에 소개된 입장료와도 차이가 너무 컸다
어찌 됐든 많은 시민들에게 이곳은 부담없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었다
견학을 나온듯한 학생들, 그러고 보니 가방을 헐겁게 메는 게 또래의 유행인가보다
이 때가 이미 점심시각을 넘어가고 있었다. 다시 코넛 플레이스로 돌아갈까 하다가, 구루바라 방글라 사히브라는 시크교 사원 방면으로 향했다. 이곳 역시 잔타르 만타르에서는 멀지 않게 보였던 곳으로, 실제로는 꽤 먼 거리를 걸어야 했다. 거리를 과소평가하는 바람에 미리 좌측으로 길을 꺾거나 우측으로 꺾어서 몇 번 길을 헤매기까지 했다.
사히브에 가는 길에 발견한 사이클릭샤 아저씨
호객행위가 심한 것은 대체로 오토릭샤 운전수들이다
사이클릭샤는 서너 번 탔는데, 릭샤운전이 이 사람들의 수입원이라는 걸 알면서도
더운 날씨에 땀이 흥건하도록 페달을 밟는 걸 보면 선뜻 사이클릭샤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겨울 북인도는 일교차가 상당해서 아침저녁으로 입을 바람막이 정도는 챙기는 게 좋다
한편 낮에는 무척 덥고 건조한데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노점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사원으로 들어가기도 전부터 어떤 사람이 나를 세우고는 지금은 예배시간이 아니라서 가봐야 볼 게 없다고 한다. 그러더니 릭샤를 타고 지도를 받으러 여행정보센터에 꼭 가보길 권한다. 델리는 여행객에게 지도를 구매하도록 권하라고 시민들에게 대대적인 교육이라도 하는 건가? 어떻게 도입부만 다를 뿐 결론은 완벽히 똑같은 멘트를 하루에 네 번씩이나 들을 수 있는 거지? 옆에 서 있던 릭샤 운전수는 옳다구나 내게 접근해서는 여기는 매우 위험한 곳이니 들고 있는 카메라며 휴대폰이며 잘 간수하란다. 그러면서 어서 릭샤에 올라타고 안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여행정보센터로 향하자고 한다. 그런데 왜 나는 이 말을 하는 당신이 더 위험해 보이는지?
사원에는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오늘 아침에 흥정꾼들만 아니었다면 여긴 벌써 오전에 들렀고 지금쯤 찜해둔 맛집에서 점심을 먹고 있을 터..;(
구루바라 방글라 사히브가 아름답다던데, 시간상 비루하게나마 철창너머로 건물을 찍었다ㅎㅎㅎㅎㅎㅎ참고로 시크교 사원이다
아니나 다를까 사원은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너나 할 것 없이 사원에 입장하기 위해 신발을 벗고 세족한 후에 사원에 입장하고 있었다. 나도 발을 씻고 들어갔다 나올까 하다가 점심조차 먹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바깥에서 사진을 찍는 정도로 만족했다.
'여행 > 2017 북인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2 / 칸 마켓(Khan market) (0) 2017.02.12 DAY 2 / 대통령궁(Presidential Palace) ~ 인디아게이트(India Gate) (0) 2017.02.12 DAY 2 / 파하르간즈(Paharganj) (0) 2017.02.12 DAY 1 / 뉴델리 역 그리고 아라카샨로(Arakashan Rd.) (0) 2017.02.11 DAY 1 / 델리 시내로 (2) 2017.02.11